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Picasso

아티초크를 든 여인

by 룡하

(영화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들은 영화를 먼저 보신 후에 글을 읽기를 권장해 드립니다.)



영화 Surviving Picasso는 피카소의 수많은 여인들 중 프랑소와즈 질로와의 10년간의 일생을 담은 작품이다. 60대의 피카소가 질로와 만났을 때 그녀의 나이는 겨우 20대 초반으로 그의 첫째 아들과 동갑이었다.


출처 : 유아연, "[예술영화]예술가의 삶을 담은 영화 추천 3 - 피카소 Surviving Picasso < 1996 >", 아트인사이드, 2014.11.05,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9257


영화 Surviving Picasso는 피카소의 수많은 여인들 중 프랑소와즈 질로와의 10년간의 일생을 담은 작품이다.



피카소 <아티초크를 든 여인>

시각적으로 추상적이다 못해 기괴하고, 언뜻 보면 괴물 같기도 한 여인의 모습은 재미있게도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사람의 형상이라고 밖엔 달리 표현할 수 없다. 얼굴의 좌우가 분리되어 있고, 코같이 생긴 것에 눈이 달려있다. 저 여인은 척추측만증이 있던 건지 몸이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뒤틀려 있다. 그래도 일단 앉아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근데 저 손에 들려있는 건 뭘까? 아티초크라고 한다. 아티초크가 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고대 이집트인이 식용으로 썼던 아주 오래전부터 재배된 식용 식물인데 유럽인들이 즐겨 먹는 채소 중 하나라고 한다.


아티초크


모르겐슈타인


피카소는 스페인 내전이 발발된 1936년부터 세계대전이 종결된 1945년까지 전쟁의 시간 속에서 어둡고 불온한 분위기의 작품을 많이 그렸는데 <아티초크를 든 여인>도 그 중 하나이다.


실제 아티초크는 둥그런 모양의 먹기 좋은 식물이지만 피카소는 그 모양새를 아주 칼로 베일 듯 아주 뾰족하고 날카롭게 묘사하여, 마치 중세시대에 쓰인 타격용 무기인 모르겐슈테른을 연상케 했다.


저 여인의 표정을 보자. 이목구비의 위치는 불명확하지만 공허한 눈빛에선 참담한 기색이 역력하다. 탁하게 얼룩진 배경과 축축하고 슬픔에 젖은듯한 색감의 조화는 아름답지만 비참하다. 저 뒤틀린 여인의 얼굴은 전쟁의 민낯일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피카소가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전쟁의 참혹함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기보단, 알 듯 말 듯한 수수께끼 같은 인물과 오브제로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고, 작품에 오래 머물도록 하여 깊은 사유와 다짐을 이끌어냈다.


출처 : 정주희, "[리뷰] 내 마음에 '쿵' 하고 떨어진 건 - 전시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 아트인사이드, 2023.04.07,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4246



일주일에 한 번 읽는 시 19화 기욤, "사랑에 목숨을 걸다" 편에서 사랑에 목숨을 걸고 아름다움을 위해 죽기 위해 알폰스 무하의 아르누보처럼 여성과 식물을 같이 그리는 보태니컬 아트를 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사랑에 목숨을 걸고 아름다움을 위해 죽기 위해 피카소의 아티초크를 든 여인과 알폰스 무하의 아르누보처럼 여성과 식물을 같이 그리는 보태니컬 아트를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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