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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베이터 Mar 16. 2022

무기력함의 베프는 회피 행동

무기력한 시간 속엔 회피하는 습관이 자란다. 


무기력할 때 자라는 마음의 습관이 있다. 바로 ‘회피하는 습관’이다. 무기력이 생겨 고민인 분들에게 어떤 증상 때문에 힘이 드냐고 물으면, ‘할 일을 미룬다.’, ‘종일 잠만 잔다.’, ‘처리해야 할 문제가 있음에도 회피한다.’ 등의 대답을 주로 들을 수 있다. 무기력함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회피하는 습관을 갖게 되고, 이러한 회피 습관은 더욱 깊은 무기력으로 이끈다. 


나도 무기력 속에서 허우적대던 때가 있었다. 나 역시 무기력과 함께 회피하는 습관이 깊이 심겨 있었다. 현실의 문제들에 직면하지 못하고, 부담감, 불편함이 느껴지면 그 상황을 쉽게 피하곤 했다. 한마디로 잘 도망 다녔다. 문제가 보이면 일단 덮으려 했다. 당장 처리하고 해결해야 할 중요하고도 급한 일임에도, 시선을 돌리려 하고 회피했다. 그 결과 내 문제들은 끝을 모르고 자라고 있었다. 


회피행동은 습관으로 발전한다. 그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 회피 행동이 쉽게 습관으로 자리 잡는 이유는 보상이 따르기 때문이다. 회피행동이 얻는 보상은 긴장이 해소되는 기분이다. 인간에겐 내면에서 일어난 긴장을 해소하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이런 욕구가 행동의 동기를 만든다. 회피하면 일시적으로 긴장이 해소된다. 그것도 매우 효과적으로. 불편한 상황에서 도망간 경험이 있다면 안다. 회피 행동이 주는 쾌감이 꽤나 크다는 것을 말이다. 


회피행동이 습관이 되면, 그 습관은 머물러있지 않는다. 발달한다. 우울한 기분을 풀고자 저녁에 맥주 한 캔을 사서 마셨다고 하자. 알코올이 화학적 마법을 일으켜 순식간에 기분을 바꾼다. 머리를 아프게 했던 문제가 사라진 것 같다. 별 일 아니고, 괜찮아진 듯하다. 하지만 다음 날. 깨질듯한 머리와 쓰린 속과 함께 문제는 더 크게 느껴지고, 부담감과 불편함은 영혼을 짓누른다. 커져버린 긴장감을 해소하고자 다음날도 술을 찾는다. 좀 더 센 술과 더 많은 양을 갈구한다. 


회피행동은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감정을 해소함으로, 일시적인 평안을 허락한다. 하지만 그 평안을 누린 대가는 참혹하다. 일시적인 평안에 마음을 빼앗겨 회피행동을 반복한다면, 이내 커다란 불안과 우울을 맞이해야 한다. 


회피하는 습관이 위험한 이유는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는 것이다. 변화의 기회, 성장의 기회는 직면함으로 얻는다. 회피함으로 얻게 되는 건 오히려 깊은 후회다. 난 회피함으로 대응하던 과거의 시간을 돌아보며, 회피했던 시간 속엔 오히려 수많은 기회가 있었음을 알게 됐다. 당시에 회피하지 않고, 문제에 직면하고 차근차근 해결했다면 더 좋은 상황을 맞이하고, 기회를 갖게 됐을 것이다. 



회피하는 습관을 고치는 방법 


회피하는 습관을 고치려 한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된다. 먼저 회피 행동이 문제나 처리할 과제를 왜곡한다는 것을 기억하는 일이다. 회피하면 일시적으로 편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내 문제를 키우고 문제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문제에 직면하고 침착하게 해결했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던 문제도, 회피함으로 그 크기를 키울 수 있다.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감추고 복잡한 형태로 엉켜 버린다. 회피하는 행동이 일시적인 만족감을 주기도 하지만, 결국 문제로 인한 고통을 가중시킨다는 현실적 기억이 회피 행동이 습관으로 자라는 것을 경계할 수 있도록 만든다. 


둘째로 직면함으로 긴장감이 해소되는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 회피함으로 일시적으로 긴장을 해소할 수 있지만, 조금 불편하고 더뎌도 직면함으로 긴장을 해소할 수 있다. 직면함으로 긴장을 해소하는 경험을 하면, 이 또한 습관이 된다. 문제가 등장할 때 도망갈 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함으로 불편한 감정을 해결하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이 또한 반복되며, 습관으로 바뀐다. 직면함으로 얻은 보상이 문제를 직면하는 일에 익숙하게 만든다. 


셋째, 전략적으로 직면하는 일이다. 전략적으로 직면한다는 것은 감당할 수준으로 다가가고, 그것을 감당할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난 과거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상황이 두려웠다. 발표할 때 창피를 당했던 기억이 발표하는 상황을 피하게 만들었고, 회피행동은 두려움을 키웠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직면해야겠다고 결심한 이후로부터는 사람들 앞에서 말할 기회들을 찾았다.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될 상황부터 찾았다. 동시에 스피치를 연습했다. 발음, 발성을 연습했고, 호흡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말할 내용을 정리하는 방법을 익히고, 스피치에 앞서 리허설하는 방법을 익혔다. 감당할 만 수준에 직면하고, 스피치 역량을 키우고 나니 스피치 상황에서의 불편한 긴장감들은 자취를 감췄다. 






현재 내가 무기력함으로 고민이라면, 조심하고 경계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회피하는 습관이 자라는 일이다. 회피하는 습관은 더 깊은 무기력을 만들고, 무기력한 증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회피함으로 누리는 일시적인 평안에 유혹되서는 안 된다. 정신을 차리고, 회피 행동을 경계해야 한다. 회피 행동을 버리고 직면할 때, 뿌옇게 보이던 문제들을 그 정체를 만들고, 해결의 실마리는 시야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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