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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아테투도 Dec 29. 2021

혼나지 않고 직장 상사에게 보고하는 법

사회초년생들을 위한 보고의 방법

회사에 취직하고 나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고하는데 쓴다. 보고란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인데,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을 완전히 알 수 없기에 보고는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이다. 사회초년생은 실수가 잦을 수밖에 없으며, 실무 감각도 연차가 쌓인 직장인에 비해 한참 모자라다. 특히 직장 상사한테 보고할 때 많이 깨지는 게 일상 다반사다. 이유가 뭘까? 교육과정에서 직장에서 보고하는 법을  단 한 번도 알려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내가 지금까지 겪어보고 깨달은 사회초년생 보고의 방법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1. 보고는 논리적이어야 한다.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인간은 정말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런 사람들이 한 데 모인 곳이 직장이다.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데, 대부분의 이유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생기는 오류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오류는 서로가 가진 생각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발생한다. 자 그러면, 정보의 비대칭성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생각을 상세히 상대방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하지만 일일이 한 사람씩 찾아가서, 내 생각에 대해 30분간 이야기한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자주 보지도 못하는 직장 상사나 대표한테 찾아가서 오랜 시간을 붙잡아 보고한다면, 상대방은 으레 화를 내기 십상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회사에서는 서로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 문서로 보고를 하는데, 문서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논리이다. 논리란 크게 2가지 방식이 있다.



첫 번째는 연역적 논리이다. 연역적 논리는

(이론-> 가설 -> 조작화 -> 관찰 -> 검증)의 과정을 거친다. 또한, 삼단 논법식 전개 방식을 취하는 데 아래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1. 모든 사람은 죽는다.

2.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3. 고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사람은 죽는다는 이론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란 인물은 사람이다. 위의 이론대로 생각해보면, 소크라테스란 인물은 사람이기에 죽는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연역적 논리 방식이다. 연역적 논리 구조는 가장 기본적인 논리 구조다. 앞 단계와 뒤 단계가 물 흐르듯이 이어진다.





이 논리구조로 설명한다면, 듣는 이는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다시 아래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어쩔 수 없이 소비자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다. 보고서에서 쓴 논리의 구조는 아래와 같다.



1. 원자재 값이 오르면 물건 값이 오른다(이론)

2. 원자재 값이 올랐다.

3. 원자재 값이 오르니, 물품을 제조하는데 비용이 늘어나 마진이 줄어들었다.

4. 마진이 줄어드니, 수익률이 줄어들어 이익이 나지 않는다.

5. 이익이 나지 않으니, 고정비를 감당하기 힘들다.

6. 현재 시장의 상황에서, 회사가 물건 값을 올려도, 시장의 지위가 흔들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7. 이에 따라 소비자 가격을 올려, 회사의 수익성을 강화해야 한다. (결론)



자 이 과정은, 원자재 값이 오르면 물건 값이 오른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논리적인 과정을 거쳐 판단을 진행했다. 보고서에 내 논리의 과정이 적혀있으니, 듣는 이가 완전히 수긍할지는 모르지만, 생각이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된다. 하지만 논리의 과정 없이 다짜고짜 '원자재 값이 올랐으니, 물건 값을 올려야죠'라고 말한다면 과연 어떤 상사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자 두 번째 논리 방법은 귀납적 논리이다.


귀납적 논리는 현상으로부터 이론을 도출한다. 바로 예시로 들어가자



1. 물건값이 올랐다. (현상)

2. 왜 물건값이 올랐지? (관찰)

3. 세부 항목을 파악해보니, 마진율이 줄어들었다.

4. 마진율이 줄어든 이유를 찾아보니, 원자재 값이 올랐다.

5. 원자재 값이 오른 이유를 찾아보니, 뉴스에서 코로나19 때문에 공장이 스탑 해 원자재 생산이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공급률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6. 원자재 값이 오르니 물건값이 오른다(이론)



자 귀납적 논리 방식은 현상에서 이론을 도출 하기에, 일단 호기심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현상에 대해 왜 그런 걸까?라는 사고를 바탕으로 탐정처럼 원인을 도출해 나가는 방식이 귀납적 논리이다.



가장 보편적인 논리 방식은 연역적 논리이다. 하지만, 연역적 논리는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지식이 있어야 하기에, 사회초년생이 할 수 있는 논리는 아니다. 또한, 연역적 논리는 변수가 발생할 시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사회초년생은 귀납적 논리로 현상을 보고 원인과 이론을 찾아나가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 또, 이 방식으로 사고한다면, 현상을 보는 안목이 좋아진다.



내가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귀납적 논리 방식을 통해 현상을 분석하고, 연역적 논리 방식을 통해 보고하는 것이다. 이 2가지 방법을 적절히 사용한다면, 상사가 당신을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2. 결론부터 말해라

보고서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바로 직장 상사를 위한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대표에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내가 보고해야 할 사람이 나의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읽어줄 정도로 시간이 많은 사람이면 다행스럽겠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다. 보고의 대상이 팀장이라면 다른 팀원의 보고서도 읽어보아야 하고, 만약 대표이사라면 더더욱 시간이 없을 것이다. 바쁜 사람 입장에서 부하직원이 보고서라고 보낸 파일을 봤는데, 서론부터 차근차근 내려가는 논문 같은 글이라면, 짜증이 나기 십상이다. 성격이 급한 상사라면 다짜고짜 화부터 낼 것이다. 그렇기에 보고의 맨 앞에는 결론을 적어놔야 한다.



