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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아테투도 Jan 02. 2022

당신은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나요?(20대에 할일)

평범한 당신도 할 수 있는 일

2022년. 한국인 나이로 30세가 되었다. 30세가 되고 나서, 지난 20대를 돌이켜 보았다. 20대에 난 어떤 삶을 살았을까?


https://www.youtube.com/watch?v=j1btL_H59TE



해당 영상은 '드로우 앤드류'라는 유튜버의 영상이다. 내용이 많이 공감되었다. 주제를 간략히 말하면 20대 때 내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찾고, 많은 도전과 실패의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 그래야 할까?



많은 이들이 인생은 한 번이라고 생각해, 실패하지 않고 사는 게 가장 좋은 삶이라고 생각한다. 성공의 정해진 루트가 있으면 그대로 따르려고 한다. 그럼 정해진 루트가 무엇일까?



과거에는 대기업에 취업해 저축을 열심히 하고 내 집 마련을 한 뒤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게 성공한 삶의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그렇지 못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소득격차는 과거 대비 현저히 크고, 아무리 돈을 열심히 모아도 내 집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100세 시대에 접어들어 평생 먹고 살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불확실성이 높은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한 해답은 야생에서 찾을 수 있다. 야생에서는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불확실성이 너무 크면 멸종하게 되지만, 적당한 상황에서 종은 적응하면서 진화해 나간다. 이를 사회에 그대로 대입해보면,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적응하고 진화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기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한다. 우리의 뇌는 동일한 행동을 유지하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게 되어있다. 즉, 변화가 많으면 그만큼 뇌에서 많은 에너지를 요한다. 본능적으로 변화를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변화를 싫어하는 인간의 본능을 극복하는 방법이 단 하나 있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면 된다. 소위 메타인지라고 하는데, 자신의 장점과 단점. 가진 능력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를 '나'의 관점에 갇히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상황마다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 최선의 선택이란 단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선택을 하는 게 아니라, 위험하고 고통스럽더라도 장기적으로 이득인 상황을 취하는 일이다.



메타인지 능력은 쉽게 기르지 못한다.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전제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기에 20대 때는 '나'를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



'나'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 나는 어떤 삶을 살았는가?


이 글에서는 평범한 사람인 내가 '나'를 알기 위해 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17~19세: 글을 쓰다.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일주일에 1번만 집에 가다 보니, 컴퓨터를 만질 시간이 없었다. 공부에는 손 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건 글쓰기였다. 자습 시간에 책을 보다 걸리면 혼나기 일수라, 글을 쓰면서 시간을 때웠다. 고2까지는 시를 썼고 고3부터 소설을 썼다. 시를 2년 동안 쓴 건 특별히 시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가장 짧은 시간 동안에 결과물을 낼 수 있어서였다.



2년 동안 시를 썼지만, 큰 성과는 내지 못했다. 주기적으로 백일장이 열리면 찾아가서 도전하곤 했는데 매번 떨어졌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자 현실을 무시할 순 없었다. 그래서 고3 1학기를 끝으로 글쓰기는 그만둬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때 내가 택한 건 소설과 수필이었다. 소설과 수필은 시보다 긴 시간 동안 집중해서 써야 했지만 노력한 시간 대비 더 큰 성과를 안겨줬다. 매번 공모전에서 떨어지다가 교내 백일장에 수필을 써 제출하니 상도 받았다. 마로니에 백일장 예선을 소설로 통과해 처음으로 본선 진출해 성공하기도 했다. 드라마틱한 성과는 이루지 못했지만, 그때의 경험은 내가 글 쓰는 걸 좋아하고, 괜찮게 쓰는 사람이란 걸 깨닫게 해 주었다.



2. 20~25세: 온갖 영상을 만들고, 대외활동에 미치다(영화, 애니메이션, 광고, 예능 등)

고향인 안동을 떠나, 강원도에서 대학생활을 했다. 글을 쓰던 내가 대학교는 영상학과로 진학했는데, 이유는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단순히 시나리오만 쓰지는 않았다. 학과 영상 제작 동아리에 들어가 독립영화를 많이 제작해보았다. 조연출부터 시작해, 촬영감독과 PD 등 다양한 일을 해봤다. 딱히, 목표가 있어서 한 건 아니었다. 왠지 재밌어 보였고,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영화 외에도 다양한 영상을 만들어 보았는데, 옛날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20세 때 4학년 선배의 졸업작품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걸 도와줬고, 공모전에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영상을 만들어 제출해 특선을 받기도 했다.



