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종
그곳은 아프리카 초원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하와이의 킬라우에 화산 같기도 하다. 숲의 서쪽과 동쪽은 바다다. 어느 날 갑자기 생겼는데 땅에서 솟았다고 하는 이가 있는가하면 아득히 먼 곳에서 날아왔다고 주장하는 책도 여럿 있다. 남북의 길이는 4킬로미터, 동서의 길이는 148킬로미터이다. 옆으로 길게 누운 모습이 하늘에서 보면 푸른 구렁이가 기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곳엔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어둡고 긴 침묵이 흘러 누구도 들어가지 않는다. 얼마나 조용한지 밤에는 물 흐르는 소리가 백 리 밖에서도 들린다. 간혹 불화살을 쏘아대며 대포가 우는데 그때마다 풀과 나무는 햇살을 받아 푸르게 빛나지만 사실은 숨죽이며 떨고 있다. 물고기는 공중으로 튀어 오르고, 고라니와 멧돼지는 미친 듯이 날뛴다. 공기는 아마존 처럼 맑지만 이곳에서 나는 소리는 모두 괴상하다. 그 소리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 몇 백 리 밖 사람들의 귀를 때린다 . 구렁이처럼 생긴 긴 숲이 사람들의 인생과 상상력을 지배한다.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참으로 이상한 숲이다. 사람들은 이 숲을 비무장지대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