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선

아침이 올 때까지

- 뜨거운 기억을 위하여, 한 소절의 노래를 부른다 -

by 김진호


아침이 올 때까지 Gemini_2025-10-13.png


아침이 올 때까지

- 뜨거운 기억을 위하여, 한 소절의 노래를 부른다 -


지루한 무더위, 끝없이 이어지는 밤 속에서

벌거벗은 채 흩어진 내 기억의 잔재들을 불러 모은다.

더 이상 후회는 간직하기 싫어

완전히 지우려 했던 수많은 유년의 페이지들.

애써 싸웠던 그 시절, 작고 빛나던 투쟁들은

이 메마른 도시의 거리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간간이 내리는 소나기, 투명하게 젖은 차창 밖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불빛들을 애써 불러 모은다.

돌아서는 이별이 두려워 난 또 한 번의 슬픔을 묻고,

작은 무덤 앞에 상념의 기도를 드린다.

이 빗줄기, 영원한 사랑을 간직해 달라고, 간절히.


혼자라는 생각 속, 문득 밀려드는 외로움은

깊은 고독의 그림자를 불러 모은다.

주워 담을 수 없는 희망의 잔재들은

실바람에도 쉬이 날아가 허공을 헤매고,

서글픈 절망은 내 지친 몸속에 호흡처럼 스며들어

가슴으로 격하게 요동친다.


이젠 모든 것을 가볍게 떨구고 싶다.

세상의 인간사, 덧없는 증오도 미움도 없이

그저 평온하게 살아가는 '사람'으로 남고 싶었다.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진실한 사랑도 하고,

나를 아끼는 만큼,

가슴으로 영원을 그릴 줄 아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이 밤이 다 가기 전, 새로운 아침이 올 때까지

이 간절한 소망을 담아, 나만의 한 소절 노래를 만들고 싶다.

외로움도 아픔도 모두 날려버리고

오직 그 평온한 삶의 시작만을 위한 노래를.


#감성글귀 #자작시 #글스타그램 #이별 #새벽감성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낯선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