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토그램을 그리려면
Photo by Filip Bodlak on Unsplash
오늘은 픽토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실무에서는 픽토그램을 직접 그릴 일이 많지 않습니다. 이건 픽토그램을 자주 쓰지 않는 현재의 제 디자인 스타일 때문인데요-적절한 픽토그램을 찾고 저작권을 표시하고 파워포인트 용으로 편집하는 것보다는 도식화나 그래프, 텍스트로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픽토그램을 써야 할 때는 파워포인트의 '아이콘' 메뉴를 그나마 쓰고 있어요.)
이렇게 장단점이 있는 픽토그램이지만 수많은 인포그래픽이나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자료에 들어가면 전문가가 만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픽토그램을 직접 그리다 보면 다루려는 개체의 특징이나 놓치기 쉬운 것들을 한번 더 챙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빠르게 작업을 해야 하는 실무 디자인에서는 놓칠 수 있는 부분인데, 운 좋게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픽토그램 강의가 들어와서 이 참에 제가 배우는 계기도 될 수 있었죠.
눈에 보이는 개체들을 픽토그램으로 만들기 위해선 그 개체를 제대로 보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가지고 픽토그램을 그리는데 필요한 조건을 파악해 보죠.
자전거를 나타내는 픽토그램을 그려봅시다.
여기서 중요한 건 프로그램 전에 손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겁니다.
자전거는 두 개의 큰 바퀴와 안장, 손잡이, 체인, 프레임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또한 손잡이가 가는 방향대로 직선 혹은 곡선으로 움직입니다.
이 중에 생략해도 크게 상관없는 부분이 어딘지 파악하고 지웁니다.
그리고 내가 가진 프로그램의 어떤 도형과 기능으로 그릴 수 있는지 파악합니다.
이 방식을 쓰면 대부분의 픽토그램들은 쉽게 작업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픽토그램으로 그려봅시다. 저는 '인터넷'을 예로 들었습니다.
인터넷은 손에 잡히지 않고, 냄새도 없고, 형태도 없죠. 그럼 어떻게 픽토그램으로 표현해야 할까요?
인터넷으로 인해 움직이는 것들이나, 흔히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곳의 사인을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요?
여기까지 했을 때 여러분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있다면 그게 바로 대표적인 상징입니다.
픽토그램 제작은 개인적인 개성이 발현되는 것이 물론 좋지만, 다른 사람이 한 번 보고 이해를 못 할 정도로 난해한 형태면 곤란합니다. 어디까지나 픽토그램은 설명하는 사람이 없어도 한 번에 어떤 내용인지 알아야 하는 것 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대중성은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한번은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픽토그램 제작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서로 의견을 묻거나 논의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는데요.
예를 들어 '쓰레기 투기 금지'라는 픽토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쓰레기' '투기' '금지' 이렇게 세 가지 단어로 나뉘어 각자를 표현하는 도형들을 합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쓰레기는 검은색의 봉투 덩어리로, 투기는 쓰레기통 옆에 쓰레기봉투를 놓는 것으로, '금지'는 우리가 흔히 공유하고 있는 금지 사인(붉은색 원을 가로지르는 바로 그 도형 말이죠)으로 표현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작업하는 픽토그램에는 다양한 질문이 필요하고, 이것들을 내가 가진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는데도 다양한 질문이나 쪼개서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하나하나 그리는 것 자체가 도전이기 때문에 재미있는 작업이긴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작업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럼 저는 다음에도 더 도움 되는 자료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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