“우리 회사 이사가 둘뿐인데, 이사회는 누구랑 하나요?”
“대표이사는 꼭 이사회에서 뽑아야 하나요?”
작은 회사들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이다.
상법은 원래 “주식회사는 이사 3명 이상, 이사회로 움직인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데,
현실의 스타트업·가족회사·법인 전환한 1인 회사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법은 작은 회사에게 살짝 혜택을 준다.
자본금 10억 원 미만이면 이사를 1명이나 2명만 둬도 된다. (상법 제383조 제1항)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이사가 3명 미만이면 이사회를 아예 열지 않는다. (상법 제383조 제6항)
이사가 3인 미만일 때에는 각 이사, 대표이사를 정한 경우에는 대표이사가 이사회의 기능을 담당한다.
즉, 2인 이사 체제에서는
각 이사가 (만일 따로 대표이사를 정했다면 그 대표이사가) 회사를 대표하고
이사회 역할까지 한다는 의미다.
대표이사를 따로 정할 경우에는 보통 '정관'에서 별도로 대표이사 선임에 관한 조항을 둔다.
실무상 주주총회 의결로 대표이사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회사의 주요 자산을 처분하거나 대규모 재산을 빌리는 등
중요한 업무를 할 때에도 한 이사가 다른 이사와 '이사회 결의' 없이 진행해도 되는걸까?
이러한 사례가 있었다.
A와 B는 소프트웨어개발 및 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자본금 100만 원인 회사로 이사는 A와 B, 2명이었다.
A는 회사의 사내이사로서 50% 비율의 주식을, B는 대표이사로서 50% 비율의 주식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B는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또 다른 회사"를 설립했다.
게다가 B는 이 또 다른 회사에 원래 회사가 갖고 있던 유무형의 자산 일체를 달랑 200만 원에 양도했고, 원래 회사를 "폐업"까지 해버렸다.
이에 대해 원심 법원은 "B가 이사회 결의 없이 회사를 폐업하고 주요 자산을 타 회사에 양도하였으므로, A에 대해 불법행위를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자본금 10억 미만 + 이사 2명인 소규모 회사에서는, 정해진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 없이도 회사의 중요 자산을 처분하고, 지점을 만들고 옮기고, 심지어 폐업도 할 수 있다.
는 것이 대법원 판결의 취지다.
곧, 정관에서 따로 제한하지 않는다면
2인 이사 회사의 대표이사는 '견제 장치 없이' 넓은 권한을 가진다는 뜻이다.
이 부분이 실무에서는 제일 무섭다.
다른 이사 입장에서 더 불리한 것은, '책임은 같이 진다'는 거다.
“난 대표 아니었어요”라고 해도,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하지 않거나 위법을 알고도 막지 않았으면 업무집행을 하지 않은 이사도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1) 정관부터 정리해 두기
“우리 회사는 이사회가 없다”, “대표이사는 주주총회 결의로 선임한다”,
“대표이사가 할 수 있는 행위 중 일부는 주주총회 승인을 받는다”는 식으로 적어두는 게 좋다.
이게 없으면 대표이사 권한이 너무 커진다.
2) 공동대표를 두는 방안 검토
돈 빼가기, 자산 팔아버리기 같은 위험을 줄이고 싶으면 공동대표+공동결재로 묶어두면 된다.
중요한 계약은 두 명 도장이 다 있어야 유효하게 만드는 식이다.
(다만 신속한 업무집행이 어려울 수 있음은 단점이다.)
3) 막혔을 때를 대비한 장치
2명이 의견이 갈릴 때를 대비해서 의사 결정 방법을 정해두거나(일명 'deadlock' 조항),
우선결정권자 혹은 제3의 조정권자(예: 감사, 특정 주주 등)를 정해두는 것도 좋다.
안 그러면 사소한 다툼이 회사 운영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4) 감독의무를 실제로 수행하라
대표이사가 이상한 일을 하고 있는데 다른 이사가 모른 척하면,
“왜 못 봤냐”는 책임을 같이 물을 수 있다.
그래서 회의록, 재무제표, 계약서 등 열람 절차를 정해놓는 게 필요하다.
소규모 회사일수록 “사람이 적으니까 간단하게 하자”가 아니라
“사람이 적으니까 절차를 더 분명하게 하자”가 맞다.
정관과 주주 간 합의로 특정인의 권한에 ‘견제 장치’를 두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대표와 다른 이사 모두를 보호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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