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를 권리로 아는 엄마

진짜 꼴도 보기 싫고 화나서 미칠 것 같다

by 유별희


아침부터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라서 도저히 진정이 안 된다. 엄마 본인이 필요해서, 본인 치과 가야 한다고 부탁해서 내 차로 태워다 주는 길이었다. 자기가 운전대 잡은 것도 아니면서 왜 조수석에 앉아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건데? 운전하는 사람은 나고, 내 운전 스타일이 있는 건데 왜 본인 방식을 나한테 강요하냐고!


단지 동네 근처 가는 그 짧은 거리에서도 "여기로 가면 더 빠르다", "왜 저기로 안 가냐"라며 옆에서 계속 잔소리에 명령질이다. 막상 엄마 말대로 가봤자 신호 걸리고 더 늦는 경우가 태반이고, 평소에 내가 다니는 길로 가면 훨씬 빨리 도착하는데도 끝까지 자기가 맞다고 우기는 그 태도가 너무 역겹다. 내가 길을 몰라서 안 가나? 운전면허 딸 때 돈 한 푼 보태준 적도 없으면서, 면허 따고 내 차 모니까 마치 내 차가 자기 것인 양, 내가 자기 기사인 양 이래라저래라 하는 꼴을 더는 못 봐주겠다.


더 열받는 건 불과 이틀 전에도 똑같았다는 거다. 엄마가 아는 전도사님 태워드릴 때도, 그 사람 앞에서까지 나한테 이 길로 가라 저 길로 가라 훈수를 뒀다. 남 보기에 얼마나 우스워 보였을까? 운전하고 있는데 옆에서 계속 쫑알대고 신경 긁으니 사고가 안 나는 게 다행일 지경이다. 내가 선의로, 자식 된 도리로 편하게 모셔다드리려고 한 건데 돌아오는 건 짜증 섞인 명령과 무시뿐이다.


그래서 내가 참다 참다 화를 내면 적반하장으로 "왜 화를 내냐"라고 따진다. 본인이 운전자의 집중을 방해하고 무례하게 굴었다는 생각은 눈꼽만치도 안 하지? 엄마는 자식 기분 같은 건 안중에도 없고, 자식은 그냥 자기 맘대로 휘둘러도 되는 소유물로 생각하는 게 틀림없다. 내가 정당하게 불만을 말하면 본인은 기분 나빠서 펄펄 뛰면서, 왜 자식이 상처받고 기분 더러운 건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데?


이런 상황이 반복될 때마다 단순히 운전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옛날에 나한테 줬던 상처와 억압들이 떠올라서 더 미칠 것 같다. 배려를 해주면 고마워할 줄 알고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지, 호의가 계속되니 권리인 줄 안다. 진짜 꼴도 보기 싫다. 진짜, 앞으로 절대 내 차에 태워주나 봐라. 택시를 타고 다니든 본인 차를 끌고 다니든 알아서 하라고 해야지. 아침부터 엉망이 된 내 기분은 어쩔 거야. 진짜 속이 뒤집어지고 화가 안 가라앉는다.

이전 12화가족의 의미, 너와 나는 너무 다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