신문을 보면 핵심 내용이 첫 문단에 있다. 이런 서술방식을 두괄식 서술이라고 말한다. 첫 문단에서 결론을 이야기하면, 글을 읽을 때 쉽게 읽힌다. 왤까? 영화의 결말을 누군가한테 스포 당한 뒤 영화를 봐보자. 어떻게 될지 사전에 알기에, 세부 사건에 대해 이해하기가 쉽고, 각 시퀀스의 행동들이 이해가 될 것이다. 즉, 논리적 구조대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두괄식 표현도 마찬가지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히 알게 되기에 세부 내용에 대해 이해하기 쉽고, 찬찬히 살펴보게 된다.



결론부터 작성하면 이해하기 쉽다는 건 알겠는데, 결론은 어떻게 쓰면 걸까? 아래에 작성한 내용을 같이 살펴보자.


1. 결론(내가 말하고 싶은 핵심 이야기)

2. 해석(근거에 따른 나의 주장)

3. 데이터 법칙 도출(근거)

4. 세부 데이터(정리)


위의 틀을 보면,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데이터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 아래 사진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제일 아래에 있는 피라미드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크기가 줄어든다. 즉, 위로 갈수록 마주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현저히 줄어드는 셈이다. 인간은 변화를 싫어한다. 변화란 개념을 좀 더 풀어보자면, 갑자기 내가 마주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급격히 늘어난 것을 뜻한다. 데이터의 양이 급격히 늘어나면, 우리의 뇌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풀가동을 하게 되고, 순식간에 피로를 느낀다. 이 메커니즘을 생각하면 당신의 직장상사에게 처음부터 방대한 데이터를 보여주는 게 좋은 행동일까?



결론은 3줄 ~5줄 정도로 핵심만 정리하면 된다. 핵심을 읽은 상사는, 이미 전체적인 틀을 이해한 상황이라, 다음 데이터를 읽기 전 어떤 것을 스킵하고, 자세히 읽을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 만약 결론 없이 바로 서론부터 시작해서 본론으로 들어가는 논문형 구조라면, 직장상사가 인내심이 강하길 빌 수밖에 없다. 



보고서를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하나하나 모두 중요한 내용 같고, 결론을 요약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10장짜리 보고서를 5줄로 요약하는 건 도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요약을 잘하기 위해서는 많은 훈련이 필요한데, 내가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1page 작성이다. 1page로 요악할 때는, 모든 내용을 담으려고 해선 안된다. 내가 조사한 내용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과 공통적으로 나오는 내용 위주로 요약해 작성하면 된다.



처음에는 많이 어색하고 힘들 것이다. 하지만 1page작성에 익숙해지면, 결론을 내는 법에도 익숙해지고 더 나아가, 남들 앞에서 발표할 때도, 핵심을 벗어나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다.



3. 상사의 스타일을 존중해라

자 이건 많은 분들이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내용일 수 있다. 하지만 나와 직접 소통하는 직장 상사의 스타일과 너무 다른 보고서를 작성한다면, 아무리 잘된 보고서라도 까일 수밖에 없다. 해결하는 방법은 3가지다.



1. 상사의 스타일을 존중하고 따라가거나, 일부 차용한다. 

2. 내가 더 빨리 승진해 상사의 상사가 된다. 

3. 퇴사하거나 부서를 이동한다.



이 중 가장 쉬운 방법이 1번 방법이다. 2번은 초기 스타트업 같은 경우에만 가능성이 있고, 3번은 최악의 보루로 남겨둬야 하는 카드이다.



1번 방법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상사의 말을 무조건 수긍하는 사람처럼 살아라는 말이냐?'라고 오해할 수 있다. 내가 한 말이 상사의 말을 무조건 수긍하라고 한 말은 절대 아니다. 그것보다는 상사의 행동이 무조건 맞지는 않지만, 그들의 업무 스타일을 존중해줘야 앞으로의 회사 생활도 편하고, 더 나은 방법을 배울 수도 있는 것이다.



요즘은 워낙 취업하기 힘들다 보니, 사회초년생이 가진 스펙이나 능력이 직장 상사들보다 높을 때가 많다. 그래서, 자신 보다 못한 직장상사를 보며, 배울 게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지식이나, 여러 도구를 사용하는 능력은 요즘 세대가 더 뛰어날지 몰라도, 직장 경험에 있어서는 상사들이 훨씬 뛰어날 수밖에 없다. 그들이 직접 부딪치면서 배운 능력과 양식들을 폄훼하지 말고, 나만의 스타일대로 녹일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는 게 자신의 발전에 있어서도 좋고, 직장 상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좋다.






누구나 초년생이 있다. 사회초년생을 버티기 위해서는 주위에서 배워야 될 점을 하나하나 찾는 게 능사이다. 하루하루 배운다고 생각하면, 고통도 덜하고 발전의 속도도 훨씬 빠르다. 그러다가 보면 어느새 사회초년생이란 딱지를 벗어던질 날이 찾아올 것이다. 



그때 당신이 배운 것을 후배들에게 잘 가르쳐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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