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딸아이들이 아주 아주 어렸을 적에.....

by 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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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들이 많이 어릴 때 나는 매일 밤마다 방안을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하루종일 쓰고도 아직 남아있는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는 아이들을 재우는 방법을 몰랐다.

지혜가 없어 부족한 머리로 아주 빠른 시간에 재울수 있는 방법을 겨우 생각해낸 것이 보이지 않는 공포를 이용한 것이었다. 그당시 퇴근하여서 밥하고 청소하고 난 나의 몸은 젖은 수건같이 축 늘어져 쉬고싶은데 년년생 두 딸아이는 늘 잠잘 생각은 하지 않고 거실과 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장난질을 치며 잠잘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어보였다. 나는 아이들을 빨리 재우고 싶은 생각에 궁여지책으로 공포심을 이용했다. 집안에 있지도 않은 올빼미가 두 눈을 크게 뜨고 달려들지도 모른다며 손짖과 눈을 크게 뜨고 공포스러운 얼굴을 하며 겁을 주었고, 순진한 딸아이들은 나의 불순한 의도에 순응하며 재빠르게 내 옆으로 와서 누워서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있지도 않은 올빼미를 무서워하며 깜깜한 방에서 두 눈을 한참 깜빡이다가 딸아이들은 잠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딸아이들에게 매일밤 공포를 선물하고 내가 자고싶을 때마다 잘 수 있었다.

내가 잘못된 행동을 하고있었다는 것은 미술치료를 배우러 다니며 알았다. "공포도 습득하는 거예요."라는 미술치료 강사의 말을 듣고 아이들 잠재우는 방법을 뒤늦게 수정했다. 동화책을 전집으로 사다놓고 읽을 책을 가지고 와서 누우라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딸아이들에게 공포스런 올빼미 이야기 대신 책읽기로 바꾸었다. " 책읽자" 그러면 그림책을 한아름 안고와서는 누워있는 내 머리맡에 던져두고 양옆에 누었다. 그러면 나는 아이들이 가져온 책을 읽어주다보면 어느새 잠이 들었다. 처음엔 목이 좀 아팠지만, 자꾸 읽다보니 책읽기 기술이 늘어서 흡사 동화구연처럼 그림책을 재미나게 잘 읽어주는 재주가 생겨나게 되었다.

나의 동화책 읽기 능력이 급상승하여 급기야 어떤 때는 감성이 풍부한 둘째 딸아이는 폭풍우 치는날 엄마를 잃어버리고 우는 아기늑대이야기에 울기도 했었다. 올빼미 공포를 이용하지 않고 책읽기를 시작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다. 책읽기를 시작한 이후로 공포스러운 올빼미가 달려들 것 같은 공포속에서 잠들지 않고, 아주 다양한 그림책을 보면서 아이들을 평화롭게 잠들 수 있었다.


아이들을 키우며 부모로서 아이들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했어야 했지만, 늘 피곤에 지친 내게는 그것이 참으로 어려운 것이라 나의 위주로 아이들을 키웠다.

어느날은 TV 교육방송 프로그램에 유치원 아이들을 두그룹으로 나누어 창의력 검사를 하는 것을 보았다. 처음에 창의력 검사에서 동일한 두그룹을 한그룹은 장난감이 많이 있는 평범한 유치원 방에, 다른 한 그룹은 장난감이 전혀 없는 텅 빈 방에서 놀게 했다. 그리고 몇달 후 다시 창의력 검사를 했을 때 평범한 방의 아이들의 창의력은 실험전, 후가 동일하였으나, 텅 빈 방의 아이들의 창의력 지수가 훨씬 높게 나왔다. 그 이유는 텅 빈 방의 아이들은 놀이감이 없어서 스스로 놀이감을 만들었어야 했고, 눈에 보이는 대부분의 물건들이 상상력이 동원되어 놀이감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장난감이 많이 있는 방의 아이들은 상상력이 필요없는 수많은 장난감을 이용했기에 별로 창의력에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 것이다. 너무나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본 후 나는 재빠르게 나를 골치아프게 했던 집안의 장난감을 모조리 쓸어담아 쓰레기장에 버리고 말았다. 얼마나 통쾌했는지 모른다. 아이들의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작은 핑계였고, 나는 집안의 정신없이 어질러진 아이들의 장난감과 인형들을 과감하게 버릴 합리적인 구실을 찾은 것이었다.


내가 어렸을 때 정말 갖고싶던 인형이 하나있었는데, 그 인형이 바비인형이었다. 나의 딸아이들도 그 바비인형을 갖고싶을 거라는 생각으로 바비인형 두개를 사다주었다. 큰 딸아이는 그 인형을 만지작거리며 살펴보고 놀았는데 둘째 딸아이는 그 인형의 구조를 살펴보기 시작하더니 팔을 빙글빙글 돌리며 만지작 거리더니 팔을 빼서는 휙 던져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팔을,, 그리고 두 다리까지 분리해서 던져버리고 최후 머리를 빙빙돌려서 빼서 던져버렸다. 그리곤 한참후 딸아이는 무언가를 등에 업고 다니는 것을 보았는데 그것은 샤프심통이었다. 어찌보면 딸아이의 행동이 엽기스럽지만 귀엽기 그지없었고, 장난감이 구지 필요없다는 나의 결심이 더 확고해진 순간이었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이 참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I-message 딸아이들이 하는 행동들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은 나!. 그래서 '내가 어떻다'라는 것을 딸아이에게 말을 해서 딸아이들이 자기들로 인해서 엄마가 어떤 힘든 일이 생기는 가를 알게 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느새 '나'가 아닌 '너'가 되어서 아이들에게 화를 내기 일수였었다. 아무리 아는 지식이 있어도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내게는 순간 이성이 마비가 되는 것이었다. I message 고 뭐고 아무 말이나 하며 분노를 쏟아내고 만다.

어느날은 딸아이들이 하교하고 가방을 현관입구에 던져 두는 두 딸아이들에게 가방을 방에 곱게 둘 것을 몇 번을 말을 했으나 듣지 않아 가방을 정리해놓지 않으면 창밖으로 던져버릴 것이라는 것을 몇 번 경고를 했다. 그럼에도 전혀 나아지지 않아서 급기야 어느날 현관입구에 가방들이 내장을 드러낸채 널부러져있는 것을 본 순간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가방 두개를 베란다 밖으로 집어던져버렸다. 그것을 보고 두 딸아이는 쪼르르 현관문을 열고 뛰어나가더니, 한참을 있다가 가방을 어찌하나 싶어 밖을 나가려고 나서니 위층 할머니께서 우리딸아이들 가방이 나무위에 걸려있다고 밀대를 가지러 가야한다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고 계셨다. 그리곤 할머니께서 밀대를 가지고 내려가셔서 내 딸아이들의 가방을 내려주셨다. 그 이후로 딸아이들의 가방은 며칠간은 곱게 정리되어있었다. 그러나 금새 예전과 똑 같아졌다. 나의 충격요법이 겨우 며칠을 가지 않았다.


참! 어느날, 둘째 딸아이에게 옷을 입으라고 주었는데 입지도 않고 올누드로 방안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기에 옷을 어디다 뒀는지 화를 내며 물었었는데, 둘째 딸아이는 늑대가 물고 갔다며, 있지도 않은 늑대핑계를 대었었다. 나의 올빼미 이야기에 대한 딸아이의 소심한 복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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