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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자리작가 Oct 04. 2023

처음 써보는 에세이

취미 말곤 볼 거 없는 사람




“난 어떤 사람이야?”


내 질문에 기가 막힌 친구의 표정은 오묘했다. 좀처럼 연락 않던 놈이 찾아와 대뜸 하는 말이 저러니 녀석은 경멸한 표정으로 답했다. 질문의 의중을 ‘다단계냐 사이비냐’로 고민하는 녀석에게 나는 한 마디 덧 붙였다.


“나 에세이 써보려고.”

“아~”


그제야 눈썹에 힘을 풀며 표정이 누그러졌다. 이상한 말만 하며 놀던 사이였으니 이렇게 철학적인 질문은 낯설 수밖에 없었다. 주변 누군가에게 이런 질문을 해본 적도, 그럴만한 일도 없었기에 나 역시 낯설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이런 질문을 하게 된 건 에세이를 쓰기에 앞 서 뭘 써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방향성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중 내가 쓸 수 있는 글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주변 사람들을 찾아 물어본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친구들은 하나 같이 같은 대답을 했다.


“소설가지.”




소심한 성격에 많이 알리지 않았지만 나를 오래 봐왔던 사람들은 내가 소설을 쓰는 걸 알고 있다. 조금 별난 취미라 그런지 친구들은 나를 가끔 작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난 아직 작품을 낸 적이 없었기에 엄밀히 말하면 ‘작가지망생’이 맞는 표현이다.

아무튼 A가 저렇게 말할 거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봤을 때도 나를 ‘글 쓰는 놈’ 또는 ‘작가’ 등등 글과 관련된 사람으로 봐줬다.

작가라는 호칭이 붙은 건 글쓰기라는 오랜 취미를 가진 내겐 영광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부끄러움을 느끼는 말이기도 했다. 왜냐면 난 변변찮은 작품 하나 내본 경력이 없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쓰는 걸 부끄러워하는 내 천성이 한몫했겠지.




글 쓰는 취미뿐만 아니라 나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잘 털어놓지 못했다. 내 고민과 내 걱정을 숨기려 애쓰고 살았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다른 이들뿐 만 아니라 나 스스로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있었다. 난 매일 하던 일만 하고 찾던 것만 찾으며 남들과 부딪치지 않으며 조용히 살아갔던 놈이다.

이런 내가 이제 바뀌려 에세이에 도전한다. 분명히 후회하겠지만 그로 인해 얻을 새로운 경험은 분명 내가 바라는 이상에 더 가까이해줄 거라 믿고 있다.

그렇기에 내 이야기를 이렇게 글로 남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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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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