영상을 만들면서 깨달은 게 있는데, 나는 편집은 적당히 좋아하고, 그림은 진짜 못 그리고, 머릿속의 이미지를 카메라로 촬영하는 걸 잘한다는 것이었다.



대외 활동은 서포터즈나 기자단, 봉사활동 등을 주로 했는데, 기자단을 하면서 내가 비문학 글쓰기를 생각보다 잘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전에는 글 쓰는 일로 밥벌이를 하는 직업은 소설가나 시나리오 작가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기자라는 직업을 새롭게 알게 되어 기자의 꿈을 갖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3. 26세: 1년 동안 365권의 책을 읽다.

대학교 4학년 2학기부터는 휴학을 했다. 휴학을 한 건, 바로 졸업하기보다는 취업하기 위한 스펙을 쌓을 시간이 필요해서였다. 군생활 외에 한 번도 안 쉬고 학교를 다니다 보니, 잠깐 쉬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였다. 기자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기본적인 스펙을 쌓기 위해 토익 공부도 하고 논작 스터디도 다녔다. 하지만 정해진 공부를 하는 건 내가 가장 힘들어하는 일이었고, 토익 공부를 열심히 해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만으로 기자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의문이 계속 커지던 중 2017년 말에 연애를 실패해, 연말을 우울하게 보냈다. 심지어 그때 암호화폐 투자를 하던 차에 -70%의 수익률을 낸 상황이라, 우울감이 극에 달했다. 계속 침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삶을 사던 중 책장에 꽂힌 책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살인자의 기억법'이란 책이었는데 손에 잡자마자 너무 잘 읽혀서 하루 만에 다 읽었다. 그때 나는 책 읽는 걸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고, 하루에 1권 읽는 것도 생각보다 해볼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8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일에 1권씩 총 365권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마침 휴학한 시기였고, 2018년 1월부터 강원도를 떠나 서울에 살기로 마음먹은 상황이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 좋은 시기였다. 스펙을 쌓는데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무모한 도전처럼 여겨지는 365권 책 읽기를 도전하는 자식을 보고 부모님이 많이 걱정했다.



1년 동안 365권을 읽기로 마음먹은 이후부터, 2018년 동안 내 삶의 1순위는 책이었다. 일어나면 밥 먹으면서 책을 읽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자기 전까지 책을 읽는 삶이 반복되었다. 불필요한 약속은 잡지 않고, 뺄 수 없는 약속이 있으면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책을 다 읽고 밖으로 나갔다. 한쪽 분야의 책만 읽지 않고 다양한 책을 읽는데 집중했다. 데일리북pro라는 독서 어플을 사용하면, 내가 읽은 책이 어느 장르에 속해있는지 볼 수 있다. 읽은 책은 모두 기록했고 사회, 과학, 철학, 문학, 예술, 역사 등 다방면의 책을 읽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내가 생각보다 책을 더 좋아하고, 책 읽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4. 27세: 졸작으로 쓴 책을 정식 출간하다.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고등학교 때부터 했지만, 실제로 내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없었다. 하지만 2018년 동안 365권의 책을 읽고, 생각보다 책 쓰기도 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졸업작품도 해야 하는 참이니, 졸작으로 쓴 책을 정식 출간하면 일거양득이었다. 2019년 3월에 복학하고 교수님을 찾아가, 졸업 작품으로 책을 쓰겠다고 말했다.



주제는 내가 가장 잘 이야기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꼭 말하고 싶은 내용으로 잡으려 했다. 고민하다가 나를 하나로 표현할 수 있는 '의심'이라는 키워드로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의심하지 않으면 살 수 없어'라는 이름의 책에 대한 전체적인 골자를 3월 동안 계획했다.



2019년 4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고, 집필 순간에는 매일 3페이지씩 글을 써내려 가기로 마음먹었다. 책을 쓰면서 느낀 건데,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책을 쓰는 게 아니었다. 책을 쓰면서 여러 지식을 찾게 되고 이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2019년 6월 졸업작품이 완성되었고, 내용을 더 추가해서 2020년 2월 '의심하지 않으면 살 수 없어'가 정식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5. 28세: 졸지에 취업, 그런데 1인 영상 PD?

27세 12월에 갑작스레 허리디스크가 터져서, 오래 앉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취업을 위한 공부를 지속하기가 힘들었다. 현실적 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급히 방향을 틀기로 마음먹었다.  한 중소기업에 들어가 영상 PD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주 업무는 회사의 유튜브 영상 기획/촬영/편집 및 채널 관리,  회사의 대내외적인 영상 총감독과 sns 광고물 기획 등을 맡았다. 사실상 영상팀의 팀장이었고, 대표이사 와도 직접 소통하면서 업무를 진행했다.



