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양손으로 살아간다
젓가락은 오른손으로 든다.
글씨도 오른손으로 쓴다.
그런데 칫솔은 왼손으로 든다.
머리를 빗을 때도 왼손이 먼저 올라간다.
롱보드를 배울 때 강사분이 물으셨다.
발을 내밀고 옆으로 서서 외나무다리 위에 선다고 생각했을 때 앞으로 갈 편한 발이 어느 발이냐고
나는 당연히 오른발이 편했다.
강사는 내게 '그럼 왼손잡이시니까 구피...'
라고 했다.
뜨개질도 대바늘 뜨기는 왼손으로,
코바늘 뜨기는 오른손으로 한다.
운전을 할 때 핸들을 주로 잡는 건 왼손이다.
팔에 힘을 주어 핸들을 돌려야 할 땐
왼손이 먼저 가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며 운전할 땐
오른손으로 컵을 들고
왼손으로 핸들을 잡는다.
누군가는 묻는다.
"어느 손이 편해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 몸은 이미 역할을 나눠두었다.
정교한 일은 오른손에게,
습관이 된 동작과 힘이 들어가는 일은 왼손에게.
어느 손이 더 중요한지 따지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양손을 다 사용하고 있다.
살다 보면
사람의 마음도 그렇게 움직이는 것 같다.
어떤 날은 앞에 서야 할 때가 있고,
어떤 날은 감정에 힘을 살짝 빼고
침묵해야 할 때가 있다.
나는 오른손잡이도 왼손잡이도 아니다.
그냥 두 손으로 적절히 균형을 잡아가며
살아가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