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가지덮밥
대충 먹더라도 맛있게 먹어야겠다. 간단히 먹어도 골고루 영양 갖춰 먹고 싶다. 적어도 혼자 하는 식사가 초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잡지나 요리 블로거가 만든 예쁜 음식까진 아니지만, 나름 구색은 갖춰서 먹고 싶다.
그런 사소한 바람은 하루가 지나면서 원대한 꿈이 된다. 그래서 시작하는 1인 레시피 시리즈-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혼자 하는 식사를 기록하고자 한다. 요리에 소질 없는 사람이라도 함께했으면 좋겠다.
여름을 보내며, 가지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번 여름은 제철채료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고 지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에 통통한 가지를 하나 집었다. 남은 채소들은 냉장고에 남아있던 자투리 재료를 활용. 가위로 잘라 넣은 쪽파가 거슬리지만 나름 만족스럽다. (초현실 비주얼) 파프리카는 그냥 먹는 게 가장 달고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요리해 보니 한식에도 잘 어울리는 식재료더라.
밥은 고슬고슬하게 지으려고 했다지만 현미가 섞여있다는 걸 간과했다. 생각보다 찰기가 너무 부족했다.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오히려 기름기가 많은 양념이랑 조화가 잘 됐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현미가 섞인 밥은 미리 불려놓는 것을 추천. 맛은 생각보다 오! 마지막에 살짝 익힌 가지가 쫄깃했다. 고춧가루를 넣어 살짝 칼칼한 맛까지 더해졌다. 집에 고추기름이 있다면 마지막에 휙 둘러주는 정도로도 괜찮을 것 같다. 매운 것을 좋아한다면 청양고추를 넣어 향을 더 내도 좋을 것 같다.
(1인분 기준) 가지 하나, 파프리카 하나, 양파 반 개, 냉장고에 남은 파 한뿌리(생략 가능), 마늘 한 톨, 다진 돼지고기 100g~150g
양념 > 소금, 후추(생략 가능), 진간장 1/2 스푼, 굴소스 1스푼, 녹말가루(전분), 고춧가루
**파프리카는 하나 다 쓰지 않고 1/3 정도는 요리하면서 집어먹었습니다. 양념은 굴소스가 메인이지만 한 번에 쏟아져 나오므로 소심하게 넣고 진간장으로 간을 맞췄습니다.**
1. 가지는 미리 씻어 자른 후 소금물에 절인다. (5분)
2. 야채를 손질한다. 돼지고기는 소금, 후추로 밑간 한다. (생략 가능)
3. 가지를 소금물에서 꺼내 손으로 꾹- 짜 준다.
4. 넓은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파, 고춧가루를 넣는다. (중약불)
5. 파와 고춧가루 향이 기름에 녹아들면 마늘과 양파, 다진 고기를 넣고 볶는다.
6. 고기가 반쯤 익으면 굴소스와 진간장으로 간을 한다.
7. 남은 재료를 모조리 넣는다.
7. 물 한 컵에 녹말가루 반 스푼을 풀어서 준비한다
8. 녹말 물을 서서히 부어가며 농도를 조절한다.
9. 녹말 물이 잘 섞이도록 냄비를 천천히 저어준다.
10. 밥 위에 얹어서 먹으면 가지 덮밥 완성!
조리시간 총 30분.
가지 1000원. 돼지고기 반근 (300g) 4000원 정도. 기타 재료는 모두 냉장고 출처. 파프리카는 요즘 제철이라 큰 놈 하나에 700원 정도.
혼자 사는 사람을 위한 1인 레시피입니다. 일반 레시피와 다른 점은 사실 없어요. 그냥 직접 만든 대로 공유합니다. 손은 작지만 뱃고래는 큰 20대 여자 사람의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