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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쩐 Sep 27. 2023

빌리 아일리시도 영감이 바닥난다

영화 <바비> 수록곡 What was i made for 탄생 비하인드

ⓒ 선민_sunmin
빌리: (뭔 개소리임?)




천재 소리를 듣는 빌리 아일리시도 작년 겨울부터는 슬럼프여서 아무것도 쓸 수가 없었대요. 영감이 전혀 안 떠올랐다고. 아티스트를 그만둬야 되나 할 정도로.


구독자 30만 명에게 꾸준히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 선민_sunmin


크리에이터 선민 님의 오랜 구독자다. 팝송 가사 해석도 팝송 커버도 잘 불러서 종종 그의 콘텐츠를 즐겨본다. 영화 <바비> 수록곡 'What was i made for' 탄생 비하인드가 뜨길래 오늘 아침에 봤다. 어떤 종류의 콘텐츠든 창작물을 만드는 사람에게 꽤 위로가 되는 콘텐츠였다.



왼 피니어스 아일리시, 오 빌리 아일리시 ⓒ 선민_sunmin


빌리 아일리시는 주로 친오빠인 프로듀서 피니어스와 곡을 만든다. 피니어스가 작년 겨울쯤에 빌리에게 <바비> 주제곡을 써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바비와 극 반대편에 있는 게 빌리 아일리시인데... '오빠, 뭔 개소리임?' 이랬을 것 같다.


피니어스의 추진력을 말릴 수 없었던 빌리. 피니어스가 그레타 거윅 감독과 셋이서 이야기하는 단톡방을 파버렸다. 거윅 감독은 두 남매를 초대해 30~40분짜리 가편집본 영화를 틀어줬다. 그것도 영화관에 단 둘만을 위해. 그래놓고 영화는 부담 없이 봐~ 영감이 안 떠오르면 어쩔 수 없고^^라고 얘기했다고ㅋㅋ (하지만 레이디버드, 작은 아씨들을 만든 거윅 감독의 <바비>에 안 빠져들 수 없었을 것이다.)


빌리는 별 기대 없이 보러 갔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너무 감명을 받았고, 영화가 바로 대박 날 건 알아챘다. 그렇다고 영화 수록곡을 만드는 건 또 전혀 다른 일이었다. 빌리가 주저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예전에 007 주제곡 <No time to die>를 만들면서 몇 개월간 개고생을 했기 때문에, 다시 영화 음악엔 손도 대고 싶지 않았다.


영화를 본 다음날, 그냥 여느 때처럼 두 남매는 원래 하던 작업을 이어갔다. 별다른 소득은 없었고, 그냥 오늘 마무리, 퇴근하자-고 집에 가려던 참에, 추진력 갑 피니어스가 "야, 우리 바비 주제곡 한번 써볼래?" 하면서 피아노 전주를 치기 시작했다. 반주를 듣자마자 빌리도 가사 앞 세 소절이 떠올라서 주르륵 불렀다고 한다.


인형 옷들은 그동안 빌리 아일리시가 음반을 내며 입었던 옷들의 미니어처 버전이다. 소중히 다루며 정리하는 모습이 인상적. ⓒ Billie Eilish


I used to float, now I just fall down
I used to know but I'm not sure now
What I was made for
What was I made for?


그렇게 둘은 탄력을 받아서 그날 하루 만에 'What was i made for'를 완성했다. 이 노래는 빌리가 철저히 바비의 관점에서 쓴 곡이지만, 쓰고 나서 들어보며 ‘이거 내 얘긴데?’했었다고.


<바비> 수록곡을 쓰기 전까지만 해도 빌리 아일리시는 크게 슬럼프가 왔다고 한다. 2022년 겨울부터 아무것도 쓸 수 없었다고. 천재 소리를 듣는 빌리 아일리시도 영감이 바닥나서 일을 그만둘까 말까 고민했다.


나도 글을 쓰다 보면 이게 맞나, 잘하는 사람들 너무 많은데, 아무도 안 읽어주는 글 왜 쓴담...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종이에 공백만 가득 내버려 둔 채. 천재도 창작의 위기를 겪는다. 우연한 기회, 일말의 애정으로 다시 슬럼프를 극복한다. 그러니 비범하지 않은 나도 그냥 꾸준히 쓰고 위기를 겪고 다시 쓰자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이 곡을 쓰며 빌리 아일리시는 슬럼프를 극복했다. 앞으로 더 많이, 빌리 아일리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크리에이터 선민 님의 가사 해석도 놓치지 말고 살펴보시길

youtu.be/gLM3vi3Rh0M?si=XeizNj1io5-UYGid



Billie Eilish - What Was I Made For? (Official Music Video)

youtu.be/cW8VLC9nnTo?si=tHm3t-AQFxmozEf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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