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미래>

by 포니아빠

직장 형님들과의 식사시간, 40대 유부남들이 하는 이야기야 뻔하다. 자녀 이야기, 아내 이야기를 빙빙 돌다 결국은 돈이야기로 귀결된다.


‘국민연금도 나올 거고, 연금보험 넣어놓은 거랑 배당주랑 어떻게 저떻게 해서 한 달에 얼마 나오게 셋팅하면..’


‘형, 그게 안된다니까?’


본인의 미래라 하면 대략 20년 후를 이야기하는 건데, 지금 물가 기준으로 20년 후를 생각하고 있으니 그게 옳게 될 리가 없다. 그것조차 준비를 안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일을 하지 않아도 통장에 꽂히는, 월 300만 원의 현금 흐름을 만들어 놓는다. 표면적으로는 그럴듯한 계획처럼 보이지만, 20년 전 김밥천국의 김밥 한 줄 가격과 지금의 가격을 보면, 그게 생각보다 괜찮은 계획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김밥값은 거진 세배가 되었기에 조금 극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20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오르지 않은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수도권의 집값은 말할 필요도 없다.


‘형, 다 필요 없고 비트코인 사모으는 게 최고야’


나는 오늘도 그렇게 이상한 소리를 하는 놈이 된다. 수차례 들어서 익숙할 테지만. 비트코인이 3,000만원 할 때도, 1억을 찍었을 때도, 대상은 제각각이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놀랍도록 한결같다.


’앞으로도 그렇게 오르리란 보장이 있냐?‘라는 물음을 던지는 사람들의 생각을 항상, 매번 여지없이 깨부순 게 비트코인 가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당장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관심정도는 가질 수 있을 텐데.


비트코인의 기술적 이점이나, 화폐의 역사, 경제 시스템 같은 골치 아픈 이야기는 다 제쳐두자.


세상에 나온 지 15년 만에 0원에서 1억 7천을 찍고 현재 1억 3천 근처에서 거래되는 자산이 있다면 호기심을 가질 법도 한데, 이상하리 만치 관심이 없다.


튤립버블, 디지털 사기 등등 악담을 쏟아 내던 사람들 중에서도 입을 닫은 비중이 꽤 되는 것 같은데.


예측을 깨부수는 가격 흐름은 가격이 떨어질 때도 비슷하게 작동한다는 게 단점 이긴 하지만, 그게 때로는 엄청난 기회가 되는 법인데. 늘 그래 왔으니까.


한 번은 하루동안 각각 다른 세명에게 전화가 왔다. 비트코인 사도 되냐며. 같이 식사하는 그 형님도 그중 한 명이라는 건 웃픈 일이다. 작년 1억 언저리에서 거래되고 있을 때로 기억하는데.


‘그냥 꾸준히 사모으면 된다, 잘 모르면 홀드 하기 힘드니까, 살 거면 공부해라’


그리고는 그날 저녁부터 기가 막히게 -10%가 넘는 조정이 시작되었다. 그때 샀다면 지금쯤은 꽤 괜찮은 수익을 보고 있을 텐데, 나에게 전화를 건 사람 중 그걸 기회라 생각하고 쓸어 담은 이는 없다. 말하지 않아도 난 알고 있다.


매달 아파트 대출금에, 카드값에 허덕이는 친구 놈에게도 ‘제발 하루 만원어치라도 사 모아라.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며 술 마실 돈 아껴서 조금이라도 모으라’고 만날 때마다 이야기해도 소귀에 경읽기.


내 입장에서는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모두가 그 가치를 안다면 이 가격에 사는 건 어림도 없을 테니.


이거 진짜 좋은데, 어떻게 알려줄 길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