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하고 달콤하기만 한 사탕보다 진득하고 진한 초콜릿을 더 좋아한다. 사탕을 입에 넣고 녹여 먹으면 너무 오래 걸려 그 단맛에 질리고 만다. 게다가 사탕을 깨물어 먹을 때의 와그작하는 그 파괴적인 소리는 더 싫다. 그에 비해 초콜릿의 쌉싸름한 단맛은 질리지 않는다. 톡 부러뜨리거나 깨물어 먹을 때의 부드러움과 입안에서 살살 녹는 느낌이 좋다. 물론, 뒷맛이 텁텁하기는 하다. 달콤 쌉싸름하면서도 텁텁한 그 맛이 꼭 내 인생 같아 초콜릿으로 만든 음식은 웬만하면 다 좋아하는 편이다.
경주 보문단지에 위치한 카페 <아덴>에서 빛이 잘 들어오는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데블스 초코 크로와상'에 커피 한 잔을 곁들였는데, 초콜릿과 커피의 만남도 제법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너무 달지도, 그렇다고 너무 쓰지도 않게 균형을 잘 잡아준다. 다른 듯 닮은 두 음식의 만남은 꼭 사람과 사람의 만남 같다. 적당한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함께 할 수 없다. 크로와상을 한 입 크기로 잘라 입 안에 넣으니 굳어있던 초콜릿이 바삭거리다 촉촉하고 부드럽게 녹아들었다. 그 달큼함에 나도 함께 녹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