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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려원 Oct 15. 2023

걷기의 즐거움

출판사 제안받고 쓰는 서평

걷기의 즐거움. (도서출판 인플루엔셜 신간 2023.10)



『 서평 제안을 받고 』

출판사 인플루엔셜로부터 서평 제안을 받고 흔쾌히 승낙해 무료로 책을 전해 받았다. 걷기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이미 글쓰기와도 연관되어 있어 꽤 넓게 소개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동의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한 권의 책 속에서 시대를 앞서간 다양한 작가들을 만나며 시와 소설 산문을 읽을 수 있었다. 장르의 담벼락이 없는 곳에서 한 시간도 채 안되게 모두 읽어 내렸다. 다시 한번 더 들었을 땐 천천히 음미해야 될 것 같다.




『도서출판 인플루엔셜의 신간 <걷기의 즐거움. 2023.10>』

인플루엔셜에서 제작해 이달에 출간하게 되는 신간 인문교양서 《걷기의 즐거움》은 제인 오스틴, 헨리 데이비드 소로, 찰스 디킨스, E. M. 포스터, 샬럿 브론테 등 버지니아 울프까지 총 서른네 명의 세계적인 작가들이 길 위에서 쓴 사유와 감성의 문장들을 한 권의 책 속에 빼곡히 담아냈다. 


걷는 것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이에 대한 의미를 갖게 하여 우리가 알고 얻어지는 다양한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걷기와 산책을 통해 그들은 무엇을 보고 느끼며 그 시대의 글을 썼을까. 시와 소설 에세이 등 작가들의 작품에서 17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글을 선별해 내용을 실었다.


독자들은 <걷기의 즐거움. 인플루엔셜. 2023>에서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을 생각의 속도로 유유히 산책하며 자기만의 속도로 인생을 걷는 법을 만나게 된다. 걷기라는 의미가 가지고 있는 그 배경에는 작가들이 쓴 글에서 주변 환경을 읽어 내며 사색의 문장을 불러 어떤 영향을 주고 고찰하게 되는지의 의미를 부여한다. 




『책 속에서 만난 시대의 작가들』

버지니아 울프의 아버지이자 문학자 레슬리 스티븐(1832~1904) 은 "나의 하루하루는 걷기에 대한 열망으로 얽혀 있다"며, "글쓰기란 결국 산책의 부산물"이라고 고백한다. 산책 덕분에 고생을 끝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걷기나 산책은 글 쓰기와도 연관이 되어 있다는 부분을 드러낸다.


수필가 겸 비평가였던 버지니아 울프(1882~1941)는 거의 매일 산책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많은 글을 썼다. 그중 <밤산책> 은 1905년 여름 사 남매가 함께 잉글랜드 남부 세인트아이브스 근처 해안에 머물며 쓴 일기를 발전시킨 글이다. 


고요한 가운데 마을 전체가 어둠을 이겨 내려고 하는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깨어 있는 모습이었다. 담벼락에 기대 서 있는 사람들 모습도 보였다. 마치 창문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어둠 때문에 잠 못 이루다가 밖으로 나와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 같았다. 굽이치며 파도치는 엄청난 어둠의 물결 앞에서 등불이 내는 불빛은 p83. 문장의 나열이 너무 세심하게 표현되어 있어 작가의 마음마저 들여다 보일 정도로 투명해 보인다. 그는 당시 산책만 한 것이 아닌 사색하며 그를 찾아온 문장을 길어 올렸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밤 산책 중에 그를 찾아온 문장들의 불빛을 떠올려 보았다. 내가 만난 어둠에서의 불빛은 어땠을까. 문장 공부가 깊던 페이지였다.  


영국의 시인이었던 도로시 워즈어스(1771~1855)는 야외 걷기가 어떻게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일상생활에서 초월적인 느낌을 갖게 하는가를 완벽하게 보여주며 한 편의 시를 포착한다. 미국의 소설가였던 마크 트웨인(1835~1910)은 이 책에 수록된 부분에서 화자는 대화 주제나 지식의 정도와는 상관없이 걷기의 즐거움은 대화를 나누는 데 있다고 역설한 내용을 소개한다. 


