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크리스마스나 **데이 등등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다. 명절이나 생일 등은 당연히 챙기지만, 그 외의 날들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편.
그런데 2022년 크리스마스는 좀 남달랐다. 12월의 시작부터 크리스마스가 막 기다려지는 것.
시간 날 때마다 캐럴을 틀어놓고 다이소에 들려서 예쁜 트리 장식도 구경했다. 집에 있는 트리를 꺼내서 꾸미고, 쪼그만 전구도 켜고.
그럼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진 이유는?
난 교회를 다니지 않기 때문에 종교적 이유는 아니고, 스페셜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한 번 있어봤으면 좋겠네..;) 크리스마스라는 날 자체에 큰 의미도 없는데...
이유는 오로지 '책'때문이었다. 독서모임에서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책을 읽는다고 해서 나도 책 한 권을 추천했는데 #메이브빈치 의 #올해는다른크리스마스 이다.
이 책은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읽으려고 미리 찜해둔 책이었다. 책 구입 전 리뷰를 읽어봤는데 '크리스마스 때 읽으려고 한다'는 리뷰를 보고
아! 이거야! 나도 나도!
하면서 따라 하기로 했다.(단순하지만 맘에 든 아이디어)
한 번도 이런 식으로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다. 계절시즌이나 특별한 날 등이 되었을 때 으레 생각나는 책을 보긴 했지만 자연스럽게 읽은 것이지 이렇게 작정하고 읽은 건 아니었으니까.
읽을 책을 정하 고나니 크리스마스가 너무 기다려졌다. 책을 읽고 싶은 마음 반, 책의 내용이 궁금한 마음 반. 그리고 독서모임에 참여할 기대까지. (결국 아들이 독감에 걸려 나를 통해 다른 분들께 전염될까 봐 독서모임 불참..힝..ㅠ)
이런 마음들이 버무려지니 크리스마스가 안 기다려질 수가 없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면 금방 한 살 더 먹을 텐데 별로 중요치 않았다.
드디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작가가 아일랜드 출신이라 우리네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도 나온다. (가족 구성원..전남편..남편의 여친..기타등등) 하지만 단편 속 가족들이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스토리는 충분히 공감될만한 것들이었고, 나도 지난 크리스마스를 떠올려보게 됐다.
어릴 때 이브날 밤, 동생과 나는 머리맡 장롱문에 양말을 두 개 붙여놓고 잠들었다. 다음날 뭐가 들어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아마 별 거 없으니까 그럴 것이다. 어린이날은 몰라도 크리스마스는 잘 안 챙기던 부모님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
아이가 생긴 뒤부터 크리스마스날은 고심해서 선택해야 하는 날이었다. 아이가 좋아하거나 갖고 싶어 할 만한 걸 생각해 보고(혹은 떠보고;) 미리 준비했다. 집에서 줄 때도 있고 어린이집에서 산타행사 때 주기도 했다.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덩달아 기분 좋아지고.(이것이 부모의 마음? 웬 신파?!ㅎ)
내 크리스마스 기억은 이 정도였는데, 책으로 인해 새로운 크리스마스 추억이 생기게 되었다. 2023년 크리스마스도 기다려지도록 계획해 봐야지.
지금은 한창 벚꽃시즌. 꽃이 빨리 펴서 담주면 다 떨어질 것 같다. 벚꽃 시즌 시작 전에 봄봄스러운 책 한 권 미리 찜해둘걸. 지금 그 책을 읽는다면 딱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