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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자리작가 Jul 15. 2024

불안의 관찰 (인사이드 아웃2 스포 후기)

스쳐간 생각들

라일리의 감정통제권을 불안이 담당하면서 ‘난 좋은 사람이야.’라는 자아를 잃은 뒤 생긴 자아는 ‘난 부족해’였다. 부족하다는 건 불안의 존재 이유다.


결국 라일리는 불안전한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행동하지만 그 행동들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게 되며, 이로 인해 불안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폭풍 속에서 불안이 극에 다다르며 불안이 조차 스스로 통제 못할 때 기쁨이가 불안이를 끌어내리려 하지만 그 손이 허공을 맴돈다. 마치 실체가 없는 것처럼. 그 모습은 마치 불안이 실제 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감정이란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 즉 아직 다가오지 않은 사건에 대한 걱정인 것이다.


불안은 스스로를 자신을 인정하며 자신의 걱정이 더 이상 불완전함을 해결해 나갈 수 없음을 알게 되면서 기계(감정)에서 손을 떼었고, 그제야 폭풍을 잠재울 수 있었다.






모든 감정은 현재나 과거에 대한 반응이다. 여행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놀이기구를 타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사소한 감정싸움에 일어난 친구와의 다툼까지 모두 일어나거나 일어났던 일들이다. 이런 감정들은 사건이 생기고 감정이 뒤따른다.


반면 불안은 내게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예측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 내게 다가올 어떤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생긴 감정이기 때문이다.


‘운전이 미숙한데 사고가 나면 어쩌지?’

‘무섭게 생긴 날 미워할 거야..’


이처럼 아직은 일어나지 않은 사건들로 ‘좋지 않은 미래’를 암시하며 거기에 대비하라는 감정이다. 즉 우리가 어떤 일을 앞두고 불안을 느끼는 건 당연한 감정이다.

그래서 불안한 건 당연하다고 하는 것이며 다른 사람들도 불안을 느낀다는 것이다.


내가 불안으로 힘들었던 경우는 보통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는데 하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대비를 했음에도 일을 실패할 것이란 생각에 불안이 멈추지 않는 것과 사건이 지나갔음에도 불안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다 했음에도 여전히 부족한 요소를 찾아내려 하는 것이다.


원인은 '완벽한 결과'를 꿈꿔서였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준일 땐 내가 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이 눈에 띄니 만족하지 못했다.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몇 번을 지웠다 새로 쓰는지 모른다. 어느 정도 썼으면 받아들이고 글을 올려야 하는데 워낙 욕심이 많아서 쉽게 놓지 못한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인문학 책을 보는 것 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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