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리를 차지해 시간을 보내며 전기와 와이파이를 야금야금 쓰고 있다.
세상엔 다양한 곳에서 작업하는 프리랜서들이 있다. 집에서 장비들을 갖춰 놓고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판을 넓혀서 다른 나라를 여행하며 일하는 사람도 있다. 내 경우는 집과 카페, 강의장 등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일하는 편이고, 그 중에서 혼자 작업하는 성격의 것은 주로 카페에서 처리한다.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유달리 바빴던 올해,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쳐냈다. 통장의 숫자가 바뀌고 직장인들에 비해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안정감을 위해서는 무리를 해야 했다.
쓰는 돈을 절약하고 일을 좀 줄이면 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이 생각이 말도 안되는 건 일을 줄이지 못하는 내 성격과 이미 도무지 줄일 수 없는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카페가 그렇다. 카페에서는 돈을 아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곳에서 강의와 개인 작업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지라 꾸준히 음료나 식사를 주문하며 이 공간을 쓰고 있다는 티를 내야 한다.
실제로 카페에서 얼마만큼의 돈을 쓰고 있는 걸까. 지출 비용을 확인해 보고 싶어서 2019년 9월 카페 이용 비용을 찾아봤다. 지인과의 약속 차 사용한 것을 제외하고 오로지 일하는 용도로 카페에서 쓴 비용은 132,500원. 이 비용으로 나는 카페라는 공간의 한 자리를 차지해서 시간을 보내고 콘센트의 전기와 와이파이를 야금야금 쓰고 있는 것이다. 월세가 따로 없다. 김영하 작가는 알쓸신잡에서 카페를 초단기 임대 사업이라고 언급했는데 프리랜서는 매일 임대계약을 갱신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