조지 엘리엇(1819~1880)은 영국의 소설가 이자 시인이었으며 언론인, 문학평론가, 번역가 이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 <마들아치. 1872>에서 주인공도러시아 브룩이 숲을 걸으며 자기의 미래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장면을 통해 그녀의 내적, 외적 세계를 교묘하게 엮어낸 것을 찾아 책 속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소설가이자 사회비평가였던 찰스 디킨스(1812~1870)는 자전적 에세이인 <밤산책. 1860>에서 노숙자의 시선으로 밤 산책을 묘사한다. 늦은 밤 런던 시내를 산책하면서 그는 걷기라는 행위가 어떻게 불면증에 대처하는 방안이 되는지 이해하게 된다. 도시가 잠든 춥고 외로운 시간에 노숙자는 안락함과 친구를 찾아 거리를 헤맨다. p238에서는 이에 대한 책 속 문장을 골라 수록하였다.  


시인이었던 존 클레어(1793~1864)는 주로 시골 생활을 묘사하고 자연을 찬미하는 시를 썼던 노동자 추신의 낭만주의 시인이다. 그이 시에서 걷기는 무언가에 관심을 꽂는 일과 결부 되어 있다. 詩 한적한 시간은 그의 시집인 <시골시인. 1835>에 수록되어 있다. 길 위에서 그는 과연 어떻게 이 시를 쓰게 되었을까. 그의 시 두 편을 <걷기의 즐거움>에서 소개한다. 


이 외에도 더 많은 작가들을 책 속에서 만나고 그들이 빚어낸 작품들을 읽어 내릴 수 있다.




『 붙이며...』

걷기라는 의미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정확하다. 한 권의 책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꽤 크다고 느껴졌다. 다양한 장르를 통해 만나는 작가의 인물을 등장 시켰고, 시대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배경을 이끌어 냈으며 각각의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작품들의 구성이 탄탄했다. 한 권의 책 속에서 시와 소설과 산문을 읽어 내리는 것은 스스로의 작품을 구상할 때 비교 할 수 있는 역할이 되어 주었다. 글쓰기는 걷기와 산책에서 깊은 사색으로부터 샘솟고 이루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뭉친 실타래처럼 마음 한쪽 엉켜 있고 글이 풀리지 않을 때 이 책을 꺼내 들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때론 정리되지 않은 복잡한 심경 일 때 <걷기의 즐거움> 페이지를 넘기고 싶어 졌다. 때론 놓지 못했던 긴 숨이 펼쳐 들면 책 속에 놓일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산책 중에 책 속의 문장들이 깊이 떠오를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산책을 하고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았다. 나의 글쓰기를 위해 걷고 산책하는 배경을 다시 구상하게 되었다. 



  

「박연준 시인은」

 "이 책을 두고 먼 곳에서 이곳으로 아직도 걸어오는 중인 옛사람들이 있다. <걷기의 즐거움>은 그들의 건강하고 온화한 발소리를 담은 책이다. 걷기는 생활을 흐르게 한다. 걷고 싶을 때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생의 축복임을 보여 주는 책을 만났다. 오랜만에 마음이 정화되는 독서를 했다. 인생이 흘러가는 것임을 감각하고 싶다면 이 책을 곁에 두어야 한다. 읽다 보면 당신도 걷고 싶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 길어 올리며 』


걷자, 걷자 오솔길을 따라,

즐겁게 둑을 넘어가자.

즐거운 마음은 온종이 걷지만

무거운 마음은 10리도 멀구나. (겨울 이야기 4막 3장에서)


셰익스피어는 걷는 사람들을 즐거운 마음의 소유자라고 추켜 세우기도 했다. 인간의 몸은 마치 경주마와 같아, 가벼운 사람을 태우면 멀리 자유롭게 갈 수 있다. 그리고 가장 가벼운 사람은 즐거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울적한 마음에 뾰로통 해져 있거나 비통한 마음에 뭔가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람은 그 무게가 안장에 고스란히 전달돼 불쌍한 경주마가 1마일도 못 가 주저앉게 된다. 세상에 이런 울적한 마음보다 무거운 건 없기 때문이다. p48~49



< 도서를 무료로 읽게 해 준 도서출판 인플루엔셜에 감사드립니다. 지속적인 번창 이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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