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쥐어짜지 않아도 나왔던 단어들
창작
창작은 무엇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무엇을 들여다보는 일에 가깝다.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마음속에 있던 조각들을
제자리에 옮겨놓는 과정이다.
한번 막히면
생각이 엉켜서 손을 놓게 된다.
완성을 못 하고 접어둔 글들이 있다.
서랍 어딘가에,
메모 앱 구석에.
그런데 어떤 날은 반대다.
두루마리 휴지를 풀듯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돈다.
그런 날은 주로 혼자 드라이브할 때다.
차창 밖으로 바다가 펼쳐지거나,
잠시 차를 세우고 들어간 편의점에서,
처음 가보는 카페의 낯선 공기 속에서.
"아, 좋다."
마음이 그렇게 느끼는 순간
단어들이 조용히 떠오른다.
창작은 쥐어짜는 일이 아니었다.
마음이 열리는 순간을
그냥 놓치지 않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