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유담 Aug 07. 2019

송원근, <김복동>

지금 이 시점에 봐야하는 영화

  <귀향>, <아이캔스피크>, <허스토리>

 단기간 같은 주제로 이렇게 많은 영화가 만들어진 적이 있었던가. 최근에 또 나온 <주전장> 이라는 다큐와 이번의 다큐영화, <김복동>. 실존 인물의 이름 그대로 만들어진, 그 모습 그대로의 다큐.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크에서 배제시킨 치졸한 보복을 하는 시점에 보게 된 영화.

 얼마나 쌓인 분노가 많았으면 그 응어리를 이렇게 지속적으로 표출해낼 수 있을까. 섬에서 정치를 하면 소인배가 되는 것인지, 왜 독일의 사례를 보고도 더 나아지지 못하는 것일까.


 이수역. 아트나인. 이번엔 실수하지 않고 제대로 찾아갔다. 처음에 나쁜 인상이 박히면 바꾸는게 쉽지 않다. 뭔가 사은품을 굉장히 많이 줬다. 팔찌에, 카드에, 소녀상 모양의 레고도 줬다. 기념품을 남겨 계속 생각하게 하는 것도 좋지만 마케팅비에 더 투자해서 한 명이라도 더 보게 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나부터도 내가 피해본 이야기를 남 앞에 꺼내기 쉽지 않은데.

 홀몸으로 국가와 싸우는 피해자가 영웅이 되는 슬픈 역사, 이야기.

 첫 시작에 손을 아주 깨끗이 씻으시는 고결하신 분. 그런 분이 검은 바탕에 자막으로 나오는 그 때의 끔찍한 참상. 교차편집 연출의 뛰어남.

 그간 너무 무심했어서 막연하게만 알았던 수요집회와 할머니의 활약.


 영상에서 조금씩 나이들어가고 수척해지는 모습에 힘이 빠지고, 마음이 계속 아팠다. 지금 내 나이에도 지치는데, 일흔도 아닌 아흔의 나이에 세계를 누비고 앞에서 연설을 하시는 '김복동' 할머니.

 건국 100주년, 최근의 <봉오동 전투>를 비롯 애국을 내세우는 영화가 많은 시점에, 안타깝게도 희화화된 엄복동과 동명이라 같이 희화화 되는 무지는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l고

 이 영화로 알게 된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모든 일본 정치인이 아베를 비롯한 극우주의자가 아니었다는 것. 자초지종을 모르니 더 알아봐야겠지만, 영화에 나온 '오가타 린타로(緖方林太郞)' 의원은 왜 직접 사과하지 않냐고 지속적으로 다그쳤다. 그것이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인지, 짜고 치는 고스톱인지까지는 아직 모르나 진심으로 일본 지도층에서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기를 바란다.

 사흘 전 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이제 남은 생존자는 20명.

 다 돌아가시면 어떻게 될까. 그 때 사과하면 누가 받아줄까.

 이제 이 지긋지긋한 한-일 관계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제일 빠른 길이 있는데 왜... 도대체... 자존심인가? 그것이 자존심인가...

  건담이 소녀상을 수호하는 때가 오기를 기원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나단 레빈, <롱샷>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