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에게 - 13

[맘마미아!], 필리다 로이드

by Chiara 라라

정아야,

지난 주말에는 결혼식에 다녀왔어.


한동안 파트타임으로 일했던 출판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직원이 결혼을 했거든. 일하면서 나와 접점이 많지는 않았는데 그녀가 마당발 타입이라고 해야 하나, 나에게도 자꾸만 말을 걸고 커피도 건네고 그랬어. 조금은 귀찮기도 했지만 또 조금은 고마워하는 마음이 들었던 사람이야. 조용히 가만히 있는 나에게 먼저 다가오는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 응해야 된다는 걸 이 나이가 되니까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서 사회생활에 나쁘지 않은 면모를 나도 갖추게 되었지. 활발히 내가 먼저 다가가는 건 아니지만 상대가 다가왔을 때 얼굴을 구기면서 나한테 말 시키지 마, 나는 너랑 어울릴 생각 없어, 나는 곧 이 일을 그만둘 거거든, 나는 누구와도 말을 섞고 싶은 생각이 없거든, 이렇게 반응하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는 걸 알고 있는 거지.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싶어. 누구에게든지 간에.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기보다는 내가 예의 바르게 행동했을 때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조금 더 당당히 나아갈 수 있겠더라고. 내가 그냥 나 자신에게 당당해지고 싶어서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거야. 나의 예의와 상대의 예의가 그 기준이 어떤 때에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학교 다닐 때 배웠던 도덕이나 윤리라는 과목에서의 그런 기본을 생각하며 행동하고 있어.


그 직원은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말을 잘 건네는 것 같았고 회사의 누구 하고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았어. 출판사의 특성상 각자의 일에 치이고 바빠서 다른 이들을 챙기거나 여유롭게 어울리거나 하는 건 쉽지 않은데 그는 그런 상황에서도 틈새를 이용하는 것 같더라고. 바쁘고 일을 많이 하면서도 조급하거나 긴장을 하고 있는 게 아닌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다고나 할까. 나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은데 일에 집중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마에 주름이 잡히는 것 같기도 하고, 약간은 찡그린 얼굴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 넌 내가 작업을 하고 있을 때면 컴퓨터 속에 빠져들어 가겠다고 얘기하곤 했어. 또 내가 집중을 하거나 어떤 거에 골똘할 때에는 입술이 비죽 튀어나온다고 얘기해 주었어. 긴장하면 입술을 만지는 버릇은 오래된 습관이라 나도 잘 알고 있었는데 입술을 내미는 버릇이라니. 그건 나를 자세히 관찰하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알 수 없는 모습일 거잖아.


마음의 여유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태어나면서부터 타고나는 걸까, 아니면 자라면서 환경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걸까. 둘 다일 수도 있겠고, 둘 다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난 가끔 생각해. 밝은 색의 꽃을 보거나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똑똑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면 안정이 되는 것 같다고. 마음이 안정되면서 불안보다는 여유로움이 느껴지기도 하는 거야. 삶의 여유는 안정적인 직업과 꾸준한 수입과 관심을 쏟을 수 있는 상대와 함께 사랑하며 살아갈 때 더 느낄 수 있겠지. 사랑이 생활의 안정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 얼마 전에 코로나에 걸렸던 어떤 친구가 그런 얘기를 했어. 코로나로 아파서 누워있는데, 참지 못할 정도로 많이 아픈 건 아닌데 이상하게도 기분이 나쁘게 아프다는 거야. 기분이 나빠서 더 몸이 아픈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어. 그리고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그런 느낌, 나를 챙겨주는 사람이 없다는 그런 상실감과 허무함, 또 따스한 손길을 갈구하는 마음에서 오는 지독한 외로움. 불안함. 사랑이 필요하고 안정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격리를 당하면서 그런 걸 느꼈다고 하더라. 역시 아프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파지니까 미아 너 조심하라고, 또 이런 말을 들었지. 나는 어디에서든지 아프지 말라고, 조심하라고,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이제는 정아 네가 나에게 하지 않으니까 내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끊임없이 그런 말을 해. 그들의 관심 어린 애정에 따뜻하다가도 순간, 네 생각이 나고 네가 너무나도 그리워져서 마음이 싸늘하게 식어버리기도 하고. 싸늘하게 식은 그 마음 사이로 차가운 눈덩이가 얼음덩어리로 변해서 가득 차 버리지. 따스함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사랑밖에 없는 것일까.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는 사람. 관심을 주고 사랑을 주는 사람. 혹은 관심을 받고 사랑을 주거나 관심을 주고 사랑을 받는 사람.


