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침해 판단의 핵심 - 1편
상표권 분쟁 상담을 하다 보면 정말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이름이 조금 비슷한데 괜찮을까요?
법원은 단순히 "비슷해 보인다"는 느낌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상표권 침해는 보통 다음 순서로 살핀다.
- 먼저 그 표시가 정말 상표로서 사용된 것인지
- 상표가 유사하고 그 상표가 쓰인 상품·서비스도 동일하거나 유사한지
- 마지막으로 실제 거래에서 일반 수요자에게 출처의 오인·혼동 우려가 있는지
오늘은 널리 알려진 사례와 대법원이 정리한 기본 법리를 통해
상표권 침해 판단의 핵심을 쉽게 정리해본다.
루이비통 가방을 해체해 새로운 가방이나 지갑으로 리폼해 주는 사건이 있었다.
하급심은 상표권 침해를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사건의 핵심은, 그 표시가 "상표로서 사용된 것인가" 이다.
"상표로서 사용"한다는 것은
상품이나 포장, 광고에 표시하는 등
거래에서 출처를 나타내는 방식으로 쓰는 행위를 말한다.
대법원은 시장 유통을 전제로 하지 않고 개인적 용도로만 사용하는 경우라면
곧바로 상표의 사용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따라서, 상표 분쟁에서는
먼저 그 표지가 상품의 출처를 나타내는 방식으로 쓰였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작은 가게 상호가 큰 분쟁으로 번진 사건도 있다.
이른바 "루이비통닭" 사건이다.
A씨는 'LOUIS VUITTON(루이비통)'과 같은 알파벳 철자를 응용해
'LOUIS VUITON DAK(루이비통닭)'이라는 치킨가게를 열었다.
그리고 루이비통과 유사한 로고를 만들어 매장 인테리어와 치킨 상자, 봉투 등에 사용했다.
이에 루이비통은 법원에 해당 유사 명칭과 로고 사용을 금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이름이 비슷하다는 차원을 넘어
유명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드는 방식으로 표지를 사용했다는 점이 문제되었다.
소비자로 하여금 특정 명품 브랜드를 연상하게 하고
그 이미지나 명성에 기대어 영업상 이익을 얻는 구조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법원은 A씨가 해당 가게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유명 상표를 변형한 상표라 하더라도
오히려 그 방식이 소비자에게 특정 유명 브랜드를 강하게 연상시키고
그 명성이나 식별력에 기대어 이익을 얻는 구조라면 실제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안에 따라 상표권 침해 여부가 문제될 수 있고,
나아가 유명한 표지의 식별력이나 명성에 편승하는 부정경쟁행위로도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상표가 비슷한지는 단순한 느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상표의 유사 여부를 볼 때 외관, 호칭, 관념을 기준으로 하고,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상품의 출처를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지를 본다고 정리해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전체관찰과 요부라는 개념이다.
원칙적으로 상표는 전체를 놓고 본다.
하지만 결합상표처럼 여러 문자나 도형이 함께 있는 경우,
그중에서도 유독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기억되며 출처표시 기능을 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 부분을 요부라고 한다.
쉽게 말해, 상표를 통째로 보되
실제 소비자가 결국 특정 단어 하나를 기억해서 상품을 구별하게 된다면
법원은 그 핵심 부분도 함께 본다는 뜻이다.
반대로 어느 한 부분만 특별히 강한 인상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면
일부만 떼어 비교하지 않고 상표 전체를 기준으로 유사 여부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 "자생한방병원"과 "자생초"라는 각 서비스표를 비교할 때,
대법원은 "자생" 부분이 일반 수요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독립적인 출처표시 기능을 하는 요부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다른 부분이 더 붙어 있더라도, 요부인 "자생"을 기준으로 보면
호칭과 관념이 같아 유사한 서비스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즉, '자생초' 한의원의 상표는
자생한방병원 등을 운영하는 자생의료재단의 '자생'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결론이다.
상표권 침해 문제는 복잡해 보여도 결국 세 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그 표시가 상표로서 사용된 것인지 본다.
둘째, 상표가 유사하고 그 상표가 사용된 상품·서비스도 동일하거나 유사한지 본다.
셋째, 상표 전체와 필요하면 요부까지 함께 살펴, 실제 거래에서 일반 수요자가 출처를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지 본다.
상표 분쟁 위험을 줄이려면
상품이나 브랜드명을 정할 때 위 3가지를 점검해야 한다.
다음 글에서는 필자가 최근 승소한 상표권 침해 사건을 바탕으로
법원이 실제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판단하였는지
조금 더 실무적인 관점에서 풀어보려 한다.
상담 문의 (이메일) :
gjjung@legalb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