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Phone Zone'

To: 배터리 잔량 100%에서 인스타 보다 20%으로 떨어진 사람

by 김븜진
이 구역의 규칙은 '폰을 손에 쥐지 않는다', '얼굴 마주 보고 같이 할 수 있는 것을 한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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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마다 만나는데도 새해가 돼서 인사드리니 더 반갑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지난 연말도 잘 보내셨나요?


저는 가족들이 있는 영국에 다녀왔어요. 코로나로 2년간 왕래를 못 하고 있다가 대명절인 크리스마스를 보내러 갔죠. 영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도 마음껏 먹고, 한국보다 덜 춥고 서울보다 한적한 도시에서 쾌적하게 산책도 하며 푹 쉬고 왔답니다. 처음에는 무척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서 반가웠는데, 서로의 존재에 점점 익숙해지니 각자 스마트폰만 보고 대화 빈도도 줄어들더라고요.


제 짝꿍이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가족들에게 거실을 'No Phone Zone'으로 쓰자고 제안했어요. 이 구역의 규칙은 '폰을 손에 쥐지 않는다', '얼굴 마주 보고 같이 할 수 있는 것을 한다'였어요. 그렇게 2주간 가족들과 보드게임 또 보드게임, 퀴즈대회, 음악회(?), 스낵파티를 열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화를 나누며 끊임없이 웃고 가끔 눈물도 적셨고요.


그동안 오해하고 내심 서운했던 것도 툭 털어놓으며 얘기하게 되고, 다른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고 나와 닮은 점을 발견하고는 애정이 한층 더 샘솟기도 했어요. 비록 구역 밖에서는 열심히 핸드폰을 쳐다봤지만, 적어도 존 안에서는 가족들에게 집중하며 찐하게 연결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분도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면 'No Phone Zone'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잠시라도 좋아요. 지금 그리고 스크린 바깥의 여기에 집중할 때만 얻을 수 있는 게 있거든요.



추신

하필 이 글 올리는 날 일어나자마자 인스타 보다 1시간 훅 보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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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레터 | 22.01.10. | 'No Phone Zone' | https://stib.ee/XVZ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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