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대중교통은 어려워~
영국에서의 둘째 날이 밝았다. 이때부터 네이버 BOX가 시차 적응을 실패한 바람에 애를 먹었다. 그래도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설렌다.
둘째 날은 토스트 한 조각과 계란프라이, 베이컨과 핫초코로 시작했다. 매일 조식을 챙겨 먹으니 하루가 든든했다. 호텔이 대영박물관과 킹스크로스역 근처였기에 이동이 수월한 것도 컸다. 이날은 테이트 모던을 가는 날이었다. 버스를 타기 위해 도착한 킹스크로스역은 웅장한 동시에 여유가 넘쳤다. 붉은 벽돌탑 중앙의 황금 시계는 멀리서부터 그 존재감을 발휘했다. 세인트 크로스 역의 황동색 시계탑과 붙어 있어 구분이 어렵긴 했지만 말이다. 넓은 광장에는 마켓이 열렸다. 특히 빵이 먹음직스러웠는데, 조식을 먹은 탓에 미룬 게 한이다. 주말에는 안 열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오늘은 버스를 타는 날이다. 한국에서도 안 타는 버스를 영국까지 와서. 타고 싶은 버스가 오면 기사님께 손을 흔들어 탑승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것도 웃겼다. 여하튼 거의 20년, 휠체어를 타고는 처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영국 버스는 특이했다. 나를 본 기사님은 뒷문에서 받침대를, 이름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휠체어가 오르기 편하게 해주는 그거, 꺼내주셨다. 그 덕에 편하게 탑승하고, 교통카드 두 장을 찍고 출발했다. 한 정거장이 지나니 유치원생들이 단체로 관광을 왔다. 어딜 가나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참 재밌다. 그들은 선생님을 따라 이층으로 올라갔다. 나는 계단 바로 앞의 휠체어 자리에 앉아 그들을 가만히 올려다봤다.
문제가 생겼다. 내려야 할 정류장이 다가오는데 어떻게 내려야 하는 지를 공부하지 않은 것이다. 일단 버튼을 누르고 정차하길 기다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안 내려주신다. 설상가상 버스가 출발하려 한다. 나를 두고 떠날 줄 알았던 버스가 나를 태우고 떠나려 한다. 다급하게 “여기서 내려요!!”를 영어로 외쳤다. 그때가 되어서야, 신경질을 내며, 받침대를 내려주셨다. 알고 보니 휠체어 자리 바로 옆의 파란 버튼을 눌렀어야 했다.
아무튼, 큰 문제 없이 테이트 모던에 도착했다. 입구부터 특이했다. 1층이 아니라 반지하 느낌의 주황색 전광판이 눈에 띄는 정문을 들어가니 넓고 높은 공간이 펼쳐졌다. 그리고 그 공간에 붉은 천이 휘날리고 있었다. 입구와 완전히 대비되는 공간, 본 적 없는 거대한 붉은 천. 심상치 않은 첫인상이었다. 본격적으로 관람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마르셀 뒤샹의 ‘샘’이었다. 근데 난 그것보다 다른 것이 더 와닿았다.
I am the curator of my own misery.
*벽면의 글귀, 그리고 바닥에 놓인 다섯 개의 푸른 펜.
나는 이 작품을 본 순간 혼을 빼앗겼다. 한동안 핸드폰의 잠금화면으로 설정해둘 정도로 말이다. 사실 꽤 오래전부터 그림보다 글에 더 자주 혼을 빼앗겼다. 더 현대와 DDP의 미술 전시회를 구경했을 때도 그림보단 설명하는 글이 더 와닿았다.
글을 더 좋아하게 된 건 3학년 2학기에 들었던 정민 교수님의 ‘문학 텍스트의 상징 재해석’ 강의 덕이다. 매주 시, 한시, 그림, 광고 등을 읽고 비평문을 쓰는 수업이었다. 말 그대로 매주 읽고, 매주 썼다. 혹독한 쓰기와 발표, 그리고 지명 덕에 작품 속 숨겨진 의도를 찾는 재미,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문장을 쓰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이후로는 나도 모르게 작품의 의도와 작가의 마음을 찾아 읽으며 문장으로 바꾸는 것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래서, 어쩌면 그 결과, 미술관에서도 글을 찾는 사람이 되었다.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작품은 영화였다. 어두운 방, 삼 면의 모니터에서 같은 영화가 재생되고 있었다. 그런데 앞면은 날씬한 모습, 옆면은 뚱뚱한 모습의 주인공이 흐느끼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들에게 한참을 둘러싸여 있었다. 그렇게 몇 개의 작품을 더 둘러보고 버로우마켓으로 향했다.