사랑을 하면 만남이 이루어지고 만나다 보면 결혼을 생각하게 되나 봐. 결혼이라는 관습적인 얽매임보다는 함께 있고 싶고 헤어지고 싶지 않고 그런 마음이 강해지는 거겠지. 우리나라에서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것, 동거는 주위의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잖아. 그래서 결국에는 결혼이라는 걸 하게 되는데 동거와 결혼은 설탕과 솜사탕만큼의 큰 차이가 있어 보여. 설탕은 달콤해. 그냥 먹을 수도 있고 어디에도 넣을 수가 있어. 음식에 새로운 달달한 맛을 추가할 수 있으니 무궁무진한 거야.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랏빛 다양성을 추구하듯이. 하지만 솜사탕은 몽실몽실 겉모습으로는 예쁘고 맛도 달콤하지만, 솜사탕을 입에 넣고 침이 솜사탕에 묻으면 뭉치기 시작하면서 입에도 손에도 달라붙고 끈적해져. 게다가 솜사탕은 뚝딱하고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야. 설탕과 손놀림과 관심을 보이는 시간이 없으면 만들 수도 없어. 겉으로 보여지는 결혼은 몽실몽실 예뻐 보이지만 실상 현실이 되고 다른 관계들이 엮이다 보면 손에 묻어 끈적하니 기분이 안 좋아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거야. 정아 너는 결혼을 하고 싶었던 거야. 조금 더 돈독한 관계를 맺고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거야. 안 좋은 상황이 있더라도 신경 쓰지 않고, 잘 버텨낼 자신이 있었을 거고, 그 사람도 우리도 가족이 많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정아 넌 그 당시에 신혼이라는 말을 종종 썼는데,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았고 혼인 신고도 하지 않았어. 못 한 건지, 안 한 건지... 그 사람도 주위에 그런 단어를 사용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알고 싶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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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결혼식을 주례 없이도 많이 한다고 하는데 나는 주례자 없는 결혼식은 이번이 처음이었어. 광화문역 근처에 있는 예식장이었어. 음식도 맛있고 고급스럽다고 소문이 난 곳인가 보더라. 내가 여기에서 하는 결혼식에 간다고 얘기하면 다들 좋다고 한 마디씩 하더라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주말이라 조금 일찍 집을 나섰어. 입구에서 조금 헤매다가 도착했더니 딱 적당한 시간이더라. 일찍 도착하면 왠지 불편할 것 같아서 망설여지기는 했는데 조금 일찍 출발하기를 잘했어. 축의금 봉투를 내고 신부에게 가서 인사를 했어. 따로 사진을 찍을 정도의 관계는 아닌 것 같아서 찍고 싶지 않았는데 신부가 다급하고 열정적으로 오라는 손짓을 하고 있었고 때마침 다른 직원들과도 마주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사진도 찍었어. 이렇게 결혼식에서 찍은 사진은 어떻게 되는 거지? 웨딩 앨범에 들어가는 건가? 결혼식에 가서 신부와 사진을 몇 번 찍었지만 정작 그 사진을 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아. 직원들에게 떠밀려서 예식장 중간쯤 자리를 잡고 앉았어. 주례는 없어도 사회자는 있었어. 주례 없는 결혼식에서는 사회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지. 먼저 양가 어머니가 입장하고 점화식을 하면서 식이 시작되었어. 어머니들이 입은 고운 한복, 얼굴에는 세월이 묻어나는 주름이 잡혀있었어. 신부 어머니는 평소에 관리를 잘 받으며 지내시는지 밝은 얼굴색을 띠었고, 신랑 어머니는 웃지 않고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인지 얼굴색마저도 어두워 보였어. 결혼식에 부모님들이 보통은 긴장하더라도 웃고 있던데 신랑 어머니는 표정이 왜 이렇게 굳어 있을까 괜히 신경이 쓰이더라. 하객들에게 인사를 할 때조차도 미소를 짓지 않으셨어. 신랑이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지는 지점이기도 했어. 신랑이 어떤 사람인지 나는 잘 몰라. 그녀에게 결혼할 사람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어. 이어서 신랑이 입장을 했는데 엄청 씩씩하고 당당한 발걸음이었어.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보면서 인사도 하고 잇몸을 보이며 활짝 웃기도 했어. 키는 큰 편이 아니었는데 단단해 보여서 흔들릴 것 같지는 않았어. 그 모습이 내가 아는 그녀의 직장 생활 속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어. 서로 닮은 사람들이 결혼을 한다는 얘기도 있고, 오랜 시간 함께 살면서 부부가 서로 닮기도 한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 이들은 결혼 전부터 닮은 커플이야. 너랑 그 사람은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었지만.


