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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EN May 20. 2020

프리랜서 재난지원금을 신청했다

서울시 코로나19 피해 프리랜서 '특별 지원금' 접수 후기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재난은 나 같은 프리랜서에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사건들 중 하나였다. 사람들 간의 만남이 줄어들고, 상반기 때 지정되었던 강의가 미뤄지거나 취소되며 한창 연초의 비수기를 메꿔야 할 봄의 작업들이 멈춘다. 찬 바람에 웅크리고 버티는 펭귄들을 생각하던 그때 프리랜서들을 대상으로 지원금 신청을 받는다는 반가운 연락을 받았고 몇 번씩 홈페이지들을 왔다 갔다 한끝에 서울시 프리랜서 특별 지원금 사이트를 찾을 수 있었다.

+) 오늘의 포스팅은 재난지원금 접수를 완료한 시점에서 쓴 것이지만 무조건 지원금을 받는 건 아니라고 한다. 이후에 보완 서류를 내야 할 수도 있고 아쉽게 지원 대상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조금은 막막했던 과정을 풀어낸 것이니 가볍게 보시되 신청을 생각하는 분들은 이번 주 금요일(5월 22일) 오후 5시까지 방문/이메일 접수하시길. 



우선 이렇게까지 포스팅을 하게 만든 이유를 써야겠다. 아래 링크에서 필요한 서류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기본 서류만 10종류다.

http://news.seoul.go.kr/economy/archives/507149?tr_code=sweb


서울시 제공 서식 채우기

이 중 연번 1,3,9,10번의 서류는 바로 다운로드해서 쓸 수 있다. 서류가 많으면 기본적으로 귀찮아지고 무서워지는 게 프리랜서의 심정이지만 어차피 받겠다고 생각했으니 받을 건 받자. 참고로 다운로드하면 서식 1,3,4,5로 지정이 되어 있으니 서울시 제공 서식은 이렇게 체크해 놓으면 된다.


서울시 제공 서식을 조금 자세히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주위에서 서류가 많다고 놀라길래 이렇게 설명해 줬다. 서류 자체들은 작성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은데(이름 쓰고 사인하는 수준) 서식 3번이 조금 까다롭다. 내 경우 지속적으로 계약해서 근무하는 형태가 아닌 단기적으로 소득이 생기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소득 감소 확인서로 진행했는데, 근무지가 있을 경우 일을 하지 않았다는 사업장의 확인서를 챙겨보는 것도 방법이다.


서식 3-소득 감소 확인서 부가 서류 만들기

성수기와 비수기가 극명한 프리랜서 소득구조의 특성상 2020년 1,2월의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할지, 2019년의 월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할지를 정한다. 특히 2019년 월평균 소득은 홈택스의 원천징수영수증 조회로 모두 출력/평균가로 계산할 수 있다. 

그럼 소득은 어떻게 증명하나. 

내 경우 외주 제작을 통해 돈이 입금되는 계좌, 플랫폼 사이트를 통한 노동을 통해 돈이 입금되는 계좌가 다른데 이 두 곳의 입금내역을 모두 출력해갔다. 입금 금액은 따로 표시했다.


외주의 경우 한 프로젝트에 금액이 나뉘어서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서 지불 확인서 형태로 서류를 따로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자유 형식이므로 적절한 양식들을 인터넷에서 찾아서 작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업이 제일 오래 걸렸다ㅜ.ㅜ 여러분은 저처럼 인쇄 잘못해서 왔다 갔다 하지 마세요;;


나머지 서류들

2 특수고용 및 프리랜서 자격 확인 서류

내 경우 활동하고 있는 플랫폼 사이트에 요청해서 위촉 증명서 형태로 서류를 따로 받았다. 플랫폼 노동자를 대상으로 해준 서울시에 감사. 덕분에 증명이 쉬웠다.


4 건강보험 자격 확인서

5 가구원 전체 건강보험료 납부 확인서 

둘 다 국민건강보험 공단 지사 가서 직접 발급받음(저는 프린터가 없어서 준비가 좀 더 길었습니다.) 

4번 건강보험 자격 확인서를 '건강보험 자격득실 확인서'로 잘못 받아왔는데, 다행히 내가 등록한 구청에 무인 발급기가 있어서 바로 받을 수 있었다. 확인해보니 원래 국민건강보험 공단 지사에서도 받을 수 있는 서류라고. 보험공단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은데 여러분은 자격 확인서 꼭 확인하시길. 


6 주민등록등본

주민센터에서 어렵지 않게 발급. 그런데 요즘 주민센터 분들이 재난지원금 관련 사항 때문에 많이 바빠 보이십니다. 여유 있게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7 고용보험 자격 이력 내역

근로복지공단 사이트에서 pdf 로도 저장 가능해서 수월하게 발급. 프리랜서 오래 하다 보니 예전 직장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잠시 추억에 잠길 뻔. 공인인증서 등록은 필요합니다.


8 통장사본

프리랜서들은 통장사본 보내는 게 원체 익숙해서;; 저는 컴퓨터에 따로 저장해 두고 있습니다. 바로 프린트 고고.


접수

메일 접수의 경우 요일제가 적용되므로 본인의 출생연도 끝자리에 맞는 요일에 메일을 보내야 함. 메일 주소도 요일별로 다르기 때문에 꼭 확인하고 보낼 것. 

나는 오늘 오전에 구청 가서 바로 접수. 본인 주소지의 구청(정확히는 일자리 관련 부서)으로 가야 접수 가능하다. 내가 갔을 때도(20일 오전)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확인하는 분들이 계신 걸 보니 마지막 날에 많이 몰리겠다 싶었다.

몇 가지 물어본 바로는

-서울시 프리랜서 관련 지원금을 받을 경우 정부의 프리랜서 대상 재난 지원금에 영향을 끼친다. 현재 기준으로 정부의 프리랜서 대상 재난 지원금은 월 50만 원씩 총 1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으나, 서울시의 재난 지원금을 받을 경우(50만 원) 나머지 금액인 100만 원을 정부에 신청할 수 있다. 결국 150만 원이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인 셈. 대신 서울시의 프리랜서 대상 재난 지원금 신청 관련 서류는 서울시 서류보다는 조금 적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건 추측이라 확실하지 않으므로 일단 서울시부터 신청을 하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서울시의 예산이 한계가 있으므로 서울시 내의 모든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가 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소득 순으로 제공된다고 하는데 괜히 받아도 슬프고 못 받아도 슬프겠다 싶더라.

- 보완 사항이 있을 경우 신청일인 22일 이후에도 관련 연락이 올 수 있다. 외주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관련 연락을 열린 마음으로 받자.

- 접수해 주시는 공무원들은 기본적으로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일을 처리해 주시는 분들이다. 마음은 급하고 힘들겠지만 가능한 오류나 꼬이는 일이 없도록 서류는 깔끔하게 정리해 가자. 이 포스팅을 쓰는 이유기도 하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동안 이런 비수기에 지원을 받아본 적이 없고 이런 시스템이 마련된 것도 처음이라 여기저기 어려운 부분이나 부딪히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그래도 한번 힘은 내보자. 소속된 것 없는 프리한 몸이지만 이런 시스템이 있구나 느끼는 것도 내겐 꽤 괜찮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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