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Time Share를 넘어선
Life Share에서 답을 찾다
연애를 하고 싶으면 다짜고짜 스킨십부터 드리대지 말고 차근차근 시작해야 한다. 함께 시간을 보내야 손 잡는 것을 시작해서 어깨도 넘봤다가 꼬옥 내 품에 안아볼 수도 있는 것이다. 서서 안았다가 앉아서 안았다가 결국 누워서도 안아보게 될 것이다. 그러니 초반에 키스부터 하려고 애쓰지 말고 천천히 그녀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상대를 잡고 싶을수록 그녀가 매력적일수록 누구나 마음이 급해지기 마련이지만 그런 서툰 방법으로는 안 된다. 조급하게 굴어서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가 없다.
갖고 싶다.
놓치기 싫다.
남에게 빼앗기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무조건 그냥 내 거 하고 싶다.
그렇게 마음이 조급해지니 성급하게 키스부터 들이대게 된다. 하지만 이런 성급함은 십중팔구 퇴짜다. 날카로운 뺨이 한 대 날아올지도 모르겠다. 괴씸한 마음에 상대는 다른 이의 품으로 도망갈지도 모른다.
내가 그렇게 쉬어 보여?
(이놈아!!!!)
성급함에 사랑을 놓쳤다. 시퍼렇게 눈 뜨고 내 눈 앞에서 그녀를 다른 남자에게 빼앗겼다.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그녀는 영원히 가 버렸다. 그녀에게 시간을 주지 않은채 조급하게 굴었기 때문이다.
거쳐야하는 단계라는 것이 있다.
보내야 하는 시간이라는 것이 있다.
그 단계를 너무 쉽게 무시해 버렸다.
남녀간의 연애 이야기로 들리는가? 이것은 최근 기업과 고객 사이의 일이다. 고객과 기업 사이에는 보내야 하는 시간이라는 것이 있다. 시간을 쉐어하지 않으면 사랑하는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의 화두는
어떻게 고객의 시간을
함께 나누어 쓸 것인가 이다
최근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5만년 된 뉴질랜드산 카우리 소나무로 만든 가로 11.5m, 세로 1.5~1.8m에 무게 1.6t의 테이블 2개를 매장 중심부에 가져다 놓았다.
이 리뉴얼의 목적은
‘오고 싶고 머무르고 싶은 서점’이었다.
인류의 조상 호모 사피엔스가 출연했던 동시대의 나무로 현대 고객들의 시간을 사고자 하는 노력이다. 막대한 공사비와 어마어마한 진열공간을 줄여서 만든 공간. 지금 기업들은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사람들의 시간을 사고 싶다.
돈을 들여 고객의 시간을 사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조명도 자연광으로 곳곳의 화초와 서점 낮아진 서가가 눈에 띄게 달라진 서점의 모습이다. 서점의 경쟁상대는 더 이상 다른 서점이 아니다. 고객이 그들의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것이 장소건 사람이건 물건이건 그것이 이제 서점의 경쟁상대가 되었다. 고객의 시간을 쉐어하지 않으면 기업은 위기를 맞이 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최근 교보문고의 리뉴얼은 Time Share의 부분에서 꽤나 인상적이다. 하지만 교보문고는 답해야 한다. 꽤 빠른 시일내에 사람들이 느낄수 있도록 보여줘야만 한다.
그래 타임쉐어 좋아,
그런데 그 다음은 뭔데?
이슈를 만들었고,
많은 사람들의 시간이 그곳에서 소비되고 있다. 이제 관전 포인트는 그 다음 행보.
After Time Sharing,
What’s Next Step?
모든 TIme Share 전략은 그 다음 단계인 Life Share까지 진화되어야 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TIme Share 전략 그 다음 행보가 기대해 본다.
(설마 그 다음이 없지는 않겠지?
설마 아닐거야.)
연극 한 편이 보고 싶어 대학로로 향했다. 연극 시간을 기다릴겸 한 카페에 들렸다. 분명 브랜드 커피숍 간판을 보고 들어갔지만 그 카페의 컵에는 아무런 로고가 없었다. 어쩐지 카페 분위기가 좀 조잡하고 이상했다.
속았다.
아무래도 계약 기간이 종료된 매장인것 같다.
어지럽게 널려져 있는 소품들, 이 카페와 전혀 어울리지 않게 걸린 커튼은 언제 빨았는지 묵은 때가 꼬질 꼬질했다. 그리고 화장실 가는 쪽 한 쪽 벽면에 붙은 에이포 용지가 내 시선을 사로 잡았다. 그 내용이 압권이다.
제발 노트북 사용하시는 분들은
1시간 이내로만 부탁드립니다
이 카페의 운명이 빤히 보이는 것 같았다. 아마 다음 연극을 보러 대학로에 갈 때쯤이면 이 카페는 더 이상 내 눈에 보이지 않으리라.