마침내 신부와 신부 아버지가 입장을 했어. 평소에는 이빨을 다 드러내고 환하게 웃는 그녀였는데 이날만큼은 입을 다물고 얌전히 미소만 짓더라. 흔히들 엄마 미소라고 말하는 게 이런 걸 거라고 생각했지. 왠지 평소의 그녀가 아닌 것 같은 어색한 느낌도 받았어. 결혼식이 사람을 다르게 만들어 놓는 건지, 긴장을 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내가 모르는 다른 면을 그녀가 가지고 있는 건지. 그래, 나는 그녀의 단면만을 보았고 다른 면을 알 수 있는 기회는 없었어. 그럼에도 내가 이 결혼식에 참석하게 된 이유는 출판사에서 주어진 내 일이 끝나고 더 이상 출근을 하지 않게 되었을 때에도 종종 그녀는 나의 안부를 물어왔기 때문이야. 따로 만나지는 않았는데 종종 연락해 오는 그 관심이 과하게 느껴지지도 않았고 나쁘지만도 않았어. 직접 만나서 청첩장을 주고 싶다고 식사나 커피라도 한 잔 하자고 여러 번 얘기했었는데 그건 좀 부담스러웠어. 그랬더니 모바일 청첩장이 아니고 손으로 쓴 엽서와 함께 집으로 청첩장을 보내주더라고. 주소를 물어보면 안 알려줄 것 같아서 인사팀에 지인 찬스를 이용했는데 개인정보 유출이지만 너무 기분 나빠하지는 말라면서 조심스러워하기도 했어. 그녀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기에 이토록 애를 썼던 걸까. 내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도 아니고 앞으로 계속 연락이 될 사람도 아닐 텐데 말이야. 단지 그 얼마의 축의금을 따지기에도 그녀의 손님은 차고 넘쳤었거든.


신부는 아버지의 팔짱을 끼고 있다가 아버지의 손을 한번 꼬옥 잡고는 신랑의 손으로 옮겨갔어. 둘은 절대로 하나가 될 수 없지만 하나 비슷하게 되는 순간이 그때일 거야. 부모에게서 떨어져 나와 부부로 새 가정을 이루는 순간. 신부와 신랑은 하객을 향해서 돌아섰고 인사를 했고 혼인 서약서를 번갈아가며 나란히 낭독했어. 어느 결혼식에 가든지 비슷한 그 문장들이지만 주례자가 물어보고 답하는 게 아닌 이들의 직접적인 낭독은 또 새롭더라. 결혼반지도 주고받고, 커플이 되기 전부터 알고 지냈다는 친구의 축사도 있었어. 아나운서라던 그 친구는 웃음 코드가 하객들과 맞지 않았어. 타고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앞으로 연습을 더 많이 해야겠다고 속으로 생각했지. 축사 후에 그 친구는 내 근처 자리에서 서성거렸는데 굵은 땀방울이 안타깝게 흘러내리고 있더라. 그다음에는 신랑이 신부를 바라보며 노래를 불렀어. 목소리도 괜찮고 노래도 잘 부르는 편인데 여유롭던 표정과는 달리 긴장을 했던지 자꾸 음 이탈을 하고 가사를 틀려서 결국에는 신부도 함께 소리 내어 노래를 부르더라. 노래를 부르는 신부의 모습에서 생기가 느껴졌고 내가 아는 그녀가 거기에 나타났지. 마지막은 양가 부모님께 인사. 신부와 신랑이 같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 부모님들은 이들을 안아주었는데, 결혼식에서 제일 어색한 장면이라고 늘 생각해. 우는 사람도 울음을 참는 사람도 없었어. 웃음과 여유, 신랑 어머니의 뻣뻣함만 맴돌던 마지막이야.


