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들의 품격 1

끝은 늘 조용히 찾아온다.

by 이작가야




사라짐의 법칙


​사라지는 것들은 언제나 소리를 삼킨다.
크게 요동칠 것 같던 순간도, 막아보려 손을 내밀었던 격렬한 순간도, 결국은 아주 작은 틈 사이로 고요히 흘러나가듯 사라져 버린다. 마지막 폭발이 아니라, 미세한 증발의 형태다.




​우리는 가끔 착각한다.
어떤 인연은 오래 머물러줄 것 같고, 어떤 감정은 언제까지나 나와 함께할 것만 같으며, 어떤 사람은 영원히 내 곁에 있을 것만 같다. 사라짐은 늘 남의 이야기라 믿는다.
​하지만 끝은 늘 우리가 예상한 자리보다 한 걸음 먼저 찾아온다.
그리고 가장 극적인 순간이 아니라, 가장 평범한 일상 속으로 누구보다도 조용하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스며든다.




​사라짐에는 세 가지 법칙이 있다.
첫째, 소리 없이 다가온다.
둘째, 흔적을 크게 남기지 않는다.
셋째, 마음 어딘가에 오래 머물러

늦게 아프게 만든다는 것.
​우리는 이 모든 과정이 지난 후에야 깨닫는다.
사라짐조차 사실은 관계와 삶의 피할 수 없는 일부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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