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누군가에게 처음 내가 쓴 글을 보여주려는 사람
호흡이 긴 글을 쓰는 건 여전히 어렵고, 책을 낼 만큼 걸출하게 글을 써 본 적도 없거든요. 남들이 '저게 라이터가 쓴 글인가….'라고 혀를 차진 않을지 한없이 작아지기도 해요.
안녕하세요? 독자님, 보내는 이에 처음 보는 이름이 있어 놀라셨나요? 9월부터 슬로워크에 합류해 오렌지레터 편집자로 인사드리는 찐쩐(김금진)입니다. 오렌지레터 한쪽을 빌려 반갑게 안부 여쭤요!
처음 뵙자마자 부끄럽게 고백할 것이 있어요. 사실 제 이름 앞 '브랜드&콘텐츠 라이터'라는 직함이 무척 부담됩니다. 호흡이 긴 글을 쓰는 건 여전히 어렵고, 책을 낼 만큼 걸출하게 글을 써 본 적도 없거든요. 남들이 '저게 라이터가 쓴 글인가….'라고 혀를 차진 않을지 한없이 작아지기도 해요.
그렇지만 제가 독자님에게 자신할 수 있는 건 그 누구보다 글쓰기를 애정하고 잘 쓰려는 마음이 가득하다는 거예요. 앞으로 독자님에게 보내는 글에도 모든 이슈를 쉽고 재밌게, 그리고 온 마음을 담아 쓰도록 노력할게요. 아직은 어색하고 서툰 부분이 있지만,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손편지처럼 제 진심만은 전달됐길 바라며, 앞으로 자주 찾아뵙고 인사드릴게요.
잘 부탁드려요.
나도 글을 쓰며 밥벌이를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태초의 순간이었다. 슬로워크 입사 전에도 어느 조직이나 프로젝트의 홍보 담당자로 있었으니 계속 글은 썼지만. 저 레터를 발행한 순간은 더 특별했다.
그동안 내가 몸 담고 있던 조직에서는 '콘텐츠? 있으면 좋고 없어도 어쩔 수 없지' 정도의 스탠스로 콘텐츠를 여긴 것 같다. 콘텐츠, 홍보 담당자는 대부분의 인턴이나 주니어에게 돌아갔으니.
그래도 콘텐츠가 아니면 조직 밖의 사람들은 우리가 한 일을 알 길이 없다는 내 생각은 변함이 없었서, 누구도 나를 찾지 않는 때(주로 오피셜 한 퇴근 후)에 고요히 앉아 글을 써왔다.
그러니 직함에 당당하게 '콘텐츠 라이터'를 내걸고, 업무 시간에 글을 쓴다는 것이 참으로 황홀했다. 어디 가서 나를 콘텐츠 라이터라고 소개할 수 있다는 것도.
오렌지레터 독자들에게 나를 어떻게 소개하고, 어떤 주제로 쓸지 고민했다. 이메일로 보내는 편지지만 진짜 내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래서 노트북을 닫고 종이 한 장을 꺼내서 한 자 한 자 써내려 간 글이다.
오렌지레터 | 21.09.13. | https://stib.ee/UIx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