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감정들

스치는 생각들.

'감정은 사라지지만 행위는 남는다.'

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었어요. 감정은 매 순간 변하지만 그게 행동으로 드러나는 순간 삶의 일부가 된다는 뜻으로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저도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아요. 쉽게 상처받는 성격이라 제 감정 역시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을까 걱정돼서요. 그렇다 보니 감정적인 행동으로 상대에게 실수하는 경우는 드물었어요.

다만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어요. 오랜 시간 숨기며 살다 보니 저도 제 감정에 대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아요. 그래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어요. 아쉬운 부분이죠. 그래서 전 일부 감정들은 행동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연인끼리의 애정표현이 그럴 것이고, 감사의 인사가 그렇죠.

제가 주로 전했던 감정은 ‘미안하다는 죄책감’이에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거나 실수하는 경우 항상 미안하다 말했어요. 부족한 제 자신을 잘 알고 있는 행동이었지만 돌이켜보니 되려 상대에게 부담스러웠던 말들이었어요. 이런 표현들은 이제 바꿔야겠죠. 고맙다는 표현으로요.

그래서 이젠 다른 긍정적인 감정들을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하는 말도 많이 하려고 해요.

아직 낯설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해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제 말과 행동이 짐이 아니라 힘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