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서 돌잔치 초대를 받았다. 모든 관계는 노력을 해야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어지간한 경조사는 대부분 참석하고 있다. 좋은 일에는 초대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슬픈 일에는 아무것도 아닌 나라도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지만 이번에는 아쉽게도 참석을 할 수 없었다. 보고 싶은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이 소중한 기회를 놓칠 수 없어 그녀만 괜찮다면 돌잔치 전에 방문하겠노라 약속했다.
그녀를 닮은 밝은 미소를 머금고 있는 아이는 세상에 태어나 벌써 첫 돌이 되었다. 한 생명이 세상에 태어남은 축복이다. 하지만 한 아이의 부모가 된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내가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일을 해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더없이 대단하고 어른스러워 보여 존경심이 일었다.
평소 그녀가 궁금해하던 그를 데려가 소개를 했고, 그녀의 가족과 함께 담양으로 나들이도 다녀왔다. 10년의 세월 중에서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은 절반도 채 되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서로 뭐든 더 해주지 못해 안달이다. 선물을 주고받았음에도 이것저것 더 챙겨주려는 모습이 눈에 밟혀 그녀에 대한 내 마음이 한층 더 애틋해진 기분이다.
해가 바뀔수록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이 줄어든다. 직장과 가정이 생기면서 삶의 영역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친구까지 챙기기는 사실 쉽지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는 약속을 잡고 만나는 것보다 이렇게 경조사로 만나는 것이 더 쉬운 나이가 되고 있다. 못내 아쉽지만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현상이 또 나쁘지만은 않다. 곁에 있을 때보다 떨어져 있을 때 더 소중함을 느끼기도 하니까.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그렇게 서로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알 수 있다. 나는 오늘도 그녀의 가정에 행복과 평안이 가득하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