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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청춘의 꽃

#2 봄, 피어나는 우리의 마음

by 하늘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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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있는 친구와의 만남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아이는 왜 꼭 당일에 아플까? 기어코 엄마의 외출을 막아 버린다. 그 덕에 생긴 공백의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지만, 나는 그 시간을 그와 함께 채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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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물이라 내년을 기약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렇게 기회가 되어 방문한 의성조문국사적지에는 붉고 노란 작약이 뜨거운 해를 받아내며 아름답게 피어있다. 동글동글하게 몸을 오므리고 수줍게 숨어있는 꽃봉오리는 이제 온데간데없다. 대신 커다랗고 풍성한 꽃이 화려하고 매혹적인 자태를 가득 뽐내고 있다. 그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찾아든다. 어디 사람뿐인가? 벌들마저 윙윙 낮게 울려대는 날갯짓으로 이 꽃 저 꽃 넘나들며 지분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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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의 시간은 길지 않다. 작고 단단한 주먹처럼 생긴 꽃봉오리가 폭죽을 터뜨리듯 제 속에 숨겨 놓은 수많은 꽃잎과 향기를 한꺼번에 사방으로 펼쳐내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신부의 꽃'이라 불리는 이유다. 수줍고도 화려한 단 하루의 순간. 하지만 나는 작약을 '청춘의 꽃'이라 부르고 싶다. 찰나의 시간이 못내 아쉽고 애절해, 우리는 순간순간을 기억에 아로 새겨 추억하려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아름다운 청춘의 시절을 보낸다. 작약을 떠올리면 찬란하게 빛나던 지금의 우리가 함께 생각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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