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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EN Mar 31. 2020

(짧은 글)이번 봄도 오나 보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몇년 전 봄, 나는 마당 한쪽에 걸터앉아 펑펑 울고 있었다. 


국가적으로 큰 사건이 생기면 경제가 위축되고 필수적이지 않은 일들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6개월동안 똑하고 끊겨버린 일과 이 생활을 버티기 힘들다는 생각에 전화를 붙들고 말도 안되는 변명을 늘어놓았던 밤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생활을 바꿔놓은 이후로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어린 연락을 받는다. 프리랜서이자 강의를 위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 사람이 모이지 못하면 바로 타격을 입는 사람들. 그 중 하나라서 지금쯤이면 많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나보다.


흠.. 결론부터 내리자면 아직은 버틸만 하다. 

다른 사람들보다 돈을 많이 벌어서는 절대 아니고,  위축되는 시기에 익숙해졌을 뿐이다.

게다가 지금은 나 혼자만, 프리랜서여서 힘든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멘탈에 면역이 생긴게 아닐까.




길어지는 자택근무에 단골이 된 동네카페에서 달고나 커피를 사왔다. 차마 400번 저어서 만들바엔 다른 일을 하는게 더 나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봄이라고 드는 햇볕을 무시하기 싫어서 마당 한 편에 잠시 앉았다. 

몇년전 펑펑 울었던 바로 그 자리에서 올해 봄도 오나보다... 잠시 멍을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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