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를 편집할 때 알아둬야 할 것
Cover: Photo by PNG Design on Unsplash
대학생활을 시작했던 2006년 즈음 IT와 프레젠테이션을 주무르던 하나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자기가 세운 회사에서 쫓겨났다 다시 돌아와 엄청난 성장을 만들어낸 뛰어난 기업가이자 프레젠터.
그의 이름은 서점의 한 곳을 거의 점령하다시피 했고 열정적인 발표를 꿈꿨던 우리 같은 대학생들은
당연히 그처럼 발표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죠.
빈 슬라이드에 두꺼운 두께의 글자와 숫자가 최고의 미덕이었던 그 시기,
저는 자료의 퀄리티보다 말을 잘 하는 데 신경 쓰기에 바빴습니다.
물론 그 시간들을 후회하는 건 아닙니다. 덕분에 저는 팀 과제에서 파워포인트를 다루는 것보다 발표하는 게 더 좋은 사람이 되었고, 졸업 후에도 말하는 능력으로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다만 프레젠테이션은 발표자의 '연출'이라는 것에 얽매인 덕에 실무에서 문서처럼 쓰이는 파워포인트를 본 순간, 저 수많은 텍스트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의 늪에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슬라이드에 넘치는 정보를 일일이 이미지나 도형으로 표현하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구요.
텍스트가 많으면 줄이면 되잖아요?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그러나 기획하는 사람과 자료를 디자인하는 사람, 발표하거나 보고 하는 사람이 다른 실무 상황에서
텍스트를 줄이거나 늘린다는 건 많은 상황 파악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파워포인트 작업을 할 때 텍스트에 반드시 하는 작업을 알아보려 합니다.
*텍스트를 줄여서 내용을 시각화하는 방법에는 대표적으로 도식화가 있죠. 한방에 몰아 쓰기엔 아까워서 야금야금 내놓을 테니 기대하세요.
우선 많이 사용하는 폰트부터 설명하자면.. 딱히 정해진 건 없습니다. 제 경우엔 이전에 알게 된 KoPub 계열의 서체를 주로 쓰고 있긴 하거든요.(요즘은 좀 더 다양한 폰트들을 시도하고 있으나, 빈도는 이 서체가 가장 높습니다.) 무료이자 영리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폰트들 중에 이것저것 사용해 보려고 애쓰고는 있습니다.
한 슬라이드 안에서는 같은 폰트를 사용합니다. 폰트 파일들을 살펴보면 같은 폰트인데도 Bold, Medium, Light처럼 다른 단어들이 붙는 경우가 있죠. 이것을 같은 성을 가진 다른 이름의 서체들이라고 해서 폰트 패밀리라고 합니다. 두껍게 디자인된 Bold서체는 제목이나 강조하는 부분에, 얇게 디자인된 Light서체는 본문에 사용하죠.
텍스트에 붙는 옵션인 그림자나 굵게 등은 쉽게 읽기 어려우므로 가능한 사용하지 않습니다. KoPub 서체 외에도 네이버 사이트에서 개발한 나눔 계열의 서체들이나 두께가 다양한 에스코어 드림 계열의 서체를 사용하곤 합니다.
01. 한국 출판인회의, KoPub 서체: http://www.kopus.org/Biz/electronic/Font.aspx
02. 네이버, 나눔 글꼴: https://hangeul.naver.com/2017/nanum
03. (주)에스코어,에스코어 드림 폰트: https://www.s-core.co.kr/company/font/
04. 괜찮은 서체들 좀 추천해주세요...
아무리 신경 쓴 배경이나 도형이 있다고 해도 검은색의 글자가 놓이면 뭔가 균형이 안 맞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만큼 검은색의 힘이 강하므로 텍스트의 색은 검은색을 피하는 것이 좋아요. 가장 추천하는 색의 계열은 진회색 계열로, 본문에서는 진회색만큼 어울리는 색이 없습니다.
만약 제목이나 강조할 텍스트의 컬러를 고민한다면 미리 설정한 템플릿에서 해결법을 찾읍시다. 같은 슬라이드에서 사용된 색을 기준으로 하되 같은 계열의 좀 더 어두운 색을 선택하면 웬만한 제목이나 강조에 필요한 색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한글은 영문에 비해 글자의 간격이 넓게 설정되어 있는 편입니다.
텍스트 사이의 간격들이 넓다 보니 텍스트가 차지하는 공간도 넓어지고, 띄어쓰기라도 들어가면 단어 사이사이에 필요 이상의 여백이 들어가므로 집중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의 디자인 작업에서는 텍스트의 자간을 줄여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한다. [글꼴] 메뉴에 있는 '문자 간격'을 '좁게'로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폰트나 크기에 따라 세부적으로 값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글자 사이뿐 아니라 줄과 줄 사이의 간격도 조정합니다. 이것은 [단락] 메뉴에서 해결할 수 있는데요. [단락] 대화 상자의 [단락 앞]을 6pt로 설정해 놓으면 문단과 문단 사이는 Enter, 줄과 줄 사이는 Shift+Enter로 구분해서 문단과 단순한 줄 구분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보는 사람들이 텍스트 간의 정보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데도 도움을 주는 스킬이구요.
텍스트 편집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생각보다 까다로울지 모르겠지만 이게 기본적인 텍스트 편집 방식입니다.즉, 슬라이드에 들어가는 텍스트들마다 이런 작업이 들어갑니다. 이쯤 되면 이번 브런치의 제목을 생각하게 될텐데요.
과연 글자가 많아서 내 디자인이 별로인 걸까요?
그럼 저는 다음에도 더 도움 되는 자료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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