이제 하객들께 감사의 인사를 하고 마침 행진만이 남아있었어. 인사를 하고, 사회자가 ‘신랑, 신부 행진!’이라고 큰 소리로 외쳤는데도 신부와 신랑은 앞만 쳐다보며 눈을 깜빡이고 있더라. 갑자기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왔어. 나만 모르고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 그런 노래가 흘러나왔어. 신부의 눈에 생기가 돌면서 마침내 이빨을 보이며 웃기 시작했지. 커플 댄스를 추었어. 가장 여유롭고 가장 그녀 다운 아름다운 모습이 마지막 행진 전 커플 댄스에서 보여서 나는 슬그머니 미소를 짓지 않을 수가 없었어.


주례자가 없는 결혼식이 이런 거구나, 일종의 통과 예식처럼 하나씩 딱딱하게 진행되는 게 아니고 이렇게 밝게 신나게 결혼식이 진행될 수도 있구나, 알게 되었어. 그리고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지. 20대 중반이 되어 결혼식에 다니기 전에 ‘결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생각났던 장면.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의 자유분방했던 그날의 결혼식 장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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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가 영화를 좋아하는 줄도 음악을 즐기는 줄도 몰랐어. 물론 단 한 편의 뮤지컬 영화로 엄마의 취향을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야. 영화를 보고 나오는 엄마의 얼굴이 약간은 상기되어 있었던 것 같아. 우리가 대학을 들어간 그 해였고, 엄마랑 너랑 나랑 셋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영화여서 더 인상적이었어. 나는 영화를 책만큼이나 좋아해서 알바가 끝나는 주말 저녁이면 거의 매주 집에 들어오기 전에 극장에 들르곤 했어. 기억나지? 너는 흥행 영화만 좋아했어. 내가 가자고 조르거나 남자 친구가 예매를 해 놓지 않으면 그 마저도 잘 보러 다니지도 않았었고. 그때나 지금이나 뮤지컬 영화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야. 게다가 그 당시에는 뮤지컬 영화가 생소하기도 했는데 [맘마미아!]는 달랐어. 그 유명한 ABBA의 노래가 지금도 귓가에 울려 퍼져. 아바라는 가수를 잘 알지는 못했지만 노래는 어디에서든 자주 들을 수 있었고, 그 노래가 영화의 주를 이룬다고 하니까 보지 않을 수가 없었던 거야. 메릴 스트립이나 피어스 브로스넌은 너무 유명한 배우였고, 조금씩 관심이 생기고 있던 아만다 사이프리드도 톡톡 튀는 매력이 겉으로 드러나는 배우잖아. 배우들만 해도 엄청나서 개봉 전부터 보려고 마음먹고 있었던 영화였어.


엄마가 [맘마미아!]를 보러 가자고 무심한 듯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지.


처음에 난 엄마가 아바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서 조금 지난 뒤에는 엄마가 그 영화를, [맘마미아!] 영화 자체를 좋아했던 것 같다고 생각이 바뀌었지. 엄마한테 직접 물어본 적은 없지만 노래뿐만 아니라 [맘마미아!]의 여러 장면이 자꾸 생각났는데 그 장면 장면에서 엄마가 떠올랐어. 엄마의 삶을 도나한테 부여했던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어. 어쩌면 엄마는 도나가 부러웠을지도 몰라. 그리스의 아름다운 작은 섬, 모든 것을 나누고 함께 한 친구들, 그리고 사랑스러운 딸. 아니면 소피처럼 그렇게 결혼 대신에 세상을 알아보고 경험하기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떠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영화를 본 다음 주에 [맘마미아!] OST를 구입했어. 그리고 틈나는 대로 엄마도 들을 수 있도록 소리 나게 틀었어. 엄마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잔잔히 꾸준히. 그 음악소리에 오히려 네가 더 크게 흥얼거리고 따라 부르고 신나 했던 걸 잊을 수 없다. 우린 처음으로 그런 얘기를 나누었어. 언젠가 엄마를 모시고 영화가 아닌 진짜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너무 늦은 걸까? 한발 늦어서 되돌리지 못했던 순간이 너무도 많아서 이것도 망설여진다. 엄마랑 내가 [맘마미아!] 뮤지컬을 보고 네 생각이 나서 혹시라도 더 아플지도 모르겠어서도 그렇고.


미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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