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는 온도가 있다.
따뜻하게 스며드는 말이 있고,
차갑게 스쳐 지나가는 말이 있다.
어떤 말은 나를 안아주고,
어떤 말은 조용히 등을 돌린다.
그래서 나는 사람의 마음보다 먼저,
그가 쓰는 ‘말의 온도’를 본다.
며칠 전, 내가 좋아하는 초록색 워커를 신고
지인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중 한 분이 나에게 말했다.
“그 신발, 무겁지 않아요?”
나는 웃으며
“아뇨, 무겁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말의 온도는 사람을 정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음을 읽는 단서가 된다.
조심스레 건네는 한마디 속에서
그 사람의 결이 보이기도 하고,
서둘러 뱉은 말에서
피로와 고민이 묻어나기도 한다.
그날의 이야기를 다른 지인들에게 했더니,
“초록색 워커가 좋아 보여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사고 싶었는데 물어보기 멋쩍어서 그런 걸지도 몰라.”라고 말했다.
아...
순간 나의 짧은 생각이 부끄러워졌다.
"내가 뭘 신건 무슨 상관일까"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내 마음이 얼굴을 달아오르게 했다.
나는 늘 말보다 그 안의 온도를 믿는다고 생각해 왔는데,
정작 그 온도를 읽지 못한 건 나 자신이었다.
말은 그 마음의 방향에 따라
따뜻함이 배어나기도 하고,
쓸쓸함이 스며들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역시,
결국은 말의 온도로 느껴진다.
차갑게만 들리던 말에서도
잠시 머문 진심의 온기를 발견할 때가 있다.
그 순간, 마음은 말보다 먼저 다가온다.
그리고 다정함은 그렇게 피어난다.
나는 오늘도 누군가의 말을 들으며
그 온도를 살짝 살펴본다.
잠시 머물러, 그 안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마음의 결을 바라본다.
말의 온도는 단순한 단어의 힘이 아니다.
그 말에는 시간과 마음,
그리고 숨결이 깃들어 있다.
그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순간,
우리는 사람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문득, 내 말에도 시선을 둔다.
내가 건네는 말은 어떤 온기를 품고 있을까.
누군가를 위로하고 있을까,
아니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상처를 남기고 있지는 않을까.
오늘은 내 말의 온도를 살펴본다.
조금 더 따뜻하게, 조금 더 천천히,
마음을 담아 건네고 싶다.
그리고 내 말이 누군가를 찌르는 말이 되지 않기를.
마음은 그게 아니었는데,
오해가 상처로 남지 않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