영국은 골목 하나하나가 작품이었다. 차도와 인도를 잇는 낮은 방지턱, 벽돌 건축물, 벚꽃 나무 아래 나란한 자전거들. 지도와 거리를 번갈아 보느라 턱이 빠지는 줄 알았다. 특히 놀랐던 건 한 그루의 풍성한 벚꽃, 그리고 대문에 셰익스피어의 현판이 걸린 건물이었다. 사실 그 건물은 놓칠 뻔했는데, 마침 그 앞을 지나던 여행객 모녀 덕분에 덩달아 걸음을 멈췄다. 영국은 우연히 다다른 곳조차 아름다웠다. 마지막으로 커다란 셰익스피어가 해골과 깃펜을 들고 있는 벽화를 지나니 더 샤드가 보였다. 목이 뻐근하긴 했으나 잠실 같다는 인상은 변하지 않았다.
도착한 버로우마켓은 입구부터 번잡했다. 커다란 현판을 올려 보니 때마침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떠남과 머무름이 공존하는 사진을 시작으로 마켓에 입성했다.
귓가를 스치는 다양한 언어, 눈과 코가 즐거운 각종 향신료와 음식들. 우리는 어느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바쁘게 굴러다녔다. 하염없이 걷다 보니 유명하다는 해산물 빠에야 가게였다. 소문대로 엄청나게 긴 줄 뒤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팀장으로 보이는 요리사 아저씨가 시식을 권유했다. 이런 기회는 또 놓칠 수 없기에 얼른 다가가 홍합 하나를 입에 넣었다. ‘역시 괜히 소문난 곳이 아니구나,’를 느끼고 다시 돌아가려는데 대뜸 우리 주문을 먼저 받았다. 한국인에게 새치기라니. 순간 당황해서 주위를 둘러봤는데, 알고 보니 여기가 두 번째 줄이었다. 덕분에 얼른 주문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릇으로 옮기던 중 팀장 아저씨의 팔에 걸려 반이 엎어졌다. 더 웃긴 건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그 2배를 더 넣어주셨다.
맛은 두말할 것도 없고, 양도 대단했다. 가리비, 새우, 홍합과 녹색 콩, 그리고 짭짤한 간이 잘 스민 긴 쌀. 수저가 나무였다는 것만 빼면 정말 환상적인 한 끼였다.
다른 여행객들과 한쪽 구석에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마치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처음 보는 향신료, 커다란 트러플과 치즈. 중앙에 형성된 계단형 식사 장소. 특이하고 맛있어 보이는 것들을 지나 유명하다는 딸기 초코를 사 먹었다. ‘와. 이게 유럽 초콜릿이구나,’를 혀 저리게 느꼈다. 입에 넣자마자 눅진하게 들러붙는 단맛이 정말 삼키기도 아까울 정도였다. 숟가락에 붙은 초콜릿을 끝까지 다 빨아 먹은 후에야 마켓을 나왔다. 지금 생각해도 입맛이 다셔진다. 또 먹고 싶다. 아, 또 가고 싶다.
마켓을 나오니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아쉬운 시간이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더 샤드 전망대는 구경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입구를 찾아 나섰다. 눈앞의 입구를 보고도 몰라 한 바퀴를 삥 돈 건 비밀이다.
간신히 찾은 입구에서 티켓을 사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전망대는 68층, 72층, 74층에 있었다. 그중 68층에는 바가 있었다. 논알콜 로제와 화이트 와인이 있길래 고민도 하지 않고 둘 다 주문했다. 그랬더니 직원분이 탁월한 선택이라며 엄지를 올려주셨다. 자기는 로제가 더 좋다는 스몰토크까지 곁들이니, 와인이 더욱 달게 느껴졌다. 딸기로 만든 하트는 덤이었고 말이다.
창가에 서서 와인을 홀짝이며 한참을 내려다봤다. 누가 영국은 날씨가 안 좋다고 했던가. 유난히 쾌청한 하늘은 런던의 모든 것을 가감 없이 선보였다. 웅장한 타워 브리지와 그 아래를 지나는 커다란 배와 장난감 같은 건물들. 잔잔하게 부서지는 물결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74층의 커다란 구멍과 벽이 뻥 뚫린 화장실을 뒤로 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우리는 런던교 역에서 지하철을 탈 예정이었다. 런던교 역은 지상은 기차가, 지하는 지하철이 다니는 커다란 역이다. 그런데 길 찾기를 지하철 경로로 해두고 지상으로 올라가 직원분에게 플랫폼을 물어보니
“아 지하철은 다른 역 가야 해.”