기자에서 영상 PD로 직무를 바꾼 건, 허리디스크가 터진 현 상황에서 가장 잘할 수 있고, 취업하기 쉬운 직무가 영상 PD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튜브 생태계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고, 일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졸지에 회사에서 라이브 방송도 진행하게 되어서, 라이브 방송에 대한 전반적인 공부도 했고, 마케팅팀에 속한 영상팀이라 마케팅에 대한 공부도 하게 되었다.



회사에서 유튜브 채널을 관리하다 보니, 내 개인 계정으로도 유튜브를 해보고 싶었다. 2번 채널을 개설해 10개 이상의 영상을 업로드해보았다. 이후 인스타그램 마케팅도 배우면서 퍼스널 브랜딩도 구축하기 시작했다.





6. 29세: 이직했는데, 어쩌다 마케터?

2021년 3월 영상 PD로서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 이 회사에 이직하기 전 다른 중견기업에 라이브 커머스 PD로 최종 합격을 했었지만, 다른 회사에서 더 많은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 거 같아 중견기업 취직이라는 좋은 기회를 포기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5월부터 마케터로 직무가 전환되었다. 졸지에 마케팅을 하게 된 시점이라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오전 6시에 일어나 마케팅 책도 읽고 주말도 할애하면서 많은 시간을 마케팅 공부에 힘썼다.



7월부터는 신제품 출시를 도맡아 진행하는 PM직무와 홍보팀 업무도 하게 되었고, 8월부터는 회사의 큰 프로젝트를 도맡아 진행하는 프로젝트 리더도 겸했다.



마케터로서 일한 8개월 동안, 굵직한 업무를 도맡아 진행했고, 폭풍적인 업무량으로 야근도 일상이었다. 하지만, 성격상 맡은 일은 확실히 하고 싶었고, 그 결과 회사에서 고성과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7. 30세~: 그 뒤로는

20대 동안 나는

1. 수많은 영상을 제작해보고

2. 1년 동안 365권의 책을 읽어보고

3. 책을 출간하고

4. 사회초년생 때 사실상 팀의 팀장으로서 일을 해보고

5. 중소기업에서 1년 일한 뒤 중견기업에 최종 합격해보고

6. 마케터로서 일하게 되면서 큰 프로젝트의 리더를 맡아, 프로젝트를 완료해봤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1. 나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하면서 잘하고

2. 영상을 기획하는 일을 좋아하고

3. 새로운 지식을 얻는 걸 좋아하고

4. 남한테 지식을 알려주는 걸 좋아한다.



내가 이렇게 산건, 삶에 확신을 가지지 못해서였다. 그래서 늘 새로운 도전을 해봤다. 위의 글을 쓰면서, 실패한 경험들은 쓰지 않았다. 이루었던 일들이 10이라고 치면 90은 늘 실패였다. 1개 회사에 합격하기 위해서 30번이 넘는 자기소개서를 제출했고, 10번이 넘는 면접을 봤다. 대외활동도 1번 합격하기 위해서 10번 지원했고, 공모전 1번에서 상을 받기 위해 10번을 넘게 도전했다.



내 삶의 성과가 10번이라고 치면 90번은 실패였다. 하지만 수없이 많은 실패를 겪다 보니, 그 과정에서 배운 게 많았고, 점점 실패가 줄어들었다.



저마다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나는 20대 때 정말 많은 경험과 실패를 해보길 권장한다. 20대 때 철저하게 실패한 경험을 쌓아야 30대 이후의 삶에서 큰 실패를 겪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가진 게 없을 때 실패를 해봐야 리스크도 가장 적고, 실패를 받아들이는 마음 근육도 단단해진다.


 






30대에 들어서고 나서 첫 글이 이글인 건 나의 지나간 20대를 회고하고, 앞으로 더 도전하면서 성과를 내는 30대를 만들고 싶어서다.


그리고, 독자들의 삶에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당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더라도, 하나하나의 경험은 모두 자산이 된다.


두려워하지 말고 해 보자, '할지 말지 고민할 때는 해보고 후회해라. 행동하면 그 결과가 안 좋게 끝나더라도, 새로운 걸 깨닫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행동하지 않으면 계속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날들이 반복된다.'


You Can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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