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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강가 Jan 04. 2024

30. 여행 메이트

#2 봄, 피어나는 우리의 마음


내 동생도 여행 다니며 사진 찍는 거 좋아해. 혼자 다니면 심심하니까 같이 놀러 다니면서 사진도 찍어달라고 하고 맛있는 거 사달라고 해. 언젠가 친한 언니가 자신의 동생을 소개해주며 내게 말했다. 사실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여행 메이트가 한 명 생긴다고 생각하니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마음이 잘 맞는 여행 메이트를 찾는 것은 꽤 어렵다. 서로의 시간을 맞추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행 장소, 동선, 일정, 음식 취향까지 여행 방식이 맞지 않는다면 혼자 다니는 것만 못하기 때문이다.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의외로 잘 통하여 동행을 하기로 했으나 평일이 여유로운 나와 달리 주말에만 시간을 낼 수 있는 그는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여행 메이트로 지내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벚꽃을 보러 경주에 가려는데 함께 가지 않겠냐는 연락이 왔다. 마침 쉬는 날이기도 하고, 다른 일정이 없어 동행하기로 했다. 





흐리고 쌀쌀한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경주의 봄은 꿋꿋하게 진행 중이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경주는 언제나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화려하다. 바람이라도 한번 불면 팔랑거리며 꽃비가 쏟아져 내리고, 꽃잎들은 바닥을 구르다 못해 통통 튀어 다닌다. 삼각대를 세우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내 모습을 보더니 그는 예쁜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카메라를 들이댄다. 첫 동행이라 다소 어색하긴 하지만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오히려 생각했던 것보다 더 편안하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 꽤 오래 알고 있었지만 처음 만난 사이 같은 사람이 있고,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오래된 사이 같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그는 후자에 가까웠고, 앞으로 지금보다 더 친해진다면 좋은 여행 메이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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