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짐을 지는가
어떤 파트너는 참 좋은 사람이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말투는 부드럽고, 분위기를 깨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파트너와 함께
뭔가를 하게 되면
같이 움직이는 사람은 불편해질
때가 있다.
"이건 아닌 것 같아"라는 말에
그저 웃으면서 말을 흐린다.
"좋게 좋게 가자, 문제 될 게 없는데"
듣기엔 부드럽지만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은 말이다.
그 순간 기준이 흐려진다.
심리학에선 이걸 갈등 회피라고 부른다고 한다.
충돌을 피하는 게 아니라,
그냥 미루는 것이다.
결정은 늘 공중에 떠 있다가
같이 일하는 사람 손에 떨어진다.
그 순간부터 이상한 일이 시작된다.
파트너는 여전히 좋은 사람인데,
같이 움직이는 사람은 융통성 없는 사람이 된다.
좋은 사람 증후군.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어서
거절하지 못하고, 기준을 말하지 못한다.
그 결과는 늘 같다.
좋은 파트너는 남고, 책임은 같이 움직이는 사람에게 간다.
"난 그냥 좋게 하자는 거였는데…"
맞다.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좋게'에는 기준이 없다.
기준이 없으면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인다.
어떤 사람에게는 편안함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불공평함이 된다.
이걸 심리학에선 책임 분산이라고 들었다.
누구도 명확히 책임지지 않으면
결국 균형을 잡으려는 사람이
혼자 다 그 짐을 진다.
그 차이를 메우는 사람은 늘 같이 움직이는 사람의 몫이 된다.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어렵지 않다.
웃고, 거절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책임 있는 사람은 다르다.
누군가 불편해질 걸 알면서도
기준을 말해야 한다.
그래서 가끔은
좋은 파트너보다
불편한 사람 하나가 더 필요하다.
그 사람은 그저 말했을 뿐이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결국 필요한 건
좋은 사람이 아니라
기준을 지키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