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보기는 조금 어렵지만, 아름다운 동화
프랑스, 거기에 애니메이션이라 대학 때 은사님과 같이 보려고 했는데 약속이 있으셔서 안됐다.
어떤 애니메이션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벨 에포크가 뭔지도 몰랐는데, 그야말로 눈이 즐거웠던 영상. 왜 영화를 작은 15인치 노트북 화면이 아닌 극장에서 봐야하는지 계속 깨닫고 있다.
딜릴리가 아니라 쥘륄리로 들리지만. 무튼 어린 흑인 소녀.
처음에 아프리카 원주민 흉내를 내는 것을 동물원처럼 사람들이 보고 있어서 인종 차별과 관련된 영화인가 했는데, 급격하게 전환. 뱀파이어 느낌이 나는 '오렐'과의 만남으로 모험으로 바뀜.
프랑스 관광청이 만든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에펠탑, 개선문, 물랑루즈 등이 연이어 등장하고 마리 퀴리, 로댕, 르누아르, 모네 등 유명한 인물들이 본인의 작품, 업적과 함께 등장한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분간이 안되는 배경에 2D 였다가 자연스럽게 3D로 바뀌고, 내용은 동화였으나 그 연출이 너무 멋졌다. 뒤에 찾아보니 배경은 사진이 맞았다.
등장인물들도 단순히 일원화 된 엑스트라들이 아니라 예술에 무지한 내가 봐도 알 것 같은 피카소 풍의 작화로 그려진 인물, 또 여러 인물들이 각자 개성있게 표시되어 인상 깊었다.
남자가 여자를 깔고 앉는다는 극단적인 선악 구조에서, 여성과 아이를 구출해내는 딜릴리의 활약상. 페미니즘 코드에 인종차별을 타파하는 내용까지 들어있어 확실히 교훈적이다.
우리 정서상으로는 오글거릴 수도 있는데, 프랑스 아이들이 보기는 참 좋은 내용일 듯. 조금 공부했다고, 프랑스어가 정확한 발음으로 알아듣게 들리니 앞의 다른 프랑스 영화 볼 때보다 참 좋았다.
애니메이션 특성상 겉모습으로 표현을 해야하니 제약은 있겠으나, 악역의 관상을 '악역'으로만 하지 않았으면 한다. 잘생기고 선한 인상의 악역을 애니메이션에서는 보기 힘든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이런 고정관념을 깨주어야 하지 않을까.
미드나잇 인 파리도 그렇고, 뭔가 프랑스 하면 올스타전 느낌의 내용이 많은 듯.
특정 시대에 쏟아진 문화적 가치를 자랑하고 싶어 넘치는 듯하다.
우리는 우리 정서를 알리면서도 한 시대를 소개할 수 있다면 언제가 좋을까.
영화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는데 GV를 준비했다. 엔딩크레딧에 내용이 있을 때는 기다려주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이런 사진이 찍혀버렸다.
갑자기 대학교 <만화와 문학> 수업이 되었다. 땡땡과 아스테릭스, 설국열차도 당시 공부했을 때 접했던 거라 반가웠다. 지식적인 내용은 찾아보면 나오고 영화의 기분을 방해하는 것 같아 역시 끝까지 듣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