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꼭 정상 궤도에 들어가야만 하는 걸까?

- 라라 소소 111

by Chiara 라라


유튜브에 들어갔는데 뜬금없이 ‘행복’에 대한 TED 영상이 떴다. 엄밀히 말하면 ‘행복’에만 초점을 맞춘 강연이라기보다는 ‘Why Social Health Is Key to Happiness and Longevity’가 주제였지만 내 눈에는 ‘Happiness’가 먼저 들어왔기에 ‘행복’에 관한 영상인 걸로.


TED에는 다양한 주제의 강연이 올라와서 관심 가는 부분이 있으면 가리지 않고 고루 듣는 편이다. ‘행복’에 대한 강연도 여러 번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 나는 TED 강연은 거의 들은 적이 없고, ‘죽음’에 대한 예일대 오픈 강의를 듣고 있다. 물론 ‘죽음’에 다가서기 위한 관심과 공부라기보다는 오히려 ‘삶’에 대한 의미를 찾고 싶은 마음에 듣게 된 수업이라는 게 적당한 말일 터다. 철학 강의여서 들을 때마다 혼란스럽고 의문이 솟구쳐 떠나지 않지만 나름 흥미롭게 강의를 듣고 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서 ‘삶’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살기 위해 죽음을 배운다.


나의 요즘 상태를 걱정하고 있는 한 친구는 ‘죽음’에 대한 강의를 듣지 말고 ‘희망’에 대한 강의를 찾아 들으라고 했다. 아니면 ‘기쁨’이라든지 ‘행복’이라든지 긍정적인 단어가 들어간 강의를 들으라고. 공부는 이제 그만하는 게 더 좋겠다고 했다. 가뜩이나 생각이 많은 애가 평소보다 강의를 더 듣고 책을 더 읽고 도통 밖에는 나오지 않으니, 지금은 그러면 안 된다고 어린아이를 살피는 어른의 걱정 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규칙적인 사회생활을 하자, 친구가 제시한 수행 과제다. 사람을 만나라, 친구가 제안한 방안이다. 나는 대충 얼버무리며 ‘죽음’의 강의가 결국에는 ‘희망’이고 ‘삶’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변명하듯이 말했고, 이제는 조금 괜찮아져서 지난주에 봉사도 다녀왔음을 강조했다. 휴우, 한숨이 깊어진 친구.


유튜브가 친구의 마음을 알아차렸나 보다. 똑똑해라.


social scientist(사회과학자라고 해야 하나?)인 강연자가 강조한 ‘The 5-3-1 Guideline’이다.


- 5 different people each week (매주 5명의 다른 사람을 만날 것)

- 3 close relationship overall (3명의 가까운 인간관계를 유지할 것)

- 1 hour of connection per day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의미 있게 타인과 연결될 것)


으아, 친구가 나에게 한 말과 거의 동일하다. 사회적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그렇게 집에만 있으면 안 된다고, 정상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고.


알겠다.


그렇게 해 볼게. 근데 이거 너무너무너무 정말로 어려운 거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강연자가 말을 해 주었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다 지키지는 못하더라도 조금씩 하나씩 지켜보려고 노력해야지. 그래야 나도 정상인의 궤도에 들어갈 수 있겠지.


그런데, 꼭 정상 궤도에 들어가야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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