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겨울, 스며드는 감정의 온기
새해의 일출을 보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언젠가부터인가 한 해의 마지막 일몰을 보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됐다. 아니, 일몰 자체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시작보다는 끝에 더 의미를 두게 된 건지도 모른다. 시작이야 어떻든 나의 끝이 조금 더 괜찮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어쩌면 이것조차 내 직업의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지만. 군위 하늘정원에서 바라본 해는 발갛게 타오르며 넘어갔다. 다행히 아쉬운 마음은 없다. 한 해를 충실히 잘 보낸 것 같다는 생각뿐이다. 기쁘면서도 슬펐던, 힘들면서도 즐거웠던 올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