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댄의 멜로영화추천
오늘은 모리댄하면서 모아뒀던 사랑 영화들을 나눠보고자 한다. 우선 일곱 작품만.
이제껏 공유하지 않았던 영화 위주로 추천:)
1. #500일의썸머 / 마크 웹 2009.
“사랑해”라는 그라데이션. 상대의 색깔을 가늠하는 건 지난하다. 그런데다 톰은 본인의 색깔을 보느라 썸머를 살피지 못했다. 관계는 끝으로 달려갔다. 계절만큼 자연스럽게. 계절만큼 단계적으로.
2. #오버더펜스 / 야마시타 노부히로 2016.
잃을 것 없는 이들의 사랑은 언제나.
3. #맬컴과마리 / 샘 레빈슨 2021.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두 사람의 대화로 콤플렉스, 연인의 애증, 영화에 대한 감독의 관점까지 담아낸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싸움은 더 교묘해진다.
4. #녹색광선 / 에릭 로메르 1986.
인생 전반에 깔린 외로움과 권태. 그렇지만 우리는 불쑥 행복해진다. 섬광처럼. 바다 위 녹색광선처럼.
5. #클로저 / 마이클 니콜스 2005.
사랑은 본편보다 강렬한 번외. 처음에는 앨리스의 서사와 감정에 끄덕거렸다. 다시 보면 안나가 닿는다. 어떤 날은 댄이 끌리고 또 어떤 날은 내 안의 래리를 찾는다.
#언제나 내 마음 속 1위 작품
6. #고스트스토리 / 데이빗 로워리 2017.
상실의 아름다움, 빛 받아 반짝거리는 먼지들을 보는 듯하다.
유령을 표현하는 방식이 상당히 독특하다. 어린이들의 할로윈 커스튬보다도 어설프게 흰 식탁보를 가지고 성인 남성 C의 영혼을 표현했다. 덕분에 무섭기보다 귀엽다.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연출. 마치 빈티지 제품처럼.
사랑하는 M을 놔두고 일찍 숨을 거둔 C는 집을 떠나지 못한다. 죽는 건 한순간이었지만 C는 둘의 추억이 곳곳에 묻어있는 집에 머무르며 천천히 세상과 이별한다.
7. #허 / 스파이크 존즈 2013.
외로워서 시작하는 게 사랑이라면.
나는 영화 <her>를 종로 한 영화관에서 봤다. 어떤 남자와 함께. 그 친구는 영화 중반부터 졸고 있었다. 내 감정을 그보다 더 잘 이해해주는 인공지능이라면 나는 인공지능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겠다. 대화의 끝에 공허함이 밀려들더라도 부딪고 싶다. 사실 사람과 나누는 대화에 포만감을 느꼈던 적도 드물지 않은가.
외로워서 시작하는 게 사랑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 사랑이 순간의 안심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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