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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선

아이들의 계절

우리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며, 현재이며, 미래다.

by 김진호

아이들의 계절


사진 파일을 정리하다가, 멈춘 시선 끝에 오래된 기억이 돋아납니다. 빛바랜 화면 속에는 세상의 어떤 위로보다 더 따뜻했던 내 사랑의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지치고 힘들 때마다 작은 품에 안겨 살며시 웃음 짓던 천사들. 그 순수한 미소는 세상의 그 어떤 위로보다 더 큰 행복이었고, 그 추억의 기억은 아직도 가슴 한쪽에 선명히 남아 반짝입니다.


​시간은 참으로 빠르게 흘러, 이제 그 작은 천사들은 훌쩍 커버린 남매가 되었습니다. 단단해진 방문을 닫고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며, 부모 대신 친구들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나이가 되었지요. 이성에 눈을 뜨고 새로운 설렘과 고민을 나누는 아이들의 뒷모습에서 문득, 아득한 옛 시절의 '나'를 발견합니다.


​어쩌면 아빠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 돌이켜보면 늘 묵묵하게 그 자리에 계시며 나를 지켜보던 아버지. 언제나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시면서도 따뜻한 눈빛을 거두지 않으시던 어머니. 그 두 분의 헌신적인 사랑과 깊은 염려의 중심에 내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비로소 깨닫습니다. 부모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되는 인생의 가장 위대한 깨달음이겠지요.


​그 시간 속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준 나의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이제 너희들은 각자의 계절을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엄마 아빠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입니다.


​부모의 마음은 늘 너희의 가장 가까운 곳에 머물고 싶어 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엄마가 너무 걱정한다'고 타박하지는 말아주렴. 부모의 걱정이란 사랑이 너무 커서, 가끔은 서툰 방식으로 표현되는 것일 뿐이라는 걸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너희가 방문을 활짝 열고 들어오는 해사한 햇살처럼, 조금 더 부드럽고 친절하게 우리에게 다가와 주면 어떨까요. 서툴지만 진심 어린 너희의 작은 손길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문 앞에서 서성이던 엄마 아빠의 마음을 녹이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될 테니까요.


​너희의 찬란한 청춘을 응원하며, 너희의 성장이 부모의 성장이듯, 이 사랑 또한 영원히 함께 자라나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한다, 나의 아이들. 너희는 언제나 우리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며, 현재이며, 미래다.


​#자녀성장 ​#부모마음 ​#육아일기 ​#가족사랑 ​#감성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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