라며 내려가란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이미 카드를 찍고 들어왔다는 점이다. 파파고와 함께 직원한테 물어보니
“카드를 안 찍었으면 내가 나가게 해주는데, 찍었으면 돈을 내야 해. 안 그러면 최대치 벌금이 빠져나갈 수 있어.”
란다.
하는 수 없이 플랫폼에 들어가자마자 또 찍고 나온 사람이 되었다. 여차저차 안내받은 역으로 갔는데 이번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단다. 이번에는 카드를 찍기 전에 다행이었다. 다행은 무슨. 다시 길 찾기를 해보니 런던교 역 지상에서 다니는 기차가 세인트크로스역을 간단다. 와! 이게 무슨 배신인가. 처음에 만났던 직원이 설명을 좀 똑바로 해줬으면! 하면서 그 직원이 없는 다른 개찰구로 들어갔다.
어쨌든 탔다. 막무가내로 오른 곳이 퍼스트 클래스 칸이었고, 열람고 닫힘 버튼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역과 기차의 간격이 KTX보다 높다는 것이다. 우리는 문이 열리자마자 휠체어를 벽으로 밀어 버리고 재빨리 내리는 기행을 벌였다. 뭐, 안 다쳤으면 된 것 아니겠는가.
역은 웅장했다. 그래, 웅장 그 자체였다. 높은 천장을 덮은 곡선의 철제. 그 틈으로 내리쬐는 햇빛. 구석구석에 포진된 해리포터 굿즈들. 특히 광장을 비추는 커다란 시계탑은 다시 봐도 장관이었다. 런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빨간 공중전화 부스를 지나니 런던 도서관이 있었다. 책을 읽을 수는 없어 카페와 기념품 가게만 구경한 게 아쉽다.
숙소에 도착한 우린 기념품을 정리하고 저녁을 먹었다. 버스에서 가져온 신문, 테이트 모던에서 산 고양이 볼펜, 더 샤드에서 구매한 에코백과 2개의 노트. 살 땐 많았는데 넣으려고 보니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게 감자칩과 초코우유로 영국에서의 둘째 날을 마무리했다.
셋째 날은 쇼핑 데이다. 집에서는 11시 넘게까지 떠지지 않는 눈이 여행만 떠나면 6시부터 번쩍 뜨인다. 그렇게 6시에 일어나 7시에 조식을 먹으니, 관광지가 문을 여는 10시까지 시간이 붕 떠버렸다. 이 틈에 아이패드로 LCK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영국까지 와서 게임 중계를 보니 친구들이 어이없다며 비웃기도 했다.
또 같은 조식을 먹고, 전날의 불친절한 버스 기사 생각에 벌벌 떨며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이 중간의 기록이 전혀 없다. 기억을 조금씩 더듬어 보니 기우였던 것 같다. 아무튼 오늘의 목적지는 리버티 백화점. 목조로 지어진 특별한 백화점으로, 1875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영화 ‘크루엘라’에서 본 곳이라 더욱 설렜다. 실제로 보니 더욱 웅장했다. 가운데가 뻥 뚫린 구조, 나무로 된 기둥과 자유분방한 진열대까지. 특히 엘리베이터의 층수가 디지털이 아닌 점이 가장 신기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그릇에 층수가 적혀있고, 화살표가 그어진 나무 구슬이 중앙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역시 런던은 작은 것 하나 빠짐없이 아름다운 곳이다.
밥은 먹었지만, 영국의 에프터눈 티는 참을 수 없다. 우리는 조금 둘러보고 곧장 4층의 찻집으로 향했다. 입구에서 기다리니 직원의 안내로 자리에 앉았다. 원형 테이블에 앉아 레몬 향이 난다는 티를 주문했는데, 족욕 할 때 맡았던 쑥 냄새가 나서 조금 놀랐다. 그래도 맛은 있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영어를 들으며 글도 조금 썼다. 더 샤드에서 산 펜과 노트로, 영국 에프터눈 티를 마시며, 사방에서 들려오는 영어를 배경음으로. 정말 꿈만 같았던 시간이었다.