고객의 시간을 사지 않는 기업은 이제 영원히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미 시간을 보낼 곳이 너무 많아져 버렸으니까. 유독 이번 올림픽이 재미없었던 것은 유명 스포츠 스타의 부재도, 우리나라의 성적도 아니었다. 그것은 이미 사람들이 즐길 재미있는 것이 너무 많아져 버려서가 아닐까?
이미 재밌는 것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작은 핸드폰 화면만 들여다 봐도 이제 사람들은 하루 종일 놀 수 있다. 그래서 광화문 교보문고의 숙제는 5만년 연식 소나무 대형 테이블 그 다음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이제 다음은
고객의 시간을 살 수 있는 컨텐츠이다.
2박 3일 짧은 일정 속에서도 구지 찾아 들린 일본의 츠타야 서점은 사람들의 시간을 쉐어하고 있었다. 기꺼이 이 곳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시간을 팔았다. 이 곳에서의 시간이 더욱 소중한 나 같은 외국인 마저 기꺼이 내 시간을 내어 그곳을 경험했다. 2층의 거대한 바는 책과 어울릴 것이라고 단 한 번도 생각치 못한 곳이었다. 다양한 잡지들 고급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는 조명과 음악들까지 소나무 그 이상의 것들이 있었다.
책맥(책+맥주)이 뭐 어때서
책와(책+와인)이 뭐 어때서
교보문고의 다음 행보는 책맥과 책와가 아닐까?시간을 넘어선 라이프의 터치.
그 힌트를 얻어 보았으면 한다.
최근 오픈한 하남의 스타필드 일렉트로마트. 가전매장에 위치한 이국적인 모습의 일렉트로 바는 남자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삼성 디지털 플라자와 엘지의 베스트 샵은 이제 어쩔 것인가? 여전히 이 두 곳은 제품을 팔고 있고, 이마트가 운영하는 일렉트로마트는 고객들과 타임과 라이프를 쉐어하고 있었다. 머지 않아 가시적인 어떤 결과가 예측되는 지점이다.
일렉트로마트는 처음부터 물건을 팔고자 하지 않는다. 자주 오고 시간을 보내고 그렇게 삶의 일부를 내어주다 보면 필요한 물건도 사게 되겠지. 마치 사랑하는 연인의 마음을 사는 것처럼 말이다. 다짜고짜 싸요, 세일해요, 그러니 내 물건 사요는
무작정 키스부터 들이대 싸대기를 불러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스타벅스의 꾸준한 성장도 고객과의 Time Share와 관련이 깊다. 유독 버스를 타고서라도 구지 구지 찾아서 가는 단 하나의 카페는 스타벅스이다. 아무리 꽁꽁 숨겨놔도 사람들은 커다란 녹색별을 찾아 나선다. 이것은 전세계 공통의 현상이다. 도무지 왜 외국에서 스타벅스를 보면 반갑단 말인가? 구지 사람들은 왜 구글지도를 켜서 그 녹색 별을 찾아나서는가?
잘 생각해 보자.
오늘 이상하게 우유가 충분하지 않은 것 같네요
제가 매번 그란데 라떼를 마시는데 오늘 맛이 다른 것 같아요
라며 컵을 내밀어도 싫은 티 없이 다시 새 커피를 만들어 주는 거의 유일한 거대 커피 전문점은 스타벅스이다. 그리고 잘 관찰해보면 거대 커피 체인중 웃으며 주문을 받고 인사를 하는 곳은 스타벅스가 유일하다.
(내일부터 비교 관찰해 보시길)
당신은 스타벅스의 비밀을 알고 있는가? 스마트폰이 급격히 증가하던 시기 스타벅스는 매장을 리뉴얼했다. 핸드폰 충전과 노트북 사용이 편리하게 테이블 곳곳에 콘센트를 설치한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오랫동안 앉아있는 고객은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것 같지만 노트북을 켜놓고 커피를 즐기는 수 많은 사람들을 스타벅스의 매니아층으로 흡수할 수 있었다.
이것이 주춤하던 스타벅스를 다시 최고의 커피 전문점으로 일으켰던 숨은 비밀이다.
이제 사랑 받고픈 그들은 너무 똑똑해 졌으며 항상 바쁘고 시간을 내어 써야하며 수 많은 광고와 마케팅 메세지 속에 살게 되었다. 게다가 그들의 손에 24시간 쥐어져 있는 작은 꽤나 똑똑한 기계. 예전처럼 그들의 지갑을 노려서는 까칠한 연애상대에게 거절당하듯이 퇴짜맞기 십상이다.
더 이상 고객의 주머니를 놀려서는 그들의 지갑을 열 수 없다. 까칠한 고객의 사랑은 어떻게 얻는가? 그들은 언제 어떻게 주머니를 여는가?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그리 다르지 않다.
이것이 다이며
이것을 놓치는 기업은
이제 영원히 추억속의 남자처럼
점점 고객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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