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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베이터 May 08. 2022

완벽주의는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다.  

일을 시작하기가 어렵다. 미루기를 반복한다. 중도에 그만두거나 포기할 때가 많다. 일을 중단하며 왠지 모를 해방감을 느낀다. 자신에게 이런 현상이 있다면, '나는 의지가 부족해'라고 자책하기 전에 돌아봐야 것이 있다. 바로 '완벽 주의'다. 마음속 깊은 곳에 완벽주의가 숨어 있지 않은 살펴봐야 한다. 


나도 내 안에 완벽주의가 있는 줄 몰랐다. 나는 그리 철두철미하고, 꼼꼼한 성격이 아니다. 그래서 나에게 완벽주의가 있으리라곤 생각 못했다. 하지만 난 지독하게도 완벽주의에 시달렸다. 내 안에 완벽주의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건, 나 자신을 관찰하면 서다. 일을 시작하기를 주저하는 모습, 한참 진행하던 일에 갑자기 의욕과 흥미를 잃는 현상 등을 살펴보면서 알았다. 


나의 행동 뒤엔 완벽주의가 만드는 생각들이 숨어 있었다. ‘완벽하게 해야 해’, ‘내가 원하는 수준은 이게 아냐’ 이런 생각들 때문이었다. ‘이런 결과를 사람들에게 보여줬다가는 창피만 당할 게 분명해’ 하는 생각들이 마음에 가득했다.  


완벽주의는 교묘하다. 나이스하고 좋은 모습으로 위장하고 있다. 완벽하다는 표현은 보통 긍정적으로 사용된다. ‘완벽한 실력’, ‘완벽한 발음’, ‘완벽한 진행 솜씨’ 등, 완벽함은 최상급에 가까운 칭찬으로 사용된다. 이런 탓에, 완벽주의를 극복해야 하는 대상, 버려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어렵다. 


하지만 완벽주의는 생각보다 위험하다. 완벽주의는 그것을 마음에 품은 이들을 짓누른다. 완벽해야 한다는 갈증을 만들고, 해소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과 존재를 보잘것없는 것으로 만들고, 자신이 해온 일에 결코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도록 만든다.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불어넣어, 인간관계를 경직시키고, 사람들 사이에서 불안하게 만든다.  



완벽주의와 이별하는 방법 


완벽주의를 극복하려면, 목표의 초점이  달라져야 한다. 완벽주의자들은 실체가 없는 목표에 시선을 둔다. ‘완벽함’이라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목표를 바라본다. 존재하지 않는 목표에 시선을 두기에 쉽게 길을 잃는다. 도달할 수 없는 목표에 눌려, 부담감만 가득 안는다. 


완벽주의를 극복하려면, 목표를 구체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목표, 실제로 그려지는 목표가 필요하다. 머리에 그려지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목표 말이다.

목표를 구체화한다는 건, 절차적 목표를 발견하는 일이다. 목표는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과정이 도출된다. 순서가 만들어지고, 단계별 과정이 만들어진다. 정해진 순서를 따르며, 목표에 다가가고, 단계적 목표에 집중함으로, 새로운 목표를 발견한다. 기초적 수준을 사진 사람이 숙련된 상태에서 얻을 수 있는 결과를 바라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자신의 단계에 맞는 목표를 구체화하고, 그 단계별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실력을 향상해야 한다. 


목표를 구체화하는 연습, 자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단계적 목표에 집중하는 일은 완벽함이라는 잘못된 경로로 이탈하는 것을 막는다. 



완벽주의를 극복하려는 이에겐, ‘목표로 향하는 길엔 실수와 시행착오가 필연적으로 요구된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중요한 건 이 믿음에서 비롯되는 태도다. 실수,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론 안 된다. 실수와 시행착오는 필연적으로 등장한다는 생각, 반드시 이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는 태도, 마인드 셋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사라들은 영어 교육에  막대한 사교육비를 지출한다. 성인이 돼서도 영어를 잘하고 싶은 욕구에 시간을 쪼개어 영어를 공부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독 영어 스피킹 실력이 늘지 않는다. 이유는 명백하다. 입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영어로 말을 해야 하는데, 입을 떼지 못한다. 문법에 맞는 문장을 말하지 않을까 하여 입을 열지 않는다. 발음이 구릴까 봐 입을 못 연다. 창피를 당할까 하여 입을 다문다.

 

반면 아이들은 예외 없이 실수와 시행착오를 통해 언어를 배운다. 인식 대상과 언어가 매칭 되는지를 끊임없이 시험한다. 지나가는 강아지를 보고, 반가운 얼굴로 “아빠”라고 외치는 일은 다반사다. 엉뚱한 어휘를 사용했다 해서 당황하지 않는다. 발음을 잘못했다 하여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시행착오를 즐기며, 줄기차게 실수를 범한다. 


아이들이 실수와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말하고자 하는 욕구, 세상을 이해하려는 호기심을 따를 뿐이다. 영어 스피킹 실력을 늘리고 싶은 성인에게도, 완벽주의를 극복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아이들의 태도가 필요하다. 학습 과정에, 목표를 이루는 일엔 실수와 시행착오가 필연적이라는 태도 말이다. 


 





일을 시작하지 못하고 주저한다면, 미루기를 반복한다면, 내 안에 숨어있을지 모르는 ‘완벽주의’를 찾아봐야 한다. 완벽함이라는 환상을 찾아 헤매는 나를 발견해야 한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내 모습을 확인해야 한다.

 

완벽주의는 꽤나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다. 일을 시작하지 못하게 막는다. 의욕과 에너지를 갉아먹는다. 성취감을 빼앗는다. 자존감을 망가뜨린다. 자기 의심을 만든다. 하루라도 빨리 완벽주의와 거리를 둬야 한다. 완벽함을 향하는 경로를 수정해야 한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이 만드는 긴장감에서 해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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