차를 다 마시고 본격적인 쇼핑을 시작했다. 예쁜 자켓 하나 정도는 무조건 사겠다고 결심했기에 꼼꼼하게 둘러봤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조금 예쁘다 싶은 건 몽땅 백만 원이 넘었다. 너무 슬펐다. 기둥에 세워진 나무 동물상들과 가죽으로 만들어진 동물들을 보며 향수라도 사기 위해 아래층으로 향했다.
브랜드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언뜻 들어본 킬리안이 있어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랬더니 ‘BORN TO BE UNFORGETTABLE’이라고, 코카콜라 향이 나는 향수를 강력 추천해주셨다. 시향을 해보니 담배나 술 냄새만 나던 것들과 달리 확실히 상쾌했다. 그러나 비행기를 타고 가기에는 용량이 너무 컸다. 어쩔 수 없이 사진만 찍고 가려 하니 면세점에 있다는 소식과 함께 샘플을 하나 받았다. 공항에서 사면 되겠지 싶었는데, 4 터미널에 있단다. 나는 5 터미널인데. 결국 못 샀다, 젠장.
구경을 다 마치고 포트넘 앤 메이슨으로 향해 걸었다. 그 길에 엄청나게 큰 Hamleys 장난감 가게를 들렀다. 입구에서부터 직원분들의 비눗방울 총 세례를 받으니 묘하게 기분 좋았다. 묘하게 납작해진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들, 그것보다 더 이상하게 생긴 해리포터와 다양한 크기의 패딩턴 인형들. 구매하진 않았지만, 간만에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포트넘 앤 메이슨가 가까워지니 녹색 입구가 눈에 확 들어왔다. 번잡한 내부를 뚫으며 이것저것 구매했다. 차뿐만 아니라 과자와 초콜릿, 그리고 주전자와 잔들이 무척 예뻤다. 내부 사진이 없는 걸 보아 구경하느라 시간을 다 보낸듯하다. 쇼핑을 마치고 나오니 근처에 1797년에 열었다는 서점이 있었다. 사진을 찍고 있던 관광객 무리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것이다. 또 근처에 맛있어 보이는 빵집이 있었다. 다시 생각해도 먹고 올 걸 그랬다.
그렇게 또 걸어 피카딜리 서커스에 도착했다. 복잡하지만 잘 정돈된 도로. 형형색색의 전광판과 빨간 이층버스.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누군가와 그를 둘러싼 인파들. 영화 속 한 꼭지에 빠져든 기분이었다. 점심은 그 유명하다는 파이브가이즈로 정했다.
줄을 서서 메뉴를 정하고 마침내 주문했다. 세트 하나와 단품 버거 하나를 주문했는데, 받고 보니 채소 하나 없는 치즈버거였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취향에 제대로 맞았다.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지독하다고 혀를 찼는데, 나는 약간 억울하다. 파이브가이즈는 토핑을 커스텀하지 않는가? 그래서 토핑 표를 보여주길래 "그냥 더 넣지 말고 주세요."라 했는데 그게 아예 안 넣고 줄 줄은 나도 몰랐다. 오히려 좋았지만 말이다.
완전 안쪽에 앉았다가 파이브가이즈의 상징인 음료 기계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나는 마음으로 음료를 고르는데, 직원분이 소리를 질렀다. 아뿔싸, 테이블에 핸드폰을 두고 왔다. 바로 옆이기도 했고, 너무 신난 나머지 잊고 만 것이다. 직원분의 "야! 이거 여기 두면 안 돼!"라는 꾸중이 그렇게나 기분 좋았다.
그렇게 배도 마음도 부른 식사를 마치고 다시 걸었다. 퀄리티가 별로인 해리포터 굿즈샵을 지나 다시 대영박물관에 도착했다. 미라와 벽에 조각된 석상을 보며 “이걸 가져왔어?” “벽을 뜯은 거야?” 같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숙소로 돌아와 기념품을 정리했다. 포트넘 앤 메이슨에서 구매한 오르골 케이스의 비스킷은 다음 달 시시싯 엠티에서 나눠 먹었고, 초콜릿 하나는 그 자리에서 먹었다. 그런데 호텔에 냉장고가 없어 나름 머리를 쓴다고 창문 옆에 두었다. 그런데 아차. 바로 밑에 히터가 있었다. 그걸 생각하지 못하다니. 다음 날 보니 초콜릿이 다 녹아 있었다. 다행히 맛은 여전했다.
버스도, 기차도. 무엇 하나 쉬운 게 없는 이틀이었다. 별별 색다른 경험으로 하루하루가 기대되는 영국. 보낸 날보다 보낼 날이 많다는 사실이 마냥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