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레버리지
'레버리지'라는 책은 팟캐스트에서 종종 듣던 말이었다. 다행히 대출을 이용해서 원하는 것을 한다는 투자계에서의 용어보다 더 높은 가치를 얻기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일은 위임한다는 원론적인 뜻을 먼저 접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의미는 몇 달 전 이사에서 빛을 발했다. 약 한 달의 이사 기간 동안 나는 할 수 있는 건 사람 쓸걸... 이란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박스를 주문하고, 밤 시간마다 짐을 정리하면서 그 시간에 놓치는 것들이 자꾸 보였던 것. 몸은 힘들고 커리어가 쌓이지 않는 기분을 느끼는 건 꽤 고통스러웠다. 그리고 다짐했다. 그 책을 꼭 읽고 말리라. 그리고 다음에는 이런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정신없는 시기를 보내고 나서 레버리지라는 책을 보기 시작했다. 30대의 젊은 백만장자가 알려주는 최소 노력의 법칙이라는 설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돈보다는 시간 이야기를 더 하는 책이다. 한정된 시간 동안 어떤 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것이 다르다. 내 경우는 강의나 외주 제작 등의 일과 공부를 병행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일이 들어왔을 때 우선권은 실제로 가치가 발생하는 일에 있다. 그러나 선택 범위 안에 있는 일들 모두가 경제적 가치가 발생하는 경우엔? 다 한다. 대신 집안일과 수면 시간 등을 조정하거나 포기한다. 아마 일이 더 많아지거나 가치들이 더 높아지면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그러나 일이 들어오면 우선 합니다. 진지합니다.) 어떤 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귀중한 시간이 쓰이기 때문에 우선순위나 어떻게 위임할지를 지정해야 한다.
오며 가며 들은 말인데, 회사원 마인드라는 것이 있다. 모든 일을 내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일을 위임하지 못하고 결국 손해를 끌어안는 것이다. 위임한 일이 내가 한 것만큼 만족도가 높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로 인해 내가 번 시간 동안 더 가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곳에 적절한 사람에게 위임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 책을 읽을 때,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적고 오랜 시간 동안 대기해야 하는 일을 하는 기간이었다. 그래서 더 절절하게 와닿은 것 같다. 목표와 비전을 세워야 레버리지에 대한 규칙이 생기기에 우선 이것부터 해내 보기로 했다.
스스로가 교육이나 지식에 집중하고 있는 터라 어떤 책이든 관련 내용이 있으면 꼭 체크해보고 있다. 다행히 현재 보고 있는 모든 책에서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배우는 것에 집중하는 건 꾸준히 가지고 갈 비전인 듯.
이 문구에서 예전에 보냈던 회사 생활이 생각났다. 남들은 점심시간이 유일한 자유시간이라고 하지만 내게는 똑같이 템포를 놔야 하는 점심시간이 부담이었던 것 같다. 밥 먹는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건 프리랜서로서 몇 안 되는 특권이다.
처음 읽기를 시작했을 때 다른 사람에게 내가 힘든 것을 위임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는데 따지고 보면 나도 타인에게 레버리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레버리지를 이용해서 꽤 오랫동안 꾸준히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