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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아테투도 May 15. 2022

M1 맥북에어에서 글이 잘 써지는 이유

비싼 맥북프로와 데스크톱이 있음에도, 맥북에어를 쓰는 이유

지난 글을 봤다면 내가 지독한 앱등이라는 걸 아마 다들 알 것이다. 수많은 애플 제품을 썼음에도,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제품을 꼽자면, 아이패드와 맥북이다. 그중에도 가장 사랑하고 볼 때마다 뿌듯해하는 제품이 M1맥북에어/프로 제품이다. 사실 나는 M1 Max 16인치 맥북프로도 있고, 아이패드도 12.9인에다가 매직 키보드까지 존재한다. 윈도 데스크톱도 있는 상황이라 PC/모바일 관련 제품은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내가 M1맥북에어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글을 쓰러 갈 때 다른 건 안 챙겨가도 M1맥북에어는 꼭 챙긴다. 집에서도 듀얼 모니터가 연결된 데스크톱이 있지만 조그마한 M1맥북에어에서 글을 쓴다. 그 이유는 뭘까? 



1.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글을 써본 사람이라면, 글이 잘 써지는 날과 안 써지는 날이 있다는 걸 알 것이다. 글이 잘 써지는 날은 대게 기분이 좋거나 평온한 상황일 때고, 글이 안 써질 때는 생각이 많아서 기분이 꿀꿀할 때다. 그런 날에는 대게 노트북을 덮고 산책을 나가 기분전환을 한다. 하지만, 기분이 꿀꿀하더라도 M1맥북에어 노트북을 펼치고 글을 쓸 때는 이상하게도 감정이 편안해진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봤는데, M1맥북에어의 완성도 있는 디자인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쓰는 M1 맥북에어는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이다. 같은 스페이스 그레이라도 13인치 M1 맥북 모델의 스페이스 그레이가 가장 중후하고 세련된 멋을 주는 거 같다. 이번에 16인치 M1맥북프로 시리즈의 모델은 디자인이 리프레시되어 전체적으로 투박한 느낌이다. 성능면에서는 아주 뛰어난 제품임이 틀림없지만, 이상하게 정이 안 간다. 



13인치 모델은 전체적으로 슬림한 디자인이고 둥글둥글한 곡선이 유려하게 빠졌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모니터 아래에 기입된 맥북 로고가 거슬리지 않고 포인트를 잘 잡아 준다. 키보드에 손을 올렸을 때도 리프레시된 M1맥북프로는 턱이 높다는 느낌을 받는다. 오랫동안 타이핑을 하면 거슬리는 느낌을 받는데, 그에 비해 13인치 M1맥북에어는 턱 자체가 높지 않아 글을 쓸 때 불편함이 적다. 글을 쓰다가 잠시 노트북을 닫아놓고 나가면, 둥글게 라운딩 된 외관이 심적으로 만족도를 높인다. 특히나 애플 로고가 과하게 크지 않아, 디자인의 균형을 지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키보드 자체는 16인치 맥북프로 자체랑 유사하다고 하지만, 키보드 턱 자체가 높지 않아서 손의 자세가 편해서 그런지, 더 깊게 눌러지는 느낌이 들고, 16인치보다 더 쫀득하다는 심리적 느낌을 받게 한다. 



2. 휴대성이 최고다.  


