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자유

by 이작가야

몇 년 전 직접 짠 손뜨개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을 카카오톡에 올려놓았는데

친구들이 하나같이 '예쁘다'며 난리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그때도 이 모자를 보고 예쁘다며

'그래 이제 우리는 모자로 얼굴을 살짝 가려줘야 해 ㅎㅎㅎ'하며

호들갑을 떨더니 오늘도 똑같은 말을 한다.

그래 인정!!

sticker sticker


생각하면 음반도 비슷하다.

1집, 2집, 3집...

새로운 음반이 나올 때마다 설레며 들려줘도

지인들은 '와~ 노래 감성 괜찮은데~~ 새 노래야?"라는

반응을 보인다.

처음엔 살짝 서운했는데 이젠 안다.

내 노래를 기억하든 못 하든 그건 그들의 자유다.

나도 어제 뭘 먹었는지 기억 안 나는 사람이니까~


매번 새 노래처럼 들어주고 '축하해, 좋네'

그 말 한마디 해 주는 게 그들만의 예의고 그 마음이 고맙다.


나는 오늘도 직접 짠 모자로 마음을 살짝 가리고, 글로 하루를 감싼다.

그렇게 조용히 나의 오늘을 지켜낸다.

그게 나의 작은 다짐이자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렇게 예쁘게 하루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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