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규
너희에게 했던 맹세들이
결코 거짓이 아니었음에도
지금은 거짓이 되어버렸다.
비록 내가 먼저 떠난 적은 없었지만
이제는
떠나도록 만든 모든 내 잘못들에
용서를 구한다.
너희에게 허락도 없이
자꾸자꾸 꺼내어보던 이야기들
이제는 담벼락 오래된 낙서처럼
주인조차 잊어버린 이야기들
헤어지더라도 결코 잊지 않겠다던
우리들의 많은 이야기들에게도
용서를 구한다.
아직도 가끔은
슬픈 음악을 들을 때면 심장이
오래된 자동차처럼 쿨럭거리지만
너희를 떠올리는 것조차
누군가에겐 미안한 일
늦었지만 이제 나도
너희에게 진짜 이별의 용서를 구한다.
너희에게는 결코 되지못했지만
이제야
반성이 필요 없는 담백한 사람이 되어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