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는 생각들
이미지 출저 : 사진: Unsplash의Kevin Curtis
대화하다 보면 불편해지는 경우가 있다. 괜히 말 수가 줄고, 머뭇거리며, 답을 고민한다. 말을 꺼내기가 두려워서다. 사소한 대화일 뿐인데도 말이다. 왜 이런 버릇이 생겼는지 이유를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이미지에 선입견이 생길까 두려워서인 것 같다.
우린 알게 모르게 자신의 이미지를 쌓아간다. 살가운 사람이라던가, 검소해 보인다던가, 뒤끝 없이 호쾌하다 등등 사람들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그 사람의 대한 이미지가 생긴다. 그러다 보면 우린 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할지 그려지게 되고 상대의 반응에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은 한 가지 면만 있는 게 아니다. 아무리 살갑고 친화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관계에 있어 선을 긋기도 하고, 검소해 보이지만 피규어나 낚시 등등 같은 취미생활에 큰돈을 쓸 수도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사람들은 여러 면을 가지고 있고, 그 부분이 내가 알던 이미지와 상반된 면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난 다른 면을 알게 되었을 때 되게 서운함을 느꼈다. 기대하는 모습과 다르기 때문에 내게 이런 모습을 숨겼다고 받아들이는 거다. 사실 어떻게 보면 그런 이면적인 부분들은 대부분이 고의로 숨기기보단 그냥 말할 이유가 없기에 우리가 모르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내 말과 행동이 솔직하지 못했다. 나조차 상대를 하나의 이미지에 가둬놓고 벗어나지 않기를 바라니 나 역시 상대에게 행동하는데 기대에 벗어나지 않으려는 것이다. 이미지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하니 자꾸 거짓말을 하거나 회피하려 했던 것이다. 내가 쓰는 글 역시 마찬가지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고정관념, 인식, 이미지가 있어 나도 모르게 꾸미려고 한다. 그러니 쓰는 게 싫고 대화가 부담되는 것이다.
그래서 난 더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받아들이고 싶다. 더 이상 상대에게 기억될 이미지를 두려워하지 않고 더 솔직해질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