현재 판매 중인 맥북 중에서 휴대성이 가장 좋은 제품은 단연코 13인치 M1맥북에어일 것이다. 해당 제품은 1.2kg 정도밖에 안 되는 무게를 가지고 있어, 들었을 때 가볍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램을 썼던 사람은 조금 더 묵직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나는 13인치를 쓰다가 16인치 맥북프로를 쓰니, 거의 2배 정도 늘어난 무게에 압박감이 커 13인치가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글을 자주 쓰는 사람이라면 공감 갈 텐데, 글쓰기 머신은 무조건 가벼운 게 최고다. 사람은 저마다 글이 잘 써지는 장소가 다른데, 나는 카페에서 글이 잘 써지는 편이다. 나에겐 카페에 가기 편한 무게와 크기의 글쓰기 머신이 가장 만족스럽다. 그런 점에서 M1맥북에어는 어디든 들고 가기 편한 무게기 때문에 자주 애용하고 다닌다. 물론 나는 아이패드 12.9인치도 있고 매직 키보드도 있지만, 이 둘을 합치면 M1맥북에어보다 500g ~ 1kg 무거운 무게가 된다. 무게는 더 무거운데 매직 키보드의 타건감은 M1맥북에어보다 좋지 않아서 글쓰기 머신으로의 만족도는 떨어진다. 물론 사과 로고도 잘 보이지 않아 디자인 만족도도 떨어진다(어쩔 수 없는 앱등이다 난).



3. 배터리가 오래간다.


M1맥북에어의 배터리는 M1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부분이다. M1의 프로세스 자체가 램과 cpu, 그래픽, 저장장치 등이 하나의 칩으로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전력이 이동하는데 걸리는 길이가 줄어든다. 전력낭비가 줄어드는 셈이다. 윈도 데스크톱/노트북의 경우 부품 제조사마다 규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모두 호환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전력 낭비를 감내해야 한다. 한편 M1맥북에어의 경우 하드웨어, 칩, 소프트웨어 모두를 애플이 설계하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으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윈도 노트북이 부품들을 이것저것 조립해 만든 로봇 같은 느낌이라면, 애플은 신이 처음부터 설계한 창조물인 셈이다. 



M1맥북에어의 배터리는  Li-Polymer 49.9 Wh를 탑재했다. 같은 크기를 가진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는 40.88Wh를 탑재해서 9Wh만큼 맥북에어의 배터리가 크다. 내가 가지고 있는 M1 Max 16인치 맥북 프로보다 M1맥북에어가 체감적으로 배터리가 오래가는 기분이 든다. 16인치 맥북프로의 배터리 용량은 99.6Wh임에도 칩 자체의 성능이 좋아 기본적으로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느낌이다. 배터리가 오래가면 좋은 게 어딜 가든 콘센트 위치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가끔 야외에서 글 쓰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때 아무런 거리낌 없어지고, 카페에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데도 제약이 준다. 



맥북을 사면서부터 잠자기 모드를 적극 활용하는데, 어딜 가든 맥북 화면만 닫고 필요할 때 열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일상에서 흐름이 끊김 없이 이어진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쓰는 것과 같은 연속성을 지닌 셈이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윈도를 써본 사람은 늘 부팅하고 끄는 작업들이 귀찮고 잠자기 모드를 써도 시간 지나면 느려지는 등 문제가 많지만, 맥북을 사면서부터 소프트웨어 재설치 때 빼고는 전원을 꺼본 적이 없다. 



4. 슬림한 맥북 디자인의 마지막 모델이다. 


이건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M2맥북에어부터는 디자인이 바뀌어, M1 Pro/Max 맥북프로처럼 노치가 생긴다고 한다. 또한, M1아이맥처럼 다양한 컬러가 나온다고 하는데 인터넷에 유출된 모델링 디자인만 보면 M1아이맥의 색감과 유사하다. 개인적으로는 13인치 M1맥북에어/프로까지의 둥글둥글한 디자인과 색감이 고급스러운 느낌이 강해서 M2맥북에어는 정감이 가지 않았다. 또한, 성능적으로 향상이 있다 하더라도, 이미 16인치 M1 Max맥북프로가 있어서 큰 메리트가 없었다. 조금 성능이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M1맥북에어 스펙도 글쓰기 머신으로서는 차고 넘쳤다.


내가 맨 처음 산 13인치 M1맥북프로



디자인 때문에 물건 구매를 선택하는걸 신기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디자인적 만족도는 사람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인간은 감정적 동물이기 때문이며, 디자인 적 만족도가 큰 제품을 사용하면, 기분이 좋아져, 생산성도 올라간다. 반면,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도 좋은데, 디자인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아 아쉬운 느낌이 든다면, 심리적 영향으로 돈을 쓴 만큼의 성과를 이루어내지 못할 수도 있다. 나에게 있어 가장 글쓰기 머신으로 좋았던 디자인은 13인치 M1맥북프로였으며, 그와 동일한 디자인을 가진 M1맥북에어에 손이 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5. 맥에 입문하기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 


맥을 입문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 다수가 문제점으로 꼽은 게 성능 대비 비싼 가격이다. 반면 M1맥북에어의 경우 출시가가 129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며, 부분적으로 파이널 컷 4K 영상편집도 가능하다. 특히 M1맥북에어는 모니터 화질과 스피커 품질도 좋다. 종합적인 스펙을 비교해 봤을 때, 가장 가성비 있는 노트북 순위에 들어갈 정도다. 물론 맥을 사면, 이것저것 다른 애플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다. 나도 처음에 13인치 M1맥북프로를 구매하고 나서, 에어팟 프로도 구매했고, 아이폰, 애플 워치, 아이패드도 구매하게 되었다(물론 구매할수록 호환성이 좋아 갈수록 만족도가 높아진다). 





평소에 맥을 쓰고 싶었던 사람과 디자이너가 입문하기에 M1맥북에어는 상당히 괜찮은 가격이다. 현재는 M2맥북에어가 곧 나온다는 소문이 들려, 쿠팡 등에서는 10% 이상 할인한다. 물론 옵션을 올릴수록 가성비가 떨어지는 건 애플 공통적인 문제라, 입문하려는 사람은 기본형 모델을 사고, 더 높은 성능을 원하면 M1 Pro 맥북프로 구매를 추천한다. 


 




이 글은 내가 16인치 M1 Max 맥북프로가 있음에도 13인치 M1맥북에어를 왜 구매했는지에 대한 자기 합리화의 글이다. 때문에 모든 내용은 개인적 감정이 상당수 들어가 합리성이 떨어지는 글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소비의 상당수는 감정에서 기인하는 것이고, 애플의 미끼 상품인 M1맥북에어에 어떤 강점이 있기에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알리고 싶어서였다. 



가장 대단한 프로세서라고 불릴만 하다.



마케팅을 하다 보면 미끼상품 전략이 부분적으로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미끼상품이란 시중가보다 상당히 저렴한 제품을 출시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이들이 제품 생태계에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상품을 말한다. 안주가 저렴한 술집 같은 경우는 안주를 미끼 상품으로 내보내, 술이라는 메인 상품의 전환율을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 따라서 안주의 원가율이 높음에도 술로 수익이 창출되어 비즈니스가 성립된다.



애플 같은 경우도 이미 애플 생태계에 있는 사람은 충실한 고객이지만, 애플 생태계 밖에 있는 사람을 생태계 안으로 집어넣기 위해 가성비 있는 M1 13인치 맥북에어를 출시한 것이다. 애플의 기념비적인 실리콘 칩의 첫 제품을 맥북에어에 넣은 것만 해도, 시장에서 가성비 있는 노트북을 출시해 M1를 세상에 제대로 인식시키고 애플 생태계 안으로 사람을 끌어들이려고 한 것이다.



내가 마케팅을 할 때 애플의 제품들을 직접 써보면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며, 제품 브랜드별로 전략은 어떻게 수립해야 하는지에 살아있는 교과서가 바로 애플 제품이다. 애플 제품을 내가 강력 추천하지만, 윈도만 쓰던 사람이 처음 맥북을 쓰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나도 단축키와 트랙패드 제스처 등이 익숙해지는데 반년이 걸렸다. 하지만 한 번 익숙해지고 난 뒤에는 윈도 쓸 때도 맥 단축키를 쓸 만큼 편안하고 손에 익는다. 만약 당신이 애플 제품을 한 번 써보고 싶은데 무엇을 내게 추천하는지 물어보면, 나는 강력히 M1맥북에어를 추천한다. 그만큼 M1맥북에어는 완성도 높은 제품이며,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다.


ps. 애플에서 광고비는 일체 받지 않았습니다. 앱등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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