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선

상국의 여주강 이야기

영원히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은 막연한 절망

by 김진호


여주강 Gemini_2025-10-01.png


상국의 여주강 이야기


낯선 기억처럼

그의 편지를 받는다.

여주 강가의 그 한탄처럼...

나날이 깊어가는 그리움의 끈을

아무에게도 말 못 할

가슴 시린 풋사랑의 고백을 담아.


무딘 봄날의 햇살이

창가에 스며든다.

야릇한 감정에 마치 소년 시절의 꿈을 꾸듯

덜 여문 채 잠에서 깬다.

무언가 개운치 못한

반쯤 일그러진 아침은

내내 그의 편지에 손이 가게 만들어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나는

영원히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은

막연한 절망을 싹 틔운다.


조금씩 어긋난 창문 틈으로

지겹도록 거센 바람이 밀려들고

바람 소리와 흔들리는 창 소리는

가끔 먼 천둥의 장단에 맞춰

내 오랜 기억의 서글픔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눈뜨게 한다.


#여주강 #풋사랑 #그리움 #시읽는밤 